쌀쌀하고 울긋불긋 한 계절에 맞춰 김여주는 가을 하면 생각나는, 교복 하면 빼 놓을 수 없는 떡볶이 코트를 걸치고 학교로 출발했다. 김여주의 그 코트는, 작년에 샀다가 옷장에 넣어놓고 잊혀질 뻔 한 스토리가 숨어있다. 어쨌든 그런 TMI는 뒤로 젖히고, 코트가 약간 작아보여도 김여주 눈엔 딱 좋은 사이즈에 이쁘게만 보였다.
그 겉옷을 만지작 거리며 학교를 가던 김여주는, 앞으로 뛰어가는 같은 학교 학생을 보고 순간 불길한 예감이 들었다. 분명 김여주가 집에서 나올 때는 조금 늦은 시각이였고, 폰을 꺼내어 확인 해 봤을 때는 역시나, 지금 쯤이면 수업 종이 칠 때라는 걸 알았다.
그 이후의 김여주는 말 안 해도 알 것 이다. 허겁지겁 뛰어 가 보았지만 역시나 늦었고, 혼날려나 하는 마음으로 교실 문을 열었을 때는, 교탁 앞에 선생님과 그 옆에 처음 보는 애가 서 있었다.
김여주의 지각으로 전학생 때문에 떠들썩 하던 교실은 김여주가 문을 열자마자 다들 흔히 말하는 갑분싸가 되어 버렸고, 전학생으로 추정 되는 애도 날 보았다. 김여주는 느꼈다. 그의 눈빛이 예사롭지 않다는 걸.
“김여주 왔니? 왜 늦었어”
선생님이 정적을 깨 주었다. 이 날 처음 선생님께 감사함을 느낀 김여주였다.
“늦잠 잤습니다. 죄송합니다..”
최대한 혼나지 않을 만큼 짧게 말하고 총총 걸음으로 자리에 앉았다. 김여주가 앉고 나서야 선생님은 말을 이엇다.
“전학생 맞고, 이름은 한승우래. 친하게 지내 또 별짓거리 하지 말고. 알겠어?”
“네”
반 아이들은 입을 모아 대답하였고, 선생님은 한승우의 어깨에 손을 얹고 말했다. “어 그래 승우야, 저기 책상 하나 있는 자리 있지? 저기 가서 앉아.”
한승우는 별 대답없이 자리에 가서 앉았다.

_
종이 치고 아이들이 한승우의 자리로 몰리기 시작했다.
소문이 얼마나 빠른지 다른 반 아이들도 옹기종기 한승우의 반에 몰려 있었다. 그리고, 곧이어 질문들이 쏟아졌다. “와 키 몇이야?” “전학 왜 온거야?” “공부 잘해?” “연애 몇 번 했어?” “머리 염색 한거야?” 등.
한승우는 귀찮다는 듯 한 번 한숨을 내쉬더니 다 받아쳤다. “키 184.” “강제전학 왔어.” “공부 그럭저럭.” “연애 안 해” “누가봐도 염색 한거잖아.”
질문들을 다 받아치고 한승우는 잘못된 걸 깨달았다. 조용히 다닐 목적으로 온 학교에, 자신이 강제전학 왔다는 것을 말해버렸기 때문이다.
아이들은 놀람을 감추지 못하고 자기들 끼리 난리가 났고,
자신의 자리에 있던 김여주는 자리에서 공부를 하다가, 한승우를 봤다. 의도 한 것이 아니고 무의식 적으로 본 것이다. 아마 갑자기 시끄러워 져서 인 것 같다. 무의식적으로 본 한승우와 눈이 마주치자, 한승우는 눈을 살짝 찡그리며, “뭘 봐.”.
기분 나빠진 김여주는 상대 하지 말잔 식으로 하던 공부를 계속 이어갔다. 하지만 한승우는 최대한 곱게 말한 것 이였다. 뒤에 비속어를 쓰지 않은 자신을 뿌듯하게 여기고 있는 한승우는, 기특하다는 듯 입꼬리를 살짝 올렸다. 이정도 말투면 조용히 다닐 수 있을꺼라 생각하고 있지만, 마음대로 되질 않았다.
____________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