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군을 길들이면 생기는 일

프롤로그







약 15분 동안 끄적여본 글…수정을 한번도 하지 않은 개노잼 글이라는 것을 잊지 말아주세요. [ 욕설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




정국 - still with you
를 틀고 읽으시면 더 좋을거 같습니다.












하늘에서 큰 싱크홀이라도 생긴 듯 쏟아지는 비. 자그마한 우산을 꺼내 써봤지만, 우박처럼 쏟아지는 비를 우산이 감당하지 못하고 부서져버렸다. 너덜너덜해져 걸레 짝보다도 못한 물건이 되어 버린 우산을 여주가 쓰레기 수거장 주위에 대충 던져놨다. 그래선 안되는 일이지만, 안되는 일이라는 것을 알고 있지만. 오늘만큼은 평소와 다른 비도덕적인 일들을 해보고 싶다는 못된 생각이 마음 깊은 곳에서 꾸물꾸물. 모습을 드러냈다. 초등학생보다 유치한 생각이라는 걸 모르는게 아니다. 단지… 세상에 대한 불평과 힘듦을 어딘가엔 털어놓고 싶었다. 그렇지 않으면 내 정신력이 버티질 못할거 같았다.

우산과 같이 너덜너덜해진 슬리퍼를 질질 끌며 계속 움직였다. 내 다리가 지금 날 어디로 이끄는건지는 나도 모른다. 그저 발이 움직이는 대로, 직진만 하고 있을 뿐이다.

집에서부터 이어진 발걸음은 2시간이 지나서야 멈췄다. 핸드폰은 전원이 나가버린지 오래였고, 거세게 내리치던 비는 어느새 보슬비처럼 미약하게 내리고 있었다. 비에 푹 젖은 옷과 몸은 마음처럼 무거웠으며, 차가웠다. 으슬으슬 몸을 떨며 집으로 돌아갈 방법을 고민하고 있으면, 귓가에 환청까지 들려왔다. 낑낑대는 강아지의 소리. 드디어 내가 미친건가 싶다. 몇년전에 하늘나라로 홀로 떠나버린, 내가 애지중지 키우던 초코의 환청이 들려올 정도이니.

으슬으슬 떨리는 몸을 이끌고 몸을 돌리면, 다리에 무언가 턱. 하고 걸렸다. 따스한 무언가의 촉감에 의아해하며 발을 휘적였다. 그러나 발목 즈음에서 느껴지는 온기는 떠나가질 않았다. 인상을 가득 쓴 채, 시선을 밑으로 내리면…






“ 아, 씨발! 뭐야! ”

“윽…발 좀 떼, 주시겠, 습니까. ”





여주의 발 아래에는 피를 온 몸에 덕지덕지 묻힌 채 바닥에 누워있는 건장하디 건장한 남자가 있었다. 화들짝 놀라 발을 때기도 잠시, 그 남자는 여주의 가느다란 발목을 움켜잡고, 몸을 일으켰다.





“ 후우… 공작인 저를 밟으셨으니, 그 행동에 대한 책임은 지셔야겠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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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군을 길들이면 생기는 일.


( 노래 재생을 멈춰주시고, BTS - We are Bulletproof 을 재생시켜주세요. )









일이 어쩌다 이 지경이 되었을까. 모르겠다. 길고, 넓은 식탁에 석진이라는 남자를 마주한 채, 체감상 1시간 동안 가만히 앉아만 있어야했다. 일이 이 지경이 된 이유는 어렵지 않다. 되레 간단하다. 죗값을 치뤄야 하지 않겠냐며 무작정 여주를 자신의 집으로 데려온 석진의 입은 굳게 닫혀, 열리지 않았다. 차라리 욕을 하거나, 어떠한 처벌이라도 내려줬으면 좋겠는데 말이다.

식탁 밑에서 손톱을 탁탁 튕기며, 축축하게 젖은 반바지를 쥐어짰다. 누가봐도 값비싸보이는 의자에 물이 고였지만, 여주는 신경도 쓰지 않았다. 가질게 많았으면 안절부절 못했을지도 모르지만, 여주는 아니었다. 가진게 없었다. 이 말은 즉, 여주는 잃을게 없단 말이다. 당장 사형을 당해도 아쉬울게 없는 사람인데, 뭐가 두렵겠는가.

이런저런 생각을 하고 있다보면, 열리지 않을 것만 같던 석진의 입이 열리고, 감미롭다고 생각될 만큼 저음인 목소리가 들려왔다.





“ …이름이 뭡니까. ”


“ 아…이여주라고 합니다. ”

“ 이여주씨. ”

“ 네? “





슬슬 한계다. 불렀으면 말을 좀 해줬으면 좋겠는데 저 망할 주둥이는 닫힌 채 열리지 않는다. 뭐라고 하기라도 하려고 입을 열면, 내 입이 아닌, 석진의 입에서 소리가 새어나왔다.





” 여주씨가 제 전담 시녀를 해주셨으면 좋겠는데요. “

” …네? “

” 제 소문은 익히 들으셔서 아시겠지만, 제가 그닥 좋은 이미지는 아니라서요. “

” 그거랑 제가 그 쪽 시녀가 되는거랑 무슨 상관이 있는데요? “

” 어머니, 아버지. 그리고… 제 여동생에게도 제 이미지가 좋지 않아서. …전 지금 호위기사 하나 없는 상황이거든요. 뭐, 딱히 신경쓰이진 않지만… 제가 집안일을 못해서 집안일을 대신 해줄 시녀가 필요해서요. ”

“ 거절하겠습니다. 관심 없어요. ”

“ 부탁이 아닙니다. 협박이자, 제안입니다. ”

“ … ”

“ 아실거 아닙니까. 평민 따위가 공작에게 대들 수 없다는거. ”





씨발, 알아서 문제입니다.





“ 그래서, 여주씨의 생각은 어떱니까? 제 담당 시녀하실래요, 아니면… 뭐. 지금 이 자리에서 생 마감하실래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