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 떠보니 막내공주

눈떠공 5

W. 덜비







Z왕국에 비상이 걸렸다. 늦은 새벽 모두 잠들 시간인데 세 남성만은 한 곳에 모여 심각하게 회의 중이였다. 주제는 무엇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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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 하겠대 결혼? 대화는 해봤어? 프로포즈는? 고백은?“

”…말 하기도 전에 선을 긋는데 내가 뭘 했겠어“

”노력은 해봤어? 최선은 다해봤어? 여주랑 결혼을 하고 싶긴 해?“

” 놀리냐? 야 싸울래? 싸워?“




과연 이게 후계자가 될 왕세자들의 대화가 맞는가. 선우가 형들을 한심하게 쳐다봤다. 형이 왜 까였는지 알 것 같기도 해
그치만 재현이는 그러거나 말거나 혼자 너무 심각했다.
 내가? 내가 차여? 아니 왜? 나 잘생겼잖아 돈도 많아. 심지어 내가 김여주 첫사랑이라고

근데 왜? 갑자기 왜?





“아 설마!….”

“설마? 설마 뭐. 뭔데”

“너가 너무 못생겨져서!..”

“이 씨발”




또 다시 시비를 거는 영훈에게 달려드는 재현을 굳이 말리지 않았다. 그나마 정상적인 선우가 가만히 머리를 굴렸다. 그래 여주가 성격이.. 바뀐 것 같기도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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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 생긴 거 아냐?”

“뭐?”

“그게 아닌 이상 앞뒤가 안 맞아”

“남자가 생겼다고? 김여주? 누구”

“나야 모르죠;”

“…이주연”





현재가 조용히 읊조렸다. 이주연? 네 사촌이잖아. 영훈이 과자를 씹으며 말했다. 재현은 그 때 같은 방에 편안한 차림새로 쉬고있던 둘을 떠올렸다. 와…그 새끼네. 어떻게 이주연을 좋아하냐. 몇 년 동안 나 쫓아다녔으면서.

솔직히 말해? 존나 짜증났다. 이주연 그 새끼는 지금까지 조용히 잘 다닌 줄 알았더니 뒤에선 설치고 있었다고 생각하니까 개빡쳤다. (그런 적 없음) 설마 여주의 권력을 노리는 걸까? 쓸데없는 생각이 더해지고 더해졌다.





”야 재현아. 친구로서는 너 응원 해주거든? 근데 우린 왕실 사람이라면 누구든 여주 옆에 앉혀도 상관이 없어“

”알아“

”그리고 너도 솔직히 지금까지 여주한테 마음 준 적 없었잖아“

”야 영훈아 그건“

”내가 널 몰라? 어렸을 때부터 집안에서 넌 여주 사람이라고 귀에 피나도록 들었었잖아. 그래서 너도 그러려니 한거고“

"…"

”좋아한 적은 없을걸“





태생부터 능글 맞은 영훈도 여주 얘기만 나오면 사뭇 진지해졌다. 하여튼 우리 여주 너무 예쁘니까 남자들이 가만두질 못하네.
그게 아니라면 권력 싸움에 여주가 이용 당하는 걸 수도 있고
아 그렇게 생각하니까 빡치네. 그냥 결혼시키지 말까?

영훈이 와인을 마시며 입을 헹궜다. 이재현 표정이 왜 저래? 
생각에 잠겼는지 조용해진 재현은 알 수 없는 표정을 지었다. 
내가 너무 뼈를 때렸나부다… 그치만 좆같은 걸 어떡해! 할 말은 해야지

그렇게 생각한 영훈이 선우를 데리고 밖으로 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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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훈 아직도 나를 모르네”




영훈은 절대 모를거다. 재현이 여주를 얼마나 좋아하는지.
좋다고 쫓아오는 게 귀여워서. 더 보고 싶어서.
일부러 좋아하는 티 안 냈다. 그냥, 귀엽잖아. 재밌고
어차피 내 사람이니까 김여주는. 내 사람이라고

이주연 네가 넘볼 사람이 아니라고



.
.
.



