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고싶으신 외전을 선택해주세요!

선택. 하나
과거_
"바쁘신 국가대표님이 다 나오시고."
"바쁘긴, 이제 2년이야."
"그래서 왜 우리 버리고 혼자 또 나간 건데?"
참으로 오랜만에 서울 어딘가 있는 프랜차이즈 카페 창가 자리에 모여앉은 전 피겨 도라이즈, 현 커플 한 쌍 솔로 하나가 모였다. 전에는 같은 곳에서 합숙했으니 꽤 자주 만나는 편이였는데, 현재 세 명 다 퇴촌한 상황에서 아무리 20년 지기 친구라지만 셋이서 만난 건 대략 3달 전이 마지막이다.
"근데 너 살 빠졌어?"
"나 살 빠졌어?"
"뼈다귀 같아."
"넌 여주랑 같이 살더니 아주 살 올랐어, 맨날 귀찮아서 밥도 안 챙겨 먹던 애가."
서로를 향한 덕담인지 욕인지 모를 말부터 정말 오랜 친구라서 알고 있는 개인적인 이야기까지 시간이 가는 줄도 모르고 떠들어댔다. 그리고 슬슬 이야깃거리가 떨어졌을 때 쯤, 저 멀리 구석 자리에 앉아있던 여고생 무리 중 한 명이 도라이즈 테이블에 다가왔다.
"혹시... 피겨 선수...맞으세요?"
"맞는데요."
"아, 혹시 사인 해주실 수 있나요."
"누구요?"
창가 구석 자리에 앉아있는 셋에게 한 교복을 입은 여학생이 다가와 물었다. 사인해줄 수 있냐고. 그 여학생의 말에 순식간에 눈이 초롱초롱해져서 누구의 사인을 받고 싶냐고 묻는 지민이다. 태형은 질세라 입꼬리를 잔뜩 끌어올리고 다정한 척을 시전했다.
"아, 저 도여주 선수님..."
"네? 저요? 저 그냥 인간인데요."
"안돼요...?"
둘의 성의가 무심하게도 여학생은 여주를 조심스레 가리키며 물었다. 내 이야기가 아니지라는 생각에 창 밖을 보며 나름 감성 있게 옛 생각을 하던 여주가 당황하며 손으로 저를 가르켰다. 알다시피 피겨 선수 도여주는 은퇴한 지 2년이 된 퇴물인데, 자신의 이름 옆에 붙는 선수님이라는 호칭이 꽤 어색하면서도 기분이 좋았다. 진실의 입꼬리를 애써 진정시키며 여학생이 들고 있던 종이에 사인을 해주자 여학생이 기뻐하는 모습이 너무나 생생하게 보였다. 그 모습을 본 여주는 세상 뿌듯.
"저 기억해줘서 고마워요.”
“아니에요!… 그리고 두 분 너무 잘 어울려요! 좋은 연애 하세요!”
손으로 힘내라는 제스처까지 취한 여학생이 본인의 자리로 총총 뛰어갔다. 기분이 좋아진 여주는 입꼬리가 내려올 줄 모르고, 아직 현역 선수인데 은퇴한 사람한테 밀린 둘은 황당 그 자체였다.
“진짜 너무 뿌듯하다.”
“…근데 쟤 보니깐 도여주 너 생각난다.”
“나? 뭐가?”
“너 맨날 링크장 갈 때마다 남자한테 반해와서 졸졸 따라다녔잖아.”
“미친 그 이야기를.”
“왜, 박지민이 제일 잘 아는 이야기인데.”
또 옛날에 있던 웃긴 일화를 얘기하려나 보다 싶어서 경청하려는데 갑자기 나오는 금사빠 중딩여주 이야기에 말리려 했지만 태형은 들은척도 안 하고 이야기를 이어갔다. 자신의 옆에 앉아있는 지민에게 급 눈치가 보이기 시작한 여주가 지민을 힐끔 쳐다봤으나 멍을 때리는 건지 정면만을 쳐다보고 있었다.
순간 분위기를 갑분싸로 만든 태형에게 분노의 눈초리를 보냈다. 태형은 아무것도 모른다는 듯 어깨만 으쓱. 무려 만난 지 2시간 만에 숨 막히는 정적이 오가는 그때 지민이 입을 열었다.
“나 그때도 여주 좋아했는데.”
“그니깐. 맨날 남자한테 툭 하면 반해서 고백하고 상처받고 질질 짜는 애가 뭐가 좋.”
지민이 무슨 말을 하던지 자기가 할 말을 하려던 태형이 멈칫했다. 이 이야기로 인해 지민이 자기를 죽일 듯 노려보는 걸 알게 되었거든.

