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소문으로만 들었는데 진짜 잘생겼네 라는 생각을 한참동안 한 것 같다. 회장님은 식탁에 놓여있는 서류를 보고 계셨고 나는 옆에 앉아 눈치 보며 조용히 있었다.
띠리링-
띠리링-
그러다 회장님의 전화가 울렸다. 회장님은 수많은 서류들에서 눈을 떼고 전화를 받았다.
"아, 알겠습니다. 네. 네, 감사합니다, 네."
뚝_
"김 사원?"
"ㄴ,네!"
전화가 끊어진 후 회장님은 날 부르셨다. 나는 급하게 정신을 차리고 대답을 했다.
"아까 봤던 전 대리가 이제부터 김 사원 도와줄겁니다. 모르는거 있으면 전 대리한테 물어보세요"
"...네, 알겠습니다.."
왜 하필 전정국이지.. 라는 생각을 계속 해갔고 어느새 전정국이 문을 두드렸다.
똑똑_
"들어와 전 대리"
벌컥_
"김 사원 자리 알려드리라고 들었습니다."
"응 맞아. 김 사원?"
"네?"
"전 대리 따라가봐요"
"...네"
아무 말도 하지 않고 바닥과 아이컨택을 하며 전정국을 따라갔다. 왜 이리 어색한지... 이제부터 모르는거 있으면 다 전정국한테 물어봐야되는데.. 하.. 미치겠네. 왜 하필 전정국이 있는 회사로 들어왔냐, X 같네
"...여기가 김 사원 자리입니다. 모르는거 있으면 저기, 제 자리로 찾아오세요"
전정국은 아무렇지도 않은지 무표정으로 나를 쳐다보며 말을 꺼냈다. X가지 없는 놈
"...감사합니다"
라는 말을 건내자 전정국은 뚜벅뚜벅 자리로 돌아갔다. 나는 대충 정리를 하고 본격적으로 일을 시작했다. 처음 들어와서 그런지 나한테 별로 일을 많이 맡기지 않았다. 뭐, 오히려 좋았다.
"자, 다들 퇴근하세요, 수고하셨습니다"
퇴근..! 드디어 퇴근이다..! 기지개를 펴고 구두를 운동화로 갈아신고 가방을 챙겨 퇴근을 했다. 그렇게 신나게 퇴근을 하려 하는 순간, 내 앞을 가로막는 사람이 있었다. 누군지는 짐작이 갔다. 고개를 올려 확인해보니, 역시. 전정국이였다.

"....."
전정국은 할 말이 있는지 나를 빤히 쳐다보았다. 하지만 아무 말도 꺼내지 않았다. 그런 전정국이 나는 답답했는지 나도 모르게 말을 꺼냈다.
"할 말 있으면 해, 아니면 비키던가."
차갑고 딱딱한 목소리로. 그러자 전정국은 잠깐 움찔이더니 이내 발걸음을 옮겼다. 전정국의 구두가 또각또각 소리를 내며 나에게서 멀어지는만큼 소리도 작아지기 시작했다. 그렇게 회사 로비에 혼자 남겨진 나는 동네 포차에 가서 술을 마시기로 결정했다. 이렇게는 잠에 들지 못할거 같아서.
*
"이모, 여기 소주 한 잔이랑 오돌뼈 한 그릇 주세요,"
그렇게 나는 집에 가기 전에 집앞 포차에 들러서 혼술을 했다. 그냥 혼자 마시고 싶었다. 친구를 부르고 싶지도 않았고, 그렇다고 집에서도 마시기 싫었다. 지금 딱, 퇴근을 한 후 포차에서 소주를 한 번에 쭈욱- 들이키는 이 느낌이 좋았다.
그렇게 내 앞에는 소주병이 하나, 둘 씩 늘어나기 시작했다. 원래도 주량이 적은 나는 쉽게 취했고 나는 심하게 취해 폰을 켜 아무에게 전화를 걸었다. 그렇게 한 번, 두 번 연결음이 들렸고 뚝- 그 누군가가 전화를 받았다.
"김 사원, 무슨 일로 전화했죠?"
내가 전화를 건 사람,
내 전화를 받은 사람,
그건 다름이 아닌 김태형 회장님이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