보스이기 전에 친구잖아, 우리.

5. 왜 같은 얼굴을 하고 있는 거야.






_왜 같은 얼굴을 하고 있는 거야










w.언향









눈을 뜨니 보이는 하얀 천장에 고개를 두리번거리며 주위를 둘러보니 회사 안 병실 같았다. 링거가 꽂혀있는 왼쪽팔을 보니 박지민이 나의 손을 붙잡고 엎드려 자고 있었다. 항상 어른스러운 모습, 따뜻하지만 겉으로는 차가운 그런 모습들만 보다가 아기처럼 색색 숨소리를 내뱉으며 잠들어있는 모습이 한없이 작고 순수해 보였다. 그렇게 한참을 누워있으니 문이 열리는 소리가 들리고 그곳으로 윤기오빠와 석진오빠가 들어왔다. 분명 병실에서 누워있어야하는 윤기오빠가 석진오빠와 함께 걸어들어오자 나는 너무 놀란 나머지 벌떡 일어나버렸다. 일어나자마자 눈앞이 어지러워지는 기분에 침대를 턱 받치고는 눈을 감고 괜찮아질 때까지 기다렸다. 그리고 천천히 눈을 뜨자 석진오빠가 다가오며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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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오래 누워있어서 당장은 움직이기 좀 힘들꺼야. 오늘은 좀 쉬고 내일부터 움직여."









나의 몸상태보다는 윤기오빠에게 더 관심이 갔던 나는 석진오빠의 말이 끝나자마자 윤기오빠에게 물었다.









"윤기오빠? 오빠 언제 일어났어? 대체 나 얼마나 오래 누워있던거야?"









속사포같이 물어보는 나의 질문에 윤기오빠는 살짝 웃어보이더니 대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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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일어났어. 너 쓰러진지는 3일 정도 됐다고 하더라."









생각보다 오래 쓰러져있던 나에 놀라서 잠시 멍때리고 있던 중 옆에서 부스럭 대는 소리가 들리더니 박지민이 일어났다. 한손으로는 부스스해진 머리를 대충 헝클이면서 잠긴 목소리로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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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여주... 언제 일어났어...? 일어났으면 좀 깨우지..."









잠이 덜 깨서 다 죽어가는 목소리로 말을 하는 박지민에 우리는 한바탕 크게 웃었다. 그 옆에는 상처부위가 벌어질까 제대로 웃지도 못하는 윤기오빠도 있었고 말이다. 한참을 웃고 나서 석진오빠는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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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민이한테 고마워 해. 얘 너 간호하느라 집에도 안가고 회사에서 씻고 자고 했어. 그리고 내일 둘이 윤기네 집 좀 다녀와. 한동안 윤기는 병실에서 지내야 할 것 같으니까 옷 몇 개만 가지고 와. 얘가 또 깐깐해서 환자복이 싫다네."









석진오빠의 말에 우리는 긍정의 대답을 했다. 그리고 오빠들과 박지민은 병실을 나갔고 나는 다시 잠이 들었다.









**









다음날 나와 박지민은 윤기오빠의 집으로 향했다. 엘레베이터를 타고 올라가 23층에서 내린 우리는 문앞에 섰다. 그리고는 동시에 탄식을 외쳤다.









"아-."









윤기오빠네 집 비밀번호조차 물어보지도 않고 무작정 집만 찾아온 우리는 곧장 윤기오빠에게 전화를 했다. 신호음이 몇번이고 울려도 받지 않는 윤기오빠에 걸었던 전화를 끊고 다시 한번 전화를 걸었다. 이번에는 얼마가지않아 전화가 걸렸고 들려온 목소리는 윤기오빠가 아닌 석진오빠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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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기 지금 자고 있는데, 왜?







"윤기오빠 집 비밀번호를 몰라서."









나의 대답에 한 번 크게 웃은 석진오빠는 비밀번호를 알려주었다.









-0000. 윤기가 워낙 귀찮은 걸 싫어하잖아. 외우기도 귀찮았는지 0000으로 했더라고.









"아. 고마워, 오빠."









그렇게 간신히 윤기오빠의 집으로 들어간 우리는 넓은 집 이곳저곳을 돌아다니다가 박지민은 드레스룸으로 들어가고 나는 옆에 있던 침실로 들어갔다. 침실에는 책상 하나와 침대 하나가 있었고 침대 옆에는 작은 협탁이 하나 있었는데, 그 위에는 액자가 하나 놓여있었다. 그 액자를 자세히 들여다보던 나는 액자 속에서 윤기오빠처럼 보이는 한 남자아이와 그 옆에 있는 여자아이를 발견했고 어렸을 때의 나와 거의 똑같이 생긴 여자아이에 놀라서 액자를 이리저리 돌려 살펴보았다. 그러다가 액자의 뒷면 오른쪽 구석에 쓰여져있는 글씨를 발견했다.








``사랑하는 내 동생, ㅇ...``









사진 속 아이들은 윤기오빠와 윤기오빠의 동생같았고 끝에 이름처럼 보이는 글자는 지워져 읽을 수가 없었다. 윤기오빠에게 여동생이 있다는 말은 들은 적이 없는데... 잠시 생각에 빠져있자 방문 밖에서 그만 돌아가자는 지민이의 목소리가 들려 액자 속 사진을 서둘러 스마트폰의 카메라로 찍고 방문 밖으로 나갔다. 현관에서 기다리고 있던 지민이에 서둘러 신발을 신고 회사로 돌아갔다.









**









회사로 돌아간 나는 내 방에 있던 나의 어렸을 적 사진을 꺼내보았다. 아까 윤기오빠의 집에서 찍어온 사진 속 여자아이와 나의 어릴 적 사진을 비교해보니 놀랍도록 똑같은 얼굴이었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사진첩에 들어있는 딱 하나밖에 없는 사진을 꺼냈다. 내가 어렸을 때 잃어버렸다고 들은 나의 친오빠의 사진이었다. 그 사진을 꺼내들고는 사진 속 어린 윤기오빠와 비교해 보았다. 그 비교의 결과에 나는 큰 충격을 받았고 사진은 내 손에서 힘없이 떨어져 나갔다. 머릿속은 아직도 설마 그럴리가 없겠지 하는 생각으로 꽉 차있었다.








윤기오빠의 어렸을 적 모습은 사진 속 오빠의 모습과 너무나도 똑같은 얼굴을 하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