”…좋은 아침“




오늘도 새가 존나게 울어서 깼다. 마침 창문에 새가 쳐다보고 있길래 모닝인사까지 갈겨줬다. 하품을 쩍 하고 상체를 일으키니 몸이 좀 개운한 것 같았다. 역시 침대가 좋으니까…돈이 좋다.
..아 이러고 있을 때가 아니다. 오늘은 나름 알차게 계획한 나만의 일정이 있었거든.

서둘러 인사를 하고 내 옆으로 온 시녀가 물을 줬다. 
권력이 좋긴 좋구나.. 일어났다고 물까지 떠다주네.




”저 오늘 외출할 건데 왕자들한텐 비밀로 해주세요“

”네?! 어디 가시게요.. 그러다가 들키기라도 하면“

”들키면 어떻게 되는데요?“

”..저는 일자리를 잃어요오..”

”그럼 제가 다시 고용할게요“





현재 왕자 보러 갈건데 어떻게 가요? 지도 없어요?



시녀의 눈빛이 갑자기 멜로눈깔로 바뀌었다. 
현재 왕자님 보러 가신다고요?! 근데 왜 굳이 비밀로.. 
대답 안 했다. 이주연 보러 간다고 어떻게 말 해요

준비를 빠르게 마치고 밖으로 나와보니 웬 마차가 준비되어 있었다. 난 지도 달라고 했지 마차 달라고 한 적 없는데…..
얘 지금 현재 왕자 보러 간다는 거 지나다니는 개미새끼도 알겠다. 그치만 시간이 없었다. 시간 단축? 오히려 좋아

마차에서 내리자마자 빠른 걸음으로 성 안에 들어갔다. 내 얼굴 보자마자 인사하고 문 열어주더라고? 생각보다 수월하군





“아 좆됐네..여기가 어디야”




이럴 줄 알았다. 수월하긴 뭐가 수월해
성 안에서 길 잃어버린 썰 풀어요. 여기가 어디에요 이주연 어딨나요. 괜히 혼자 움직이겠다고 했나.. 여긴 왜 일하는 사람이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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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주? 너가 여기 왜 있어?”

“아“




조졌네 이거. 왜 하필 마주쳐도 이재현?
회의를 하고 있었는지 열린 문 안에서는 귀족같이 보이는 사람들이 엄청나게 많았다. 이래서 사람이 없었구만? 




“나.. 보러 온 거야?”

“아니 뭐 그냥 겸사겸사.. 혹시 주연이는 어딨어요?”

”걔를 왜 찾아“




찾을수도 있지 ㅅㅂ. 
딱히 대답할 말이 생각 안 나서 입 다물었다. 걔를 왜 찾냐고.
닦달하는 이재현에게 아 그냥..그냥요 라고 대답하면 존나 어이없겠지?




“보고 싶어서..아 할 말도 있고오..아니 뭔 상관이에요 왕자님이“

”보고 싶, 뭐라고? 너 미쳤냐?“

”아 이주연 어딨냐고요!“

”안 알려줄거야“

”네? 니 몇 살이세요. 여기 유치원 아니거든요“

”니?“

”…아 뭐! 뭐! 뭐 어쩔건데“




배 째라 걍. 이재현 뒤에 있는 하인들이 눈치 보느라 눈 돌아가는 소리가 여기까지 들렸다. 곧이어 내 등장에 놀랐는지 눈을 크게 뜨며 얼어붙은 이주연의 얼굴도 보였다. 어? 이주연이다.





“어? 주연아!”

“…어…공주님? 여길 어떻게”

“편지 보내려고 했는데! 직접 얼굴 보고 말 하고 싶어서 왔어“

”…아“

”밖에 날씨 좋은데 같이 산책 할까?“





분위기 존나 사악해졌다. 당연, 현재 왕자 약혼녀가 갑자기 다른 남자한테 플러팅 함. 그치만 이렇게라도 해야 보내줄 것 같아서 말이지.. 이재현의 노골적인 시선을 애써 무시했다.





“야 김여주”

“…뭐, 뭐요”

“너 일부러 이러냐?”

“…”





시비 거는 줄 알았는데.
이재현의 그런 표정은 처음 봤다.

왜 이렇게 슬퍼 눈빛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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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좀 길게 썼다 뿌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