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같은 날이 얼마나 남았는진 몰라도
익숙했던 지난날을
모두 다시 걸어가고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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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의 기억들은 여전히 선명하게 남아 있다.
복도 끝까지 울리던 종소리, 칠판 앞에서 서성대던 긴장감,
그리고 친구들과 함께 웃고 떠들던 순간들.
그 모든 것이 마치 어제 일처럼 내 머릿속에 펼쳐진다.
그때는 몰랐다.
그 순간들이 지나가고 나면 다시는 돌아오지 않는다는 걸.
교복을 입고 매일 같은 길을 걸어가는 것이 일상이었고,
그 일상 속에 숨어 있는 소중함을 알아채지 못한 채
무심코 지나쳤다. 하지만 이제야 알겠다.
그 길을 다시 걸어갈 수 있다면,
그때의 나에게 모든 것이 특별했다고 말해주고 싶다.
졸업식 날, 친구들과 어색하게 인사하며 웃었지만,
마음 한편에는 묘한 공허함이 있었다.
앞으로는 더 이상 매일 마주할 수 없다는 사실이
우리를 어른으로 만들어 주는 것 같았다.
각자의 길로 나아가야 하는 시간이 왔다는 걸 알면서도,
마음속엔 여전히 그 교실에서의 시간이 멈춰 있었던 것 같다.
그 시절은 지나갔지만,
그때의 우리와 나눈 꿈과 고민,
그리고 그 속에서 함께 성장한 기억들은
언제나 내 안에 남아 있다.
어쩌면 앞으로 나아가는 길에서
또다시 그 시절이 그리워질 때가 오겠지.
익숙했던 지난날을 다시 걸어가고 있는 것처럼,
그때 그 길에서 함께 웃고 울었던 기억들이
앞으로의 길을 비추어줄 것이다.
언젠가 다시 모인다면,
우리는 또다시 그때의 모습으로 돌아갈 수 있을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