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빈이와

《쇼핑몰 데이트》

“야 김여주, 너 또 옷 보러 가는 거야?”
“왜, 보기 싫어? 그럼 혼자 돌아다녀.”

여주는 당당하게 쇼핑몰 입구를 지나 안으로 들어갔다. 수빈은 작게 한숨을 쉬며 따라갔다.

“너 옷장에 옷 터지려고 하잖아. 대체 왜 또 사?”
“기분이니까. 그리고 너랑 입고 나가려면 예쁜 옷 있어야지.”

수빈은 말문이 막혀 입을 다물었다. 어이가 없다는 듯 웃다가도, 여주의 옆모습을 보며 슬쩍 미소 지었다.

“그럼 이번엔 내가 골라줘도 되냐?”
“웃기지 마. 너가 고르면 또 이상한 셔츠 같은 거 고르잖아.”
“야, 그건 너한테 어울릴 줄 알았지. 내 안목 무시하지 마라, 김여주.”

두 사람은 여성복 매장 안으로 들어갔다. 여주는 여기저기 옷을 훑어보다가 어느새 한 벌을 들고 수빈 앞에 섰다.

“이거 어때? 좀 괜찮지 않아?”
“흠... 입어봐야 알지. 피팅룸 가.”

여주가 툴툴거리며 피팅룸으로 들어가고, 수빈은 문 앞에 기대서 기다렸다.

“야 최수빈.”

피팅룸 커튼 사이로 얼굴을 빼꼼 내민 여주가 말했다.

“...좀 예쁜 것 같기도 한데, 말해봐. 진심으로.”
수빈은 그녀를 바라보다가, 살짝 고개를 갸웃했다.

“어울려. 예뻐.”
“진짜?”
“진짜. 안 사면 후회한다, 김여주.”

여주는 피식 웃더니 다시 커튼을 닫았다.

“너 말로라도 잘하네.”
“진짜 마음인데?”
“...알겠어. 이걸로 할게.”

계산을 마친 두 사람은 아이스크림 가게에 들렀다. 서로 다른 맛을 고르다가, 수빈이 여주의 아이스크림을 슬쩍 핥았다.

“야 최수빈! 뭐 하는 거야!”
“내 거보다 네가 산 게 맛있어 보여서.”
“진짜 너… 다음에 옷 고를 때 바지 이상한 거 골라줄 거야.”
“그럼 나도 네 아이스크림 안 뺏을게. 딜?”

두 사람은 그렇게 쇼핑몰 안을 웃으며 걸어 나왔다. 손이 자연스레 맞닿고, 여주는 슬쩍 손가락을 얽었다.

“근데 진짜 오늘은 네 말대로 입어보길 잘 했네.”
“내 말이 틀린 적이 있냐?”
“많았지.”
“야.”
“농담이야. 고마워.”

수빈은 작게 웃었다. 그리고 그 손을 놓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