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굴 없는 가수, 서울은 누구인가?

6장. EP17 서울에 있는 대학교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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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번에는 곰탕이었다면, 이번에는 사골국이다. 워낙 기자의 일이 힘들다 보니, 한빛은 피로 회복에 좋은 음식들을 즐겨 먹는다. 한빛은 하루종일 일로 망신창이가 된 몸에게도 상을 주어야 한다고 늘 생각했다.







“제가 정말로 한빛 씨를 볼 면목이 없네요.”








태형은 풀이 죽은 듯이 한빛에게 말했다.

그런 태형의 모습은 한빛은 미안하기만 하였다. 자신이 태형을 위해 해줄 수 있는 건, 가수 서울을 찾는 걸 같이 도와주거나, 이렇게 밥 한끼를 사주는 것 밖에는 없었다.








“어깨 쫙 피고 고개들고 아직 실망하기에는 너무 일러요. 제가 도와드릴 수 있는 건 모든 도와 드릴 테니까, 힘내요.”





한빛을 이렇게 말하고 나서 말을 덧붙였다.





“그리고 아까부터 미안하다, 얼굴 볼 면목이 없다. 그러시던데, 미안한 건 오히려 저고 얼굴 볼 면목이 없는 것도 전데. 태형 씨가 그렇게 말하시니까, 제가 너무 미안해서 얼굴을 못 보겠잖아요.”

“아... 한빛 씨가 왜 미안해요...”

“이렇게 자꾸 서로한테 미안하다고 하면 둘 다 마음이 좋지 않잖아요. 그러니까, 우리 이제부터 서로한테 미안해 하지 않기로 해요.”






한빛은 웃으면서 자신의 오른쪽 손 새끼손가락을 태형에게 내밀었다. 그런 한빛을 잠시 태형은 바라보다가 자신의 새끼손가락을 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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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이제부터 미안하다는 말 하지 않기로 해요.”

“이제부터 미안하다는 말은 우리 사이에 금지어로 해요. 말할 때마다 소원 하나씩 들어주기.”








한빛은 태형의 입에서 다시는 미안하다는 말이 나오지 않게 제안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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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빛 씨 각오해요. 저 원하는 거 다 말할 겁니다.”

“각오는 태형 씨가 하셔야 할 것 같은데요? 전 정말로 
소원권 제대로 쓸 겁니다.”







장난스러운 말을 서로 주고 받으면서 태형과 한빛은 더욱더 친해졌다.

땀까지 뻘뻘 흘리면서 사골국 한 그릇을 뚝딱한 태형과 한빛. 한빛은 자신이 데리고 왔으니, 자신이 계산을 해야 한다고 온갖 고집을 다 부려서 결국에는 이번에도 계산은 한빛이 했다. 시들어서 떨어지려는 낙엽 같았던 태형은 사골국을 먹은 뒤, 기운이 팔팔 쏟아났다.






“한빛 씨는 집으로 가실 건가요?”

“오늘 할 일은 다 맞추었으니, 바로 집으로 갈 것 같아요. 태형 씨도 집으로 가실 거죠? 제가 태워다 드릴게요.”

“아뇨. 저 이제 체력 보충 했으니까, 다음 대학교로 
가봐야죠.”






태형은 체력이 보충 되니, 열정이 다시 활활 불타올랐다.







“지금쯤이면 대학생들 다 갔을 텐데, 내일 저 일 없으니까. 저랑 같이 가요. 둘이서 같이 하면 더 빠르고 
수월할 거예요”







태형은 혼자서 할 수 있다고 말하려고 했지만, 너무나도 맑은 한빛의 눈빛에 차마 말하지 못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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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요. 그럼 내일 오전에 사무소에서 같이 가요.”







그렇게 한빛은 슬찬을 집 앞에서 내려줬고 내일 만나자는 인사를 남긴 뒤, 차를 몰고 자신의 집으로 돌아갔다. 한빛의 차가 시아에서 사라질 때까지 한참을 지켜보던 태형은 더이상 한빛의 차가 보이지 않자, 집으로 들어갔다.





*움짤이 첨부가 안 되서 사진으로 대체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