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아치 무리에게 찍혔을 때

본격 남주 고르기 (부제 : 눈부신 봄날의 너)

이번 특별편은 본편과는 완전 무관하다고는 할 수 없다는 점을 알려드립니다.














#1 최연준









" 아직 안갔어? " ((여주






선생님과 상담을 한 후 교실로 돌아와보니 연준이가 남아있었다. 열린 창문 사이로 꽃내음이 가득 들어왔고 커튼은 사정없이 흔들거렸다.

이 청춘 드라마 한장면같은 모습에서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책상에 걸터앉아 나를 빤히 바라보는 최연준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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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너 기다렸는데? " ((연준







나는 연준이에게로 걸어갔다. 창문으로는 벚꽃잎이 몇송이 들어왔고 창밖에선 벚꽃잎이 비현실적으로 이쁘게 떨어졌다.






" 봄이네. 벚꽃 진짜 이쁘다. " ((여주

" 다들 벚꽃사진 찍느냐고 바쁘더라. " ((연준

" 사람 너무 많아서 아까 못찍었는데... 지금도 못찍겠네. " ((여주

" 왜 못찍어? 나 너 찍어줄려고 기다리고 있었는데. " ((연준

" 어...? 진짜? " ((여주

" ㅋㅋㅋㅋㅋ 그럼 진짜지 가짜야? " ((연준






나는 연준이의 앞으로 가 창밖을 바라보았다. 밖에는 유난히 커플들이 많이 보였다. 다들 벚꽃 아래서 부등켜안고 사진찍고 있는데 나 혼자 저 아래서 찍고 싶진 않았다.






" 됐어... 찍기 싫어졌어. " ((여주

" 어...? 왜? " ((연준

" 다들 커플이잖아. 나 저 사이에서 사진 찍을 때까지 기다렸다가 너 앞에서 김치하면서 찍고 싶진 않아. " ((여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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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럼 하면 되잖아. " ((연준

" 뭘해? " ((여주






연준이는 자신의 손위에 떨어진 수많은 벚꽃잎들을 내 손에 쥐어주었다. 어찌나 많은지 연준이가 내 손에 쥐어주는 동안 몇개가 바닥으로 흩날렸다.






" 너 생각하면서 잡은 벚꽃잎이야. " ((연준

" 이걸 왜... 아니 왜 내 생각하면서... 아니 그니까 떨어지는 벚꽃잎을 주는게 무슨 뜻인지 알고 있어? " ((여주

" 어... 사귀자인가? " ((연준






연준이는 민망한지 어색하게 웃으며 고개를 푹 숙였다가 창밖을 바라보았다.






" 아니면 곤란한데. " ((연준

" 사, 사귀자는 못들어봤고 벚꽃잎 잡으면 첫사랑이 이루어진다나 뭐라나 " ((여주

" 나 이렇게 많이 잡았는데 이정도면 벚꽃이 내 첫사랑을 도와줘야하는거 아닌가? " ((연준






연준이는 중얼거리다가 나를 바라보며 싱긋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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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너가 내 첫사랑인데. " ((연준







#2 최수빈






" 야 최수빈! 이쁘게 찍어준다면서 " ((여주





폴라로이드 사진기가 있으니 사진을 찍어준다는 수빈이의 말을 듣고 이 야밤에 굳이 굳이 수빈이를 만나러 왔는데 30분째 아무런 사진도 받을 수 없었다.





" 아 기다려봐... " ((수빈




나는 그냥 길거리에 있는 아무 밴치에나 냅다 앉았다. 여기 벚꽃은 안이쁘다, 잘 안나온다, 더 밝은데로 가보자 등등 별의별 말들에 지친 탓에 아무것도 하기 싫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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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잘 찍어주고 싶은걸 어떡하냐고. " ((수빈






수빈이는 내 손을 덮썩 잡더니 나를 이끌고 어디론가로 향했다.





" 야!! 최수빈!! 그냥 가자고 " ((여주






갑자기 수빈이는 걸음을 멈췄다. 가로등 아래 아직 벚꽃이 만개해있는 그런 장소에 도착한 것이었다.






