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략이란 단어로 포장하고-,
#11
도용시 사과문 5000자 요구하겠습니다
***

“저도 여주씨 좋아합니다. 당신이 생각했던것보다 많이요"
".......뭐요?“
정국은 벙찐채 석진을 바라보았다. 석진은 예상했던 반응이라는 듯 태연하게 정국을 대했고, 정국은 어느새 침대에서 일어나 있었다.
“저도 한여주씨 좋아한다고요"
“그것도 아주 오래전부터 좋아했었습니다"
"....저는 이사님이랑19살때부터 같이 지내왔습니다. 당신 한번도 본적 없는데요"
“여주씨16살때, 봤습니다. 처음으로."

“.....”
***
*석진 시점
비가 추적추적 내리는 밤 이었다.
아, 밤까진 아니었었나. 아무튼 나는17살, 고등학교에 발을 딛고 차차 적응해 갈때 쯤 학원이 끝나고집을 돌아가는 길이었는데, 교복을 입은 여자아이가 놀이터에 앉아 서럽게 울고있었다.
"...달래줘야 하나"
그때 내가 그 아이에게 다가가지 않았더라면...
영원히 볼 수 없었을까.
“ㄴ,누구... 세,요"
“이상한 사람 아냐"
“…”
“왜 울고있어?”
"...서러워서요"

“뭐가 그렇게 서럽길래."
아이는 내 질문에 한참 대답이 없다가 결국 보석같은 눈물을 톡, 톡 흘렸다.
“그냥 내가 너무....너무 싫고.......”
“왜 이런 환경,에서 태어난건,가 자꾸.. 나,쁜 생각만 들고..”
중학생이면 사춘기 시기이긴 하지만, 너무나도 서럽게 우는 아이에 나는 이름을 묻고 이야기를 나누며 달랠 수 밖에 없었다.
“이름이 뭐야?”
“한.. 여주.. 요"
“한여주... 이름 예쁘네"
“나는 김석진이야. 17살"
“16살이요..”
명문 사립고 교복을 입고있는 여주라는 아이. 홀딱 젖어있는 채로 밴치에 앉아있는 모습을 보니 가슴 한쪽이 쓰려왔다.
그러고 얼마 지나지 않아 여주가 입을 열었을 때 한 말은,
"...저 사실, 그리고그룹 외동딸이에요"
“어?”
“.....”
“아... 그,“
-아가씨!!!
"....아"
-비도 오는데 어디 계셨어요!!회장님께서...
“…”
자신이 유명 대기업 외동딸이라는 말을 듣고는 내가 어떤 표정을 하고 있었을까, 내 표정 또한 상처가 되었을지 모르기에 더욱 조심스러웠던 것 같다.
여주는 나를 한번 힐끗 보곤 집사로 보이는 이의 손에 이끌려 차에 태워졌다. 자기 신분을 밝히기도 어려운 일인데 나에게 이야기 해 주었다는건 좋은 뜻으로 받아들여야 할까 나쁜 뜻으로 받아들여야 할까?
아, 내가 여주에게 잘 다가간게 맞았을까.
그 뒤론 여주를 볼수도, 찾을수도 없었다. 아버지에게 부탁을해보아도 보안이 워낙 철저하다며 어쩔 수 없이 포기해야했다.
하지만 내가계속 조르고 조르며 계속 시도해보라고 했기에 우리 그룹의 정보력의 한 보탬이 되었지.
그러던 어느날이었다.
나는 동네 산책을 하던 중이었고, 저 멀리 교복을 입은 여자아이가 보였다. 얼핏보면 여주와 아주아주 닮은 아이였다. 헛것이라도 보이나싶었지만 가면 갈수록 점점 뚜렸해지는 이목구비에 나는 확신할수 있었다.
하지만 그때 당시 여주에겐 가장 끔찍했던 날 이였을거다.
"한... 여주?“
"허흑.. 흡..“
잔뜩 헝클어진 머리와 멍이 든 몸, 뛰다 넘어졌는지 무릎에는 까진 상처들이 곳곳에 가득했다.
“...맞았어?누구야. 누가"
“신경, 끄세요"
“......”
“그때 그 사,람이죠?왜 나한,테 잘해,주는 거에,요?”
“나는 그저....“

“당신도 똑,같아요"
그날 여주의 말 한마디가 가슴에 꽃혀 영영 잊혀지지 않았다. 미안하다고, 많이 아플텐데 괜찮냐고 물어봐야 하는데 여주는 비를 맞으며 떠났고, 나는 여주를 놓쳤다.
그날 뒤로 정말
그 어느곳에서도,
잘 지내는지
살아는 있는건지 아무것도 모른 채
가끔은 여주를 생각하다 눈물을 흘리며
하루하루를 살아갔다.
***
"....참 미련도 하셔라"
“…”
“그래서 지금 그 사과 하나 못 했다고 이딴 결혼을 강제로 시키려는겁니까?”
“미안하고 좋아하니까요"
“이사님은 그쪽 안 좋아합니다"
“그걸 전비서가 어떻게 압니까?”
“당신처럼 묵직한 사람은 싫어하고, 싸가지 없고 또...“
“알았죠?그러니까 결혼 취소하세요"
“제가 그런다고 순순히 할것 같습니까?”
“조금의 양심이라도 있으면"
“저는 한여주씨랑 결혼 할겁니다, 꼭"
정국은 살며시 얼굴이 구겨진채 석진에게 다가가 이야기했다.
“이사님 힘들게 하면"
“무슨 수를 써서라도 죽일겁니다. 그쪽"
정국에게서 뿜어져 나오는 살기에 석진은 흠칫했으나 여주와의 결혼은 무를 수 없다는 듯 정국에게 다시 한 번 이야기 했다.

“아마 죽을 일은 없을 것 같네요"
“허?”
석진의 당당한 말투에 정국은 어이가 없다는 듯 머리 위에 수많은 물음표를 띄웠다.
“이사님이 당신을 얼마나 싫"
아아-
순간이었다.
정국이 말을 꺼낸 순간 밖이 소란스러워 지는 것이.
직사각형 형태로 문에 작게 붙어있는 창문으로 살짝씩 보이는 분주한 간호사들의 움직임.
정국은 등에 소름이 촥 돋으며 알 수 있었다.
여주가 위급하다는 것을.
”3번 중환자실 봐주세요!!!“
그리고 어떤 한 간호사의 소리가 들리자,
병실에 있는 스피커로 들리는 방송.
코드블루8층 외과 중환자실,
코드블루, 코드블루.
8층 내과 중환자-

"....엑스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