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이후로 난 지헌이랑 꽤나 심도 있고 깊은 대화를 나누었다. 생각보다 수학에 대해서 잘 알고 있었고 어렸을 때는 수학을 잘하기 까지 했다고 하니 여러모로 편안한 아이였다. 카페에 데려가서 치즈케이크 사준다니까 살찐다고 안 먹는 댄다. 이거 뭔가 충격. 벌써부터 이렇게 계속 충격 먹으면 나중에 학교 가서 어떻게 생활할까. 학교가면 더 한 일도 많을 텐데 말이다. 방학부터 나와서 하는 아이들 보면..... 정말 자괴감이 드는데.
“정말 너 혼자 갈 수 있겠어, 지헌아?”
“저 혼자 갈 수 있거든요!”
“그래 알겠어. 잘 가고 다음에 신입생 환영회 때 보자.”
그렇게 헤어졌다. 뭔가 부족한 느낌이 팍 들었지만 아무 일도 없겠지. 난 안심하며 다시 집안으로 들어와 내가 고른 곡을 켰다.
“....음 이 파트.... 바로 내일부터 연습해도 힘들 거 같긴 한데. 일단 먼저 연습해볼까.”
간단하면서도 어려운 이 춤. 은근 나를 힘들게 했다. 다행히도 내가 사는 집이 1층이라 다행이지 만약 1층이 아니었으면 엄청 시끄러웠을 듯. 열심히 하이라이트 부분이라도 연습 해봤다. 충분히 좋은 느낌. 제일 잘생긴 민현이 센터 두고..... 파트는 이렇게 이렇게.....
“하암..... 벌써 1시가 넘어가네....”
난 잠시 자보기로 했다. 침대에 눕자 내가 어제 잠시 가지고 놀던 체스 판에 있던 킹 한 마리가 쓰러져 바닥에 뒹굴고 있었다.
“......아 몰라 다음에 치우지 뭐.”
난 그대로 눈을 감았다. 킹은 여전히 바닥을 뒹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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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날 아침 9시. 겨우 다시 일어나보니 기분은 아주 상쾌했다. 따로 악몽 같은 거도 없었고 굉장히 좋았다. 간단히 씻고 여전히 불타는 뉴이스트 톡방에 잠깐 들어가니 모두가 내가 온 걸 알고 있다. 와우 얘내들 얼마나 대단한거야.
‘오 종현이 왔다.’
‘얘들아 오늘 아론 형이 준비해준 연습실에 갈거야.’
‘어? 나 연습실... 아 그래 학교 맞다.’
‘오 학교. 좋아요! 몇 시 까지 가면 됨?’
‘몇 시 까지 올래.’
‘지금 9시 조금 넘었으니까 한 11시 즈음에 만나는 거 어때?’
‘콜’
오케이 이렇게 11시까지 학교 가면 되는 부분이고. 일단 그럼 난 잠깐 산책 나가는 김에 학교 가볼까. 난 최대한 가벼운 옷을 입고 학교로 향했다. 언제나 계시는 저 마동석 경비원 씨. 이제 슬슬 적응할 때가 되지 않았냐고? 장난해?
“너 누구... 와 우리 수학 선생님 아니십니까?”
“아 네. 이 학교 합격해서 신입생 환영회 준비로....”
“와 역시 벌써부터 이렇게 힘들게 준비하시네. 선생님 연습실은 따로 있으니까 그 쪽 가서 이용하시면 될 거에요. 이러니 학생들에게 인기가 없을 수가 있나. 역시 선생은 준비성이 철저하다니까. 그런데 왜 내가 다닐 때 선생은 다 그 모양이었을까. 참 궁금하죠. 선생님?”
“하하... 예전에는 그만큼 강화된 교육체계가 없어서 라고 생각되기도 하네요...”
“아 제가 그렇게 어려운 얘기하면 잘 못 알아들어요. 무슨 소리인지 잘 모르겠지만 여튼 예전 선생들은 지금 수학 선생님처럼 좋은 사람은 아니었다! 이건 잘 알겠네요! 학교 빙 돌아서 안으로 들어가시면 연습실 나오니까 열심히 하세요! 저도 무슨 무대 하는지 보러 가죠 뭐 하하!”
“아 네 감사합니다...!”
어우 정말 무섭다. 언제 봐도 저 팔뚝은.... 정말 무서워서 세상 살겠나.... 그래도 얼마 안가니 연습실이 있긴 했다. 미리 NEVER 틀어 놓고 준비 하던 도중 하나 둘 씩 들어왔다.
“와 연습실 좋다....”
“야 근데 종현아 도대체 그런 곡은 어떻게 찾은 거냐? 어제 나 그 노래 듣다가 그대로 누워 자버렸잖냐! 춤도 그럭저럭 괜찮고. 완전 우리를 위해 만들어 준 곡 같은데 그렇게 생각 안 해?”
“솔직히 나도 이 노래 찾고 조금 놀랐다.”
그 이후 아론 형이 마지막으로 들어오면서 우리들끼리의 회의가 시작되었다. 다행히도 민현이와 민기는 노래를 꽤나 잘했고 춤도 꽤나 췄다. 그러면 이제 민현이 센터. 민기는 민현이랑 같이 서브보컬. 나와 아론 형은 랩 파트를 나누었고 동호가 메인보컬을 맡았다. 그리고 이를 연습해보니 점점 모양새가 그럴 듯 했다. 특히 마지막 고음 부분은 우리도 춤추면서 짜릿했다. 가장 걱정스러운 부분이긴 했지만 다행히도 잘 올려줘서 더욱 소름.
“어때?”
“야 영상 돌려보고 있으니까 같이 보자.”
“오 꽤나 괜찮은데?”
“야 이거 진짜 우리를 위한 곡 그 자체라니까?”
점점 분위기는 좋아져 갔다. 그야말로 정말 환상적인 케미. 나랑 아론이랑 같이 랩 주고 받는 것도 충분히 좋았고 모든 것이 완벽했다. 그 남자의 목소리가 들리기 전까지는 말이다.
“오 신입 남교사들 많다고 했는데 진짜 잘하나 보네.”
“야 그래도 우리 둘이서 더 잘할 수 있잖아. 뭐가 문제야 임마.”
아 우리가 연습실을 비켜야겠구나. 라는 생각이 들 때 즈음 그 사람들이 먼저 나에게 말을 걸어왔다.
“안녕하세요? 우리는 예전에 여기 근무하던 교사 민윤기랑 이태용이라고 하는데요. 한번 춤으로 겨뤄 보실래요?”
“......좋아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