" 뭐해? 빨리 가서 서 " ((수빈






나는 못이기는 척 벚꽃 아래로 가서 포즈를 취했다. 그러나 수빈이를 향해 포즈를 취하는 순간 그의 카메라가 수빈이의 목에 대롱대롱 달려있는 것을 보았다.






" 야!! 최수빈 뭐해??? " ((여주






혼자 분주하게 무언가를 하고 있는 탓에 내 목소리가 안들렸나보다. 아마 필름이 없어서 다시 갈아끼우고 있겠거니 하고 수빈이를 기다리는 동안 떨어지는 꽃잎을 잡으려고 애를 썼다.






" 거기서 혼자 뭐해? " ((수빈

" 너가 나 안찍어주니까 벚꽃이라도 잡으려고 한다. 왜? " ((여주

" 첫사랑은 범규면서. 걔랑 이어지고 싶은거야? " ((수빈

" 내가?? 미쳤어???? " ((여주

" 그럼? 연준이? " ((수빈

" 뭐래. 아니거든 " ((여주

" 그냥 벚꽃 못잡았으면 좋겠다. " ((수빈

" 너도 못잡아라 " ((여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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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난 아까 잡았는데? " ((수빈






수빈이는 자신에 손에 들린 벚꽃잎을 보여주며 말했다. 세상은 참 불공평하기도 하지. 허무한 표정으로 벚꽃을 바라보니 수빈이가 내 손 위에 자신의 벚꽃잎을 올려주었다.






" 이거 너꺼해. " ((수빈

" 됐어. 나 찍어주기나 해 " ((여주






내가 투덜거리자 수빈이는 싱긋 미소를 지으며 내게 폴라로이드를 한장 건냈다. 인생사진이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이쁘게 나온 사진 아래 오늘 날짜가 쓰여져있었다.






" 아까 이거 쓰고 있느냐고 너 말에 답 못했어. " ((수빈

" 그런거 치고는 좀 오래 썼는데? " ((여주






나는 수빈이에거 폴라로이드를 건내받고는 무의식적으로 폴라로이드 뒤를 확인했다.





" ㅇ, 야!! 그걸 왜... " ((수빈






수빈이는 당황한 표정으로 나를 보았다. 동글동글 귀여운 글씨체로 ㅡ나의 첫사랑에게ㅡ라고 적혀있었다.





" 뭐야 최수빈.... " ((여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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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 너 좋아해 " ((수빈






수빈이의 말이 끝나자 내 손 위에 있는 폴라로이드 위로 그토록 잡고싶었던 벚꽃잎이 하나 떨어졌다.







#3 최범규









오랜만에 고향에 오니 서울 하늘에선 볼 수 없었던 별들이 아름답게 수놓았다. 그러나 나를 다른 세계에 있는 것처럼 느끼게 해준건 그날의 봄이었다.






" 뭐야 이여주 " ((범규






아이스크림을 입에 물고 터덜터덜 정차없이 떠돌아다니고 있는데 맞은편에서 나와 같은 딸기맛 아이스크림을 들고 있는 범규를 보았다.






" 넌 또 그걸 먹냐? " ((여주

" 허? 나 따라서 먹지나 마시지? " ((범규






범규와 티격태격 싸우다보니 어느덧 우리가 자주 놀던 벚꽃나무 아래에 도착했다.

가로등이 벚꽃을 비추고 선선한 바람이 벚꽃을 가로지르니 꽃잎이 떨어지는 모습은 잊지 못할 정도로 아름다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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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너 할일 없으면 여기서 벚꽃보다가 갈래? " ((범규

" 뭐, 그래. 좋아 " ((여주






범규는 정자 위에 쌓인 꽃잎을 대충 툭툭 털어내고 자신의 겉옷을 벗어 그 위에 올려두었다. 그리고 자신은 그 옆에 털썩 주저앉고는 내게 옷 위에 앉으라는 듯 톡톡 두드렸다.






" 너 옷 위에 앉아도 되는거야? " ((여주

" 앉으라고 둔건데. " ((범규






나는 잠시 머뭇거리다가 그 위에 살포시 앉았다. 우리는 아무말 없이 고개를 올려 하늘을 바라보았다.

꽃잎이 떨어지는 봄날의 밤.

