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래 가사로 쓰는 글

9. 볼빨간사춘기 - Lonel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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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때 만약 니가 나를 안아줬더라면
그 때 만약 내 어깨를 따스히 감싸줬다면
이렇게까지 널 미워하진 않았을 것 같아
이렇게까지 외로워하진 않았을 것 같아
자기야, 나 너무 외로워
나는 너무 외로웠었던 거야
네게 알 수 없던 시간들이
내게 참 모진 것들이야
그 때 만약 네 눈빛이 날 향해 있었더라면
그 때 만약 네 대답을 들을 수 있었더라면
이렇게까지 널 미워하진 않았을 것 같아
이렇게까지 외로워하진 않았을 것 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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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의 밤은 고요했다.
불빛이 희미하게 깜빡이며 도로를 물들이고 있었지만,
이리저리 바쁘게 움직이던 사람들은 이미 집으로 돌아가
자신만의 안식처에 머물고 있었다.
하지만 나의 마음은 고요할 수 없었다.
그날 밤, 나는 혼자 남겨진 채로 거리 위에 서 있었다. 

기억 속에서 그때의 장면이 다시 떠올랐다.
그때 만약, 너의 손이 내 어깨를 따스하게 감싸줬더라면,
내가 지금 이렇게 차가운 거리를 걷고 있지 않았을 것이다.
너의 작은 행동 하나가 얼마나 나에게 위로가 되었을지,
너는 알고 있었을까?
나는 그때의 나를,
그리고 그때의 너를 다시 떠올리며 눈을 감았다.

너와 나는 서로를 향해 서 있었지만,
우리 사이엔 보이지 않는 벽이 있었다.
너의 눈빛은 나를 향하지 않았고,
내가 너를 부르던 그 수많은 순간에도
너는 들리지 않는 것처럼 고개를 돌렸다.
내 안에서 쌓여가던 외로움은 결국 미움으로 변해버렸다. 

"왜 그랬을까?" 나는 홀로 묻고, 홀로 대답할 수밖에 없었다.
너의 마음을 알 수 없던 시간들이
내게 얼마나 모진 시간이었는지,
너는 결코 이해하지 못했을 것이다.
그때 만약 네 눈빛이 나를 향해 있었다면,
우리가 함께 웃을 수 있었다면,
나는 지금 이렇게 어둠 속에서 길을 잃은 채로
방황하지 않았을 것이다.

나는 깊은 한숨을 내쉬며 하늘을 올려다봤다.
차갑고 맑은 밤하늘에 별들이 빛나고 있었다.
그 별빛 속에서 나는 문득,
너와 함께했던 짧은 순간들을 떠올렸다.
그 순간들이 내게 있어 얼마나 소중했는지,
얼마나 아프게 남아있는지.
하지만 이제는 아무리 떠올리려 해도
그 순간들이 흐려지고,
결국엔 모두 사라져버릴 것이라는 걸 알았다.

"자기, 나 너무 외로워..."
나는 속삭였다.
나 자신에게, 그리고 어딘가에 있을 너에게.
그날의 너와 나를 그리워하며, 그날의 너와 나를 미워하며.

하지만 이젠 정말로 네가 없는 나의 삶에
익숙해져 가고 있었다.
이 외로움조차도 결국엔 익숙해지는 법이라고,
나는 스스로에게 말하며 다시 걸음을 내디뎠다.
밤이 지나고 아침이 오듯,
내 마음속 어둠도 언젠가는 사라지겠지.

그러길 바라며 나는 또다시 한 걸음, 한 걸음을 내딛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