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날 아침 우연히 같은 동네에 살고 있는 김석진 선배와 같이 학교에 도착했다. 학교에 도착하자 학생들은 모두 나와 김석진 선배 아니 정확히는 석진 선배를 보고 자기들끼리 떠는 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내 생각을 깨버리듯 반에 도착하자 나를 보며 자기들끼리 떠드는 반 아이들이었다. 또한 나에게 말을 걸던 다미와 가현이 나를 힐끗 보고는 자기들끼리 떠들기 시작했다. 혼란 가득한 마음을 가득 안고 잘에 앉았다.
“야.”
민윤기가 나를 툭툭 치며 불렀다. 뒤로 돌아 민윤기를 보자 민윤기는 핸드폰을 흔들며 입모양으로 카톡이라고 말했다. 민윤기의 말대로 카톡을 들어갔다. 그러자 민윤기에게서 카톡이 왔다.
‘너 백소연이 좋아하는 남자애 뺏으려고 했다고 소문 났어.’
그 내용을 보자 아무런 생각도 할 수 없었다. 나는 아무런 짓도 하지 않았고 그저 단지 김태형을 짝사랑 했던 것 뿐이었다. 아무리 좋아해도 김태형이 백소연을 좋아하니까 그저 내가 좀 아프고 힘들어도 참아야겠다고 생각했었다.
‘드르륵-’
문이 열리더니 백소연과 김태형이 당당히 팔짱을 끼고 들어왔다. 백소연은 활짝 웃고 있었고 김태형은 어딘가 불편하다는 표정을 짓고 있었다. 원래는 김태형이 활짝 웃고 있어야 되는거 아닌가? 라는 생각도 잠시 백소연은 나를 보며 기분나쁜 미소를 지었다. 아무도 눈치를 못채게..
‘드르륵-’
또 다시 문이 열리더니 지윤이와 지민이가 들어왔다.
“야!”
지윤이 소리를 질렀다.
“백소연. 너 정말..!”
“너는 소문도 못 들었나봐?”
지윤이 뭐라고 하려고 할 때 임나연이 말했다.
“뭐라고!?”
“한여주가 소연이 좋아하는 남자애 뺏었다는 소문과 앞으로 한여주랑 친하게 지내면 고등학교 생활 망한다는 거.”
지윤이는 아무런 말도 하지 못했다.
“그게 뭐 어쨌는데?”
지윤이 대신에 박지민이 말했다. 그러자 움찔 하는 백소연이었다. 백소연은 뒤를 돌았고 박지민을 보는 것 같았다.
“너 몰라? 나랑 친한 선배가 이 학교에서 유명하다는 거.”
“아~ 그래? 그 선배가 누군데.”
해실해실 웃던 지민이 정색을 하며 말했다.
“이민혁, 임현식 선배님들 몰라? 아 물론 다른 선배님들도 있고.”
“어. 그런 선배들 하나도 모르겠고, 한여주 따돌릴 거면 우리도 같이 따돌려라.”
박지민의 말에 임나연은 조용히 있었다. 또한 백소연은 지민이 이런 반응을 보일지 몰랐는지 입만 뻥긋뻥긋 거리다 팔짱을 풀고는 박지민의 팔을 붙잡았다.
“지민아 그게 무슨 소리야.. 여주가 태형이 뺏어가려 했던거.. 알았잖아.. 너가 여주 때문에 따돌림을 받겠다니..”
상당히 당황한 듯한 목소리였다. 하지만 박지민은 백소연의 말을 무시하듯 백소연이 잡고 있는 자신의 팔을 세게 한번 흔들었다. 그러자 백소연의 팔은 자신의 감정을 들어내듯 바닥으로 툭 하고 떨어졌다.
“달라 붙지마.”
지민이 백소연을 경멸스러운 눈빛으로 쳐다봤다.
“좀 있다가 또 올게.”
그 말을 끝으로 박지민과 지윤이는 교실 문을 열고 밖으로 나갔다. 반 아이들은 뭔가 이상하다는 느낌을 받은 듯 하나같이 고개를 갸우뚱 거렸다.
“야 백소연.”
다미가 말했다. 그것도 어이없다는 표정으로..
“너 김태형이랑 사귄다면서 박지민이 직접 따돌림 당하겠다는 데 왜 말리냐?”
다미의 말에 반 아이들 모두 고개를 끄덕였다.
“그.. 그건..! 당연한 거잖아!! 친구가 따돌림 받겠다고 하는데!!”
백소연이 화를 냈다. 그러자 다미는 어이없다는 듯 헛웃음을 지었다.
“그럼 너가 없던 말 지어내서 여주 따돌림 받는건 괜찮고?”
지켜만 보던 가현이 말했다.
“…”
백소연은 아무말도 하지 못하고 팔을 부르르 떨었다. 원래 이런 상황에서 김태형이 백소연을 감싸줘야 되는 거아닌가? 김태형은 백소연을 무시하고 자기 자리로 걸어와 앉았다.
“없는 말이라니!! 나는 사실을 말했을 뿐이야!! 한여주가 김태형 뺏으려고 했잖아!”
백소연은 상당히 흥분한 듯 보였다.
“왜 흥분하고 그래? 그리고.. 김태형이 물건이냐?”
“내가 김태형 좋아한다고 제일 먼저 한여주한테 말했어! 근데!! 한여주가 김태형을 뺏으려고 했단 말이야!!”
백소연은 목에 핏대까지 세워가며 소리를 질렀다. 하지만 그런 백소연을 믿는 애들은 단 한명도 없었다. 아니 임나연을 제외한 단 한명이라고 말하는게 정확하다.
“너가 언제부터 김태형을 알았는데.”
이번엔 민윤기가 입을 열어 말했다.
“한여주는 학교 첫날부터 말했었는데. 너랑 나 앞에서.”
“누구! 뭐를!!”
“…”
민윤기는 내 눈치를 보듯 아무말도 하지 못했다. 여기서 말하고 싶지 않았다. 그것도 김태형이 내 뒤에 있는 상황에서. 하지만 말을 하지 않으면 백소연은 당당하게 말할것이다. 아무말도 못하면서 왜 거짓말 하냐고.. 그래서 말했다.
“내가 김태형 좋아하는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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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으른 작가를 용서해 주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