짝사랑의 결말은?

#17화

조금씩 흘러내리던 눈물이 집에 들어오자 수도꼭지를 튼 것 마냥 미친듯이 흘러나왔다. 내일은 학교를 가야 해서 그만 울자 그만 울자 하면서도 계속해서 눈물이 흘러내렸다.

‘우린 친구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니야.’

내 입에서 저런 말이 나올 줄 몰랐다. 아니 머릿속으로는 항상 생각했다. 김태형을 만나고 김태형이 백소연을 좋아한다고 말했을 때 부터 계속해서 생각해왔다.

‘친구라는 말로 우리 둘 사이를 이해시키려고 하지마.’

김태형한테 하는 말이자 나한테 하는 말이었다. 김태형을 본지는 별로 안됐지만 오해할 만한 행동을 하고 친구니까라고 말하는 태형에 울컥해서 한 소리였다.
또한, 우리 둘 사이에 존재하는 선을 지키기 위함도 있었다. 우리는 그 선을 넘어서면 안되는 사이니까..

***

어제 여주가 했던 말 때문인지 아무렇지 않게 보냈던 카톡도 보낼까 말까를 수십번 고민하며 지웠다 썼다를 반복했다.

“학교 안 가냐?”

나의 친형인 남준이 형이었다.

“가야지.”

짤막하게 대답을 한 뒤 가디건을 입고 가방을 들도 거실로 나왔다.
거실로 나와 신발을 신어도 엘리베이터를 타도 계속해서 보낼까 말까를 고민했다.

“하아.. 몰라..”

핸드폰 화면을 끄고 가디건 주머니 안에 넣었다. 여주를 볼 자신이 없다. 이러면 안 되는 걸 알지만 여주가 아파서 학교를 안나왔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여주랑 무슨 얘기를 해야 될까 어떻게 하는게 자연스럽게 행동하는 건지 고민을 하다 보니 버스정류장에 도착했다.

“…”

여주가 의자에 앉아 다리를 꼬고서 핸드폰을 하고 있었다. 머리로는 어떻게 하지 생각을 하는데 몸은 머리와 다르게 여주의 옆에 앉았다.

“안녕.”

그리고 말을 걸었다. 여주는 나를 쳐다봤다.

“어.. 안녕.”

여주의 눈을 빨갰고 쉰듯한 목소리였다.

“아프냐?”

이정도는 친구로서 물어봐도 되는 거라고 생각했다.

“…”

여주는 아무말도 하지 않았다. 그리고 버스가 오자 버스쪽으로 걸어가면서 “아프냐고?.. 어 아파.”라고 쉰 목소리로 말했다.
버스에 타서 자연스럽게 여주의 옆자리에 앉았다. 왜 아프지? 왜 아플까.. 할 수 있는 생각이란 생각은 다 했다. 하지만 왜 아픈지에 대한 정답은 나오지 않았다. 그래서 결국엔 “왜 아픈데..?”라고 물어봤다.

“몰라.”

자신도 왜 아픈지 모른다는 여주에 또 다시 질문을 했다.

“어디가 아픈데..?”

여주는 내 질문에 창밖을 보던 시선을 나에게 돌렸다.

“몰라.”

대답을 해주곤 다시 시선을 돌려 창밖을 바라봤다. 더이상 할 말이 없었다. 나랑 여주는 친구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니니까.

***

나에게 아프냐고 물어보는 태형에 다 쉰 목소리로 아프다고 대답했다.
내 옆자리에 안고서 몇분 뒤 왜 아프냐고 물어봤다. 나는 대답을 할 수 없었다. 김태형 너 때문에 아픈 거니까..

“몰라.”

그래서 퉁명스럽게 대답했다. 그러자 또 다시 질문을 하는 너.

“어디가 아픈데..?”

창밖을 보던 시선을 돌려 김태형을 보았다. 김태형을 본 것 만으로도 나는 대답을 다 했다. 하지만 아무것도 모르는 김태형에 또 다시 퉁명스럽게 모른다고 대답했다.
시선을 돌려 창밖을 보았다.
‘마음이 아파. 너 때문에..’라는 말을 목 뒤로 삼키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