뭐든 다 잘 될 것만 같다가도하염없이 꼬이고 꼬여 버리는 날. 마치 어떤 방식으로 접근해도 어림 없다는 듯 답을 내어주지 않는 수학 문제처럼, 모든 것이 잘 풀리지 않는 그런 날이, 내겐 바로 오늘이었다.
EP 1. 너라는 미지수
생각해 보면 그날은 하루의 시작부터 만만치 않았다. 왜, 다들 한 번쯤은 겪어본 적이 있지 않은가. 알람을 잘 못 듣는다든지, 샤워기에 맞춰져 있는 물이라든지, 급해 죽겠는데 잘 잠기지 않는 교복 단추라든지. 아, 그런데 이 모든 일들이 한꺼번에 일어난 게 흠이라면 흠이었을까.
"엄마 다녀올게!!!"
"아침 먹고 가 이 기지배야!!!"
"늦었어!! 가면서 삼각김밥 사먹을게~!!!"
한산하기 그지없는 등굣길. 이건 필시 등교시간이 끝나간다는 뜻이다. 평소에 바글바글하기 그지없는 학생들이 보이지 않을 때면 이미 더럽기 짝이 없는 문제에 출제자가 함정을 파놓은 것이나 다름 없다. 가뜩이나 배고픔을 참지 못하는 나에게는 편의점까지 들러야 하니 더욱 가혹하기 그지없는 문제였다.
다행히 딱 하나 남은 내 사랑, 만인의 사랑 참치마요를 하나 집어들었다. 그래, 아무리 출제의도가 더러워도 작은 힌트 하나쯤은 있어야지, 하며 카드를 내민 순간. 나는 오늘의 문제가 생각보다 더 복잡하다는 걸 짐작했다.
"어머 학생 어떡하지?
이게 폐기 해야되는 건데 내가 어제 처리를 못 했나봐~
유통기한이 지났네..."
"... 아..."
아, 오늘 풀이과정이 좀 빡세다.
"다른 거 고를게요."
"그게 아침물량이 아직 안 들어와서...
남은 게 하나도 없는데 어쩌지 학생?"
"......"
와,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이건 너무한데. 거의 연립방정식 썼더니 해가 다르게 나온 격이나 다름 없지 않은가. 어떤 조건 하나 내어주지 않은 출제자에 점점 빡침이 몰려오는 그 순간,

"저, 이거 드실래요?"
"네?"
"반대편 편의점에서 사 온 건데,
저는 음료수만 있어도 되거든요."
"아, 고맙지만 그래도... 아침 드셔야 하는 거 아니에요?"
"괜찮아요. 그쪽 드세요."
천사, 아니, 조건이다. 조건이 나타났다.
이 복잡하기 그지없는 오늘의 문제 속,
나를 정답으로 이끌어줄 그 남자라는 조건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