두 번째 선택지.
현재_
“지민! 지민아!”
“왜.”
“이거 입을까, 요거 입을까?”
“둘 다 예뻐.”
“아니, 네 눈에서 말고 객관적으로!”
“왼쪽.”
여쥬가 옷 방 앞에 서서는 옷 두 벌을 들고 들었다 놨다 하면서 고개를 갸웃거렸다. 저러다가 제 시간에 공항에 가지 못 할까 싶어 지민이 끌리는대로 왼쪽이라 답해주자 쫄랑쫄랑 옷 방으로 들어갔다.
“여주야, 짐은 이 캐리어가 다야?”
“응, 캐리어 위에 가방이랑!”
“먼저 나가있을게. 얼른 나와.”
지민이 자신의 캐리어와 여주의 캐리어를 한 손으로 끌면서 현관을 나섰다. 그제서야 화장대에 놓인 작은 시계를 본 여주가 식겁하며 서둘러 화장을 마무리했다. 미리 예약 한 비행기 시간이 대략 1시간 30분 남은 상태였다. 급하게 외투를 걸치고 전화를 걸며 후다닥 여주가 뛰쳐나갔다.
“야 김텽.”
“왜.”
“나왔어?”
“나왔는데, 차 더럽게 막혀.”
“그러게 우리 집에서 자고 가라니깐.”
“미쳤냐 내가. 너네 사랑놀이 하는 꼴을 내가 보고 있으라고?”
전화를 건지 단 5초만에 투닥거리는 둘을 보며 지민이 지겹다는 듯 고개를 저었다. 지민은 여주의 뒤에 서서 겉옷을 제대로 입혀주었다. 잔뜩 화를 내며 태형과 통화를 마친 여주가 미간을 잔뜩 찌푸리자. 지민은 또 뭐 이런걸로 화를 내냐고 여주의 미간을 꾹꾹 눌러주며 주차장으로 향했다.

세 번째 선택지.
미래_
평화로운 주말 아침, 여전히 돈 많은 백수인 여주와 대회가 막 끝난 지민이 실로 오랜만에 함께 있는 중이다. 여주는 소파 가운데에, 지민은 소파 등받이 위에 앉아서 티비를 보던 중 핸드폰을 뒤적거리던 지민이 여주에게 물었다.
“여주야.”
“응?”
“점심 뭐 먹을래?”
“배달 시켜먹을까?”
“먹고 싶은 거 있어?”
곰곰히 생각하는 듯한 모습을 취하며 고민하던 여주가 경쾌한 목소리로 떡볶이를 먹고 싶다 외쳤다. 그럴 줄 알았다는 듯 지민은 자연스레 여주의 단골 떡볶이집에서 빠르게 배달을 시켰다.
“영화 볼까?”
“좋아, 볼만한 거 있나?”
소파에서 내려 와 대충 자리를 잡고 티비를 켰다. 자연스레 서로의 말에 대답을 해주면서 영화를 찾고 있는데, 어느 순간 지민이 대답이 없었다. 당황한 여주가 지민을 쳐다봤다. 지민은 소파 모퉁이에서 여주를 바라보고 있었다.
“나한테… 뭐 묻었어?”
“아니.”
“그럼, 왜?”
“여주야, 우리 결혼할까?”

마음에 드는 외전에 다음 이아기가 궁금하시다면
글 하단에 있는 댓글창에서 과거•현재•미래 써있는 댓글에
하트를 눌러주세요!
제일 많은 하트 수를 얻은 외전이 연재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