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 떠보니 막내공주

눈떠공 7

W. 덜비





누가 봐도 이재현 방이였다. 딱 깔끔하니.. 그렇게 튀지도 않는게 딱 이재현 스타일. 얘는 무슨 취향도 같냐 전남친이랑? 
겁도 없이 침대에 누웠다. 아, 이러다가 잠들면 진짜 웃기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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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어났어?”

“?”




..구라겠지? 제발 구라라고 해줘.
눈알을 굴려 창 밖을 쳐다보니 꽤나 어두웠다. 몇 시간이나 잔 거지. 진짜 시발 창피해서 뛰어내리고 싶었다.




“나..왜 안 깨웠어요?”

“코까지 고는 애를 어떻게 깨워.“

“…나 코 안 골거든요?“

“안 속네.“





사실 개쫄렸다. 진짜 코 골았으면 어떡하나 식은땀 뒤지게
흘림. 슬쩍 이재현의 입꼬리가 올라가는 게 보였다. 웃냐? 존나 잘생겼네. 안 그래도 비몽사몽한데, 정신 나간 척 하며 머리채 잡고 입 맞추고 싶었다. 




“저녁 먹고 가. 너 파스타 좋아하잖아.“

”…아 고작 그거 때문에 나 데리고 있었던 거예요?“

”야, 너는 .. 말을 서운하게 하냐“




이재현의 목소리에 씁쓸한 웃음기가 녹아들었다. 이렇게까지 말 할 필요는 없었는데. 현재 왕자는 아무런 잘못이 없지만 그냥 심통이 났다. 심술 한 번 부려본거다.

배가 슬슬 고프긴 했다. 뭐 밥 정도는.. 같이 먹어도 되잖아.




“나 먹고 싶어요 파스타”

“…어? 파스타..잠시만, 내가 금방”

“그냥 여기서 먹으면 안 돼요? 귀찮은데.”

“응. 밖에 애들한테 말 해둘게.”





그러고보니 방 안에 하인들이 안 보였다. 일부러 배려해준 건가..
사실 개운하게 자기도 했고 나한테 잘 해주는 이재현이 싫지도 않았다. 이러고 있으니까 꼭 연애 초창기 같………
기는 씨발 김여주, 정신 차려라.


그러고보니 이주연이 걱정 됐다. 아까 엄청 세게 맞았던 것 같은데.. 멍 들게 생겼던데. 조용히 식사를 하다 슬쩍 이재현을 보니 먹는 둥 마는 둥 하는 게 보였다.





“왜 이렇게 못 먹어요?”

“내가? 아닌데. 나 맛있게 먹고 있는데 지금.”

“존나 깨작거리는데요 너“

”존.. 야, 말 좀 예쁘게 해. 너 내가 아무리 편하다고 해도 곧 있으면 남편 될 사람한테 존나가 뭐냐“

"…"

”…아.“





갑자기 분위기 키미노토리코니. 미쳤나 진짜? 누군가 내 심장 부여잡고 개세게 흔드는 기분이였다. 안 돼..정신 차리라고!




“큼!..”

“…근데 진심이야. 결혼 얘기는 조만간 다시 하러 갈게.”

“굳이 저랑 안 해도 되는 걸로 알고 있는데요.”

“너 나한테 말 좀 그만 높여.”

“왕자 취급 해주는데도 뭐래…“

”…어색해. 그냥, 너랑 멀어지는 기분이야.“

”…밥, 밥이나 먹어요”




 
계속해서 쓰는 존댓말 때문인지 이재현의 표정에 맘에 안 든다는 티가 확 났다. 저렇게 속이 보여서 어떡하나 우리 현재 왕자님은… 이 와중에 귀엽다고 생각하면 미친 사람 같지 아무래도? 이재현이랑 똑같이 생긴 전남친한테 뒷통수 대차게 차여놓고도 정신 못 차렸다.





“..알았으니까 표정 좀 풀지?”

“내가 뭘.“

”티 좀 내지마 왕자라는 사람이.”

“너한테만 이러지 밖에서는 표정 관리 잘 해.”

“왜 나한테만 이러는데?”

“…?”





이번에는 정말 몰라서 묻냐는 표정. 속이 뜨거워진다. 금방이라도 녹을 것 같았다. 그럼에도 안 되는 이유는, 왕자가 좋아하는 사람은 내가 아니라서. 나는 껍데기니까.





“..아, 맞다. 아까 주연이는 왜 때린 거야. 왕자가 그래도 돼?“

”웬만하면 걔 얘기는 꺼내지 마.”

“걱정 돼서 그러지”

“….내가? 아님 걔가”

“주연이가 걱정 된다고. 누가 사람을 그렇게 때리래”





탁, 재현이 소리나게 젓가락을 내려놓았다. 분위기가 순식간에 가라앉았다. 나도 마찬가지였다. 밥 맛 없어져서 더이상 먹어봤자 다 게워낼 게 뻔했다. 불편해..





”내가 하는 말 잘 들어 이재현.“

”..뭐?“

”나 공주 아니야“

“…”

“나 네 사람 아니야. 너가 아는 공주 몸 빼앗아서 미안한데. 아니….내가 맞긴 한데 내가 아닌, 아 씨 어쨌든 그런 게 있어.”




그런 게 있긴 뭐가 있어…내가 말 하면서도 헷갈려서 말이 꼬였다. 어떻게 설명 해야돼.. 난이도 극상이네 진짜? 이재현의 눈치를 봤다. 생각보다 진지해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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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 넌 누군데?”

“?..뭔데 침착해. 이걸 믿어?”

“장난같아 보이진 않아서.”

“내가 생각해도 말이 안 되는데 이건…” 

“나 원래 네 말이면 다 믿었어.”




처음부터 끝까지 있었던 일들을 말 해줬다. 지금 내 상황이 어떤지. 내가 누구였는지. 널 피해다녔던 이유. 전남친의 전적. 잠잠히 듣고 있던 이재현은 대답이 없었다.




“그럼 네가 원래 있던 곳으로 돌아가면.. 공주도 다시 돌아오겠네?”

“… 그것까진 생각 안 해봤는데 아마도 그러지 않을까?”

“도와줄게 내가”

“어떻게?”

“너 이곳에 오기 전에 뭐 했는지 기억나?”





내가 뭘 했더라. 이재현의 바람 현장을 목격하고….질질 짜면서 걸어다니다가.. 못 하는 술을 잔뜩 사와서.. 목구멍에 들이 붓고..잔 것 밖에 없는데.




“술 마시고 잤어.”

“답도 없네 진짜…”

“무시해? 미안한데 한국에 술이 얼마나 맛있는지 알아?”

“그것까진 안 궁금하고. 지금 해볼래? 똑같이”

“..뭘?”

“술 마시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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랄라라ㅏ~