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각- 또각-'
누군가 내 앞으로 걸어오는 소리에 고개를 들었을 때, 오늘 꿈 속은 왜인지 모든 것이 흐릿하게만 보였다.
누구인지 알 수 없게, 말 조차 나에게 걸지 않았다.
그 사람인 건 알 것 같았지만, 섣불리 다가가지 못했다.
그리고 그는 나를 안았다. 그는 나의 손에 작은 쪽지 하나를 건네주고서 유유히 다시 뒤를 돌아서 가버렸고, 난 잡지도 못한채 쪽지를 열어 확인해보았다.
'여주야, 조금만 기다려. 내가 너에게 갈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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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 속에서 항상 나에게 왔던 그였는데, 왜 이런 말을 한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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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날 -
회사에서 상사에게 잔소리를 듣고, 하루종일 기분이 좋지 않은 터라 오늘 퇴근 후 집으로 오는 길에 아무생각 없이 걷다가 어느 한적한 공원을 발견하고 벤치에 앉았다.
산책을 나온 건지 강아지 한마리와 주인이 내 앞으로 지나가는데, 강아지가 나의 발 앞으로 다가와 꼬리를 흔들며 인사를 한다.
주인은 그런 강아지를 들어올리기 위해 몸을 낮추고 쭈구려 앉았고, 나는 그 주인의 얼굴을 마주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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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꿈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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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명 현실이다. 난 아직 집에 도착하지 않았고, 물론 잠에 들지도 않았다.
그도 꽤나 당황스러운 표정이지만, 눈은 여전히 슬퍼보였다. 그리고 나는 어제 꿈에서 받은 쪽지의 내용이 떠올랐다.
'여주야, 조금만 기다려. 내가 너에게 갈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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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게 가능한 일일까? 꿈에서 보던 그가 내 눈 앞에서 날 이렇게 슬픈 눈으로 바라보고 있는 걸, 그리고 내 눈에는 왜 이렇게 눈물이 계속 나고 있는 걸까.
그는 내 옆자리에 앉아 나를 따뜻하게 안아주었다.
너무 따뜻했다. 꿈에서 느끼지 못했던 살이 맞닿는 따뜻한 체온과 그의 머리카락이 얼굴에 닿아 간지러운 느낌까지.
순간 감당할 수 없는 슬픈 감정과 여러 복잡한 감정들로 눈물이 멈추지 않았고, 왜 우는지도 모른채 그저 그를 꼭 안고 목놓아 울었다.
그리고는 울다 지쳐 잠이 들었던 걸까?
눈을 떠보니, 익숙한 방의 풍경과 포근한 이부자리.
도겸이의 집이다. 지금 이건 꿈인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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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겸이 실존 인물 두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