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같은 날이 얼마나 남았는진 몰라도
익숙했던 지난날을
모두 다시 걸어가고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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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날이 어제처럼 선명하게 다가온다.
아무리 애써 잊으려 해도,
가슴 한구석에 남아 있는 기억들은
여전히 나를 붙잡고 있다.
함께 걷던 거리, 같이 나누던 말들,
그 모든 게 마치 오래된 영화의 한 장면처럼 반복된다.
난 여전히 그 길을 혼자 걸어가고 있다.
얼마나 남았는지는 모르겠다.
네가 떠나고 시간이 얼마나 흘렀는지도,
내가 이 길을 언제까지 걸어야 할지도.
하지만 발걸음은 여전히 너와 함께했던 그 순간으로 향한다.
매일이 같을 수 없다는 걸 알면서도,
똑같은 하루를 반복하며 너를 찾는다.
어쩌면 나는 그때의 우리가 그리워서,
그때의 나를 다시 만나고 싶어서
이 길을 멈추지 않고 걷고 있는지도 모른다.
미련이라는 게 이렇게도 지독할 줄 몰랐다.
언젠가 이 길의 끝에 네가 기다리고 있을 거라는
어리석은 기대, 그 기대를 놓지 못하는 내가 참 바보같다.
이미 끝났다는 걸 알면서도,
모든 걸 다시 돌려놓을 수 있을 거라는 착각 속에
하루하루를 살아가고 있다.
아직도 네가 떠난 이유를 완전히 이해하지 못한 채로,
난 너 없는 시간을 살아가고 있어.
같은 날들이 계속되길 바라면서,
마음 한편에선 그 익숙했던 과거로 돌아가길 원하고 있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