그리고 나와 첫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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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너 머리 위에 꽃잎 떨어졌다. " ((범규






범규는 손을 뻗어 내 머리에 떨어진 꽃잎을 잡아 내게 건내주었다. 범규의 손끝과 내 손바닥이 잠시 만났다가 떨어졌다. 범규의 온기가 남아있던 내 손바닥 위에 꽃잎이 하나 살며시 떨어졌다.






" 잡았다. 벚꽃. " ((여주

" 뭐, 벚꽃잡으면 뭐가 좋은데? " ((범규

" 이쁘잖아. 그리고 너 벚꽃잎 잡으면 첫사랑이 이루어진다는 말 못들어봤어? " ((여주






내가 내 손바닥 위에 떨어진 벚꽃잎을 잡으려는 순간 바람이 불어 범규의 무릎 위로 떨어졌다.






" 뭐야? 네 첫사랑을 나한테 주는거야? " ((범규

" 뭐, 뭐래!! 빨리 줘!! " ((여주






내가 손을 뻗는 순간 범규가 반사적으로 몸을 움직인 탓에 꽃잎은 바닥으로 떨어졌다. 둘은 당황한 표정으로 떨어진 꽃잎을 바라보았다.






" 내 벚꽃... " ((여주

" 넌 첫사랑이 이루어지고 싶냐? " ((범규

" ...어. " ((여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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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도 벚꽃 잡으면 첫사랑이 이루어지나? " ((범규

" 뭐, 그건 모르지. " ((여주






범규는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더니 폴짝 폴짝 뛰며 벚꽃을 잡으러 노력했다. 언제까지 잡나 보기위해 어정쩡한 범규의 자세를 보며 깔깔 웃었다.






" 야 이여주. 나 잡음. " ((범규






범규는 벚꽃잎을 내게 보여주며 자랑스럽게 걸어왔다. 그리고 내게 손을 내밀며 물었다.






" 내가 너도 잡아도 돼냐? " ((범규

" 뭐...? " ((여주

" 너가 떨어지는 벚꽃잎 잡으면 첫사랑이 이루어진다면서. 너가 내 첫사랑인데. 네가 한 말 책임져. " ((범규

" 너는 뭐... 사귀자는 말을 돌려서 하냐 " ((여주






범규는 내 손 위에 벚꽃잎을 올려주고는 내 손을 꼭 잡았다.






" 나 아직 답 안했는데?ㅋㅋㅋ 그리고 이 벚꽃잎 이제 내껀데? " ((여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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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뭐래... 벚꽃잎도 내꺼. 니도 내꺼. " ((범규






#강태현









'' 뭐해 이여주. '' ((태현







태현이는 벚꽃나무 아래에서 꽃잎을 잡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있던 내게 다가왔다.








'' 무, 뭐!! '' ((여주








나는 꽃잎을 잡다말고 태현이에게 버럭 소리를 질렀다. 태현이는 그저 이 상황이 웃기다는 듯 미소만 띄울 뿐이었다. 더럽게 이쁜 미소를.









'' 꽃잎잡는거야? 굳이 죽은 세포를 잡을려는 이유가 뭐야? '' ((태현

'' 꽃잎을 잡으면 사랑이 이루어진다잖아. '' ((여주

'' 잡지마. 멍청해보여. '' ((태현








나는 태현이를 노려보다가 한대 퍽 때렸다. 나도 떨어지는 벚꽃하나 못잡는 꼴이 우숩게 보였지만 그럼에도 하나쯤은 잡고싶었다.








'' 허황된 꿈이어도 잡고싶다고. '' ((여주








솔직히 엄청 잡고싶은 것도 아니었고 그저 오기라는 이름 하나만으로 기를 쓰고 잡으려고 했던거였지만 태현이한테 그런말을 들으니 눈물이 날것만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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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뭐, 잡을때까지 기다려줄게. '' ((태현

'' 나 한심하게 보면서 츤츤거리긴 '' ((여주

'' 뭘 새삼스럽게. '' ((태현








바람이 살랑 불었고 나와 태현이 사이로 꽃잎이 마구 떨어졌다. 태현이는 머리에 꽃잎이 붙은지도 몰랐는지 그저 해맑게 웃으며 떨어지는 꽃잎을 가르켰다.









'' 여기 엄청 떨어지는데 안잡아? '' ((태현

'' 자, 잡을거거든!! '' ((여주








벚꽃을 잡으러 노력했지만 손끝만 겨우 스칠뿐 잡지 못했다. 슬슬 포기하고 싶을때 쯤 태현이가 매고있던 가방을 바닥에 툭 내려놓더니 나를 따라 벚꽃을 잡기 시작했다.








'' 벌써 포기한거야? '' ((태현

'' 아니, 잠시 쉬는시간 '' ((여주

'' ㅋㅋㅋㅋㅋ 그게 뭔데 '' ((태현






태현이는 꽃잎을 잡기 위해 내밀고 있던 내 손을 잡더니 손바닥 위에 꽃잎을 올려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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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가 잡아준거니까 이쁘게 말려. 기왕이면 폰 뒤에다가 넣고 다니던지. '' ((태현

'' 치이... 너도 잡고 싶었으면서 튕기기는. '' ((여주

'' 뭐래, 나 잡고싶었던적 없어. '' ((태현

'' 그럼? '' ((여주

'' 벚꽃잎 속설을 잘못 알고 계신 내 첫사랑께서 그렇게 잡고싶다길래 내가 대신 잡아줬어. '' ((태현

'' 어...? '' ((여주

'' 너가 잡으면 너의 첫사랑이 이루어질거잖아? 그럼 내 첫사랑도 이루어지지 못하니까. '' ((태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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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현이는 자연스럽게 내 손을 잡으며 물었다.







'' 어때? 벚꽃대신 날 잡아볼래? '' ((태현









#휴닝카이








'' 하... '' ((여주

'' 왜? 무슨일 있어? '' ((휴닝








근심가득한 나의 한숨소리를 듣고 휴닝이는 걱정스럽다는 표정으로 내 앞자리에 앉아 뒤를 돌아보았다.







'' 그리 심각한 일은 아닌데... 벚꽃잎이 다 떨어지기 전에 잡았어야했는데 올해 벚꽃잎은 너무 빨리 떨어졌어 '' ((여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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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역시 그래서 시무룩한거구나? '' ((휴닝

'' 1년을 기다려야하잖아. '' ((여주







내 말을 들은 휴닝이는 입꼬리를 이쁘게 말아올리며 말했다.







'' 그럼 잠깐만 기다려. '' ((휴닝







휴닝이를 따라 시선을 이동해보니 휴닝이가 책상 서랍 속에서 책을 하나 꺼내왔다.








'' 책? '' ((여주

'' 책이 중요한게 아니야. '' ((휴닝








휴닝이는 무언가를 찾으려는 듯 책장을 휘리릭 넘겨보더니 벚꽃잎이 몇장 말려있는 페이지에 멈췄다.








'' 헐 완전 잘 말렸네? '' ((여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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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응! 벚꽃잡으면 첫사랑이 이루어진다길래. 몇개 가져가. '' ((휴닝

'' 근데... 이걸 나한테 그냥 줘도 되는거야? '' ((여주






뭐랄까 휴닝이의 첫사랑을 받는 기분이었기에 휴닝이에게 조심스럽게 물어봤다. 그러자 휴닝이는 그게 왜 문제가 되냐는 표정으로 나를 바라보았다.







'' 난 괜찮은데? 아, 혹시 부담스러워? '' ((휴닝

'' 아니... 난 너무 고맙지. 진짜 고마운데... '' ((여주

'' 그럼 줄게! '' ((휴닝

'' 이거 왜이렇게 많이 잡은거야? '' ((여주







휴닝이는 내 손 위에 꽃을 하나 둘 올려주며 폭탄 발언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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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너 생각하면서 잡았더니 못 멈추겠더라. '' ((휴닝

'' 나를... ㅇ, 왜 생각해??? '' ((여주

'' 그야 너가 내 첫사랑이니까? '' ((휴닝








우리 둘 사이엔 잠깐의 적막이 흘렀고 휴닝이는 고개를 휙 올려 당황한 표정으로 내게 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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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가 지금 너 좋아한다고 고백한건가? '' ((휴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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벚꽃의 진정한 꽃말은 중간고사...
셤 끝나고 올게요!!



+ 여러분의 남주는 누구인가요?? 댓글ㄱㄱ

전 못 골라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