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X 같이 보는 사이

001

001. 야동 같이 보는 사이




W. 서리빛





내 나이 낭랑 19세 긴 여름 방학이 끝나고 이제 거지 같은 학교생활을 다시 시작하려니 벌써 눈앞이 캄캄하다. 도대체 왜 난 학교를 다니는 거지? 자퇴할까? 아 그러면 친구가 나밖에 없는 전정국은 외롭게 학교생활 해야 하잖아. 이거 참 신경 쓰여서 계속 다닐 수 밖에 없겠네. 전정국이 누구냐고? 내 7년 죽마고우 전정국. 토끼 같은 외모에 몸 좋고 피지컬도 좋아서 우리 학교 여성들의 관심을 한몸에 받는데 사실 얘, 모태 솔로야. 들이대는 여자들 다 거절하면서 외롭다고 지X 아주 시끄러워 죽겠어. 누가 얘 좀 데리고 가줘 난 좀 피곤하거든.



카톡 -



" 아 뭐야, 아침부터 "


- 야 언제 나와 기다리는 중


- " ㄱㄷ 거의 다 했음 "


- ㅇㅋ



사실 아무도 모르는 비밀이 있는데, 나랑 얘 같이 야동 보는 사이야. 남녀가 유별난데 무슨 같이 야동을 보냐고? 둘이 진짜 친구가 맞냐고? 무슨 그런 섭섭한 말을 해? 나랑 얜 그냥 생물학적 이성일 뿐이고 서로 디스하지 못해 안달 난 사이라고~ 야동은 뭐, 우연히 취향이 비슷하길래 야동 라이프를 같이 즐기게 됐다 이 말이야. 아 전정국이 기다려서 이만 나가볼게!!! 또 지X할 게 분명하거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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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왜 이렇게 늦게 나옴? 거의 다 했다며 "


" 알아서 뭐하게, 이 누님이 언제 나오근 넌 여기서 얌전히 기다리면 되는 거야 인마~ 빨리 학교나 가자 토끼야 "


" 네네, 아 맞다 너 대학교 어디 갈지 생각했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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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니, 나 대학교 갈지 말지도 고민 중인데? 넌 가게? "





내 말에 고민하는 듯한 얼굴을 하곤 고개를 저으며 말하는데 뭐?  왜? 아니 진짜? 도대체 왜? 내가 초등학교 때부터 너랑 붙어다녀서 남자친구도 못 만들고! 대학교 가면 열심히 썸타서 연애나 해야지 했는데, 네가 나 따라오면 또 너 챙기느라 연애 못할 거 아니야! 내 미래 계획을 지금 얘가 망치고 있다는 거지? 가만 안 둬. " 야 오늘 학교 끝나고 그거 볼래? " 이 와중에 이 새끼는 새로운 동영상 찾았다고 난리네? 재수 없어. 내가 이 새끼랑 왜 친구하고 있지? 짜증 나게





" 좋은 거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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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 나 못 믿어? "





사실 얘 진짜 동영상 잘 찾는다. 요즘 그런 사이트들은 거의 다 막혀서 뚫기도 힘들고 찾기도 하늘의 별 따기인데 이 새끼는 어디서 그걸 찾아내는지 자기 취향의 동영상 엄청나게 잘 찾아가지고 어느 날 와서는 뿅 하고 같이 보자며 애걸복걸한다. 이 토끼... 이럴 때만 예쁘단 말이지? 아 야동 때문에 친구 하는 거냐고? 사실 맞아 ㅋㅋㅋㅋㅋㅋㅋ 난 이런 거 찾는 거 완전 젬병인데, 얘한테 한 번 도와달라고 했다가 취향 같으니까 같이 보자고 제안 하더라고, 물론 나도 나쁜 제안은 아니니까 흔쾌히 오케이 했지!





" ㅇㅋ 이따 보자 "





학교에 도착해서 공부하는 사람 솔직히 누가 있어? 특히 수학 시간! 책상에 엎드려서 자는 게 국룰이잖아~ 사실 내 앞자리가 바로 정국이라서 토끼 근육 때문에 가려져서 개 꿀잠 잘 수 있음. 부럽다고? 내가 다른 건 다 양보하겠는데 자리는 양보 못 해줄 것 같아 미안하다. 그럼 난 한 숨 자고 와야겠어.





툭 -


" 야 일어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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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음 뭐야? 점심 시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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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 오늘 급식 맛 없더라. 너 먹으라고 사옴 "


" 올~ 토끼 나한테 뭐 잘못한 거 있어? 예쁜 짓 하네? "




내가 제일 좋아하는 찰깨빵을 무심한 듯 툭 던지는 토끼. 내가 이거 좋아하는 건 또 어떻게 알고, 오늘만 좀 예뻐해 줘볼까?




" 야 조퇴할래? "


" 네 면상 오징어 같아서 바로 될 듯 가자. "


" ? 너 지금 나 대놓고 깐거야? 토끼 새끼 뒤질래? "





내 말에 도망가듯 뛰어가는 토끼. 시X 깡총깡총 잘도 뛰어가네 재수 없는 놈. 꼴에 운동도 잘해 짜증 나는 놈. 암튼 전정국 말대로 난 내 오징어 같은 얼굴에 흔쾌히 조퇴 허락을 받고 교문에서 기다리는 전정국에게로 뛰어가다 넘어졌다. 존X 아프다.. 그런 날 보고 박장대소하는 전정국의 안면을 강타하고 싶은 생각을 꾹 눌러 참아버리고 " 도와줘 " 다리가 삔 건지 움직이지 못하겠는 난 자존심 진짜 상하지만 전정국한테 도움을 요청했다. 뭐라고? 안 들려~~ 라며 약 올리듯 말하는 전정국에 순간 서러운데 얘 앞에서 우는 건 자존심 상해서 못하여서 눈 빨개진 채 빨리 도우라고 소리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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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야 진짜 아픈 거야? 많이 아프냐? "


" 그럼 시X 가짜로 아프겠냐? 넘어진 거 봤잖아 "


" 아 난 또 너 그런 장난 많이 쳐서 장난인 줄 알았지! "





응 바로 안 도와준 전정국 말대로 난 이런 장난을 친 전적이 있다.. 그래서 안 도와주고 꾸물거렸다는 게 화나서 정국의 등판에 업혀있는 난 정국의 대가리를 세게 후려쳤다. 토끼 새끼. 나쁜 새끼.





" 오늘 그거 볼 수 있겠어? 집에서 쉴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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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제와서 신경 써주냐? 내가 아무리 아파도 그걸 포기할 수는 없지 "


" 하긴 김여주가 그럴 사람이 아니지 "





이 새끼 또 나 돌려 깐 거지? 아직 정신 못 차렸나? 더 맞아야 하나.. 아 진짜 누가 제발 얘 좀 데려가 줘. 살려달라고!! 너희도 이런 전정국 모습 보니까 정 떨어진거지? 하 그럼 난 얠 또 챙겨주면서 대학교도 다녀야 한다는 건가. 앞날이 캄캄하네... 한숨을 푹 쉬고는 전정국 목에 손을 두른 채로 넌 여자친구 안 만들어? 했더니 응 안 만들어 지금은 한다. 아니 네가 빨리 솔로 탈출을 해야! 내가 연애를 할 거 아니니.. 항상 뭐만 하면 방해 하는 너 때문에 내가 남자친구를 못 만든다고!! 짜증 나는 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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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집임, 내려 무거워 "


" 야 나처럼 가벼운 사람이 어딨어. 시X "


" 그 놈의 입 좀. 여자애가 걸레 물었냐 "


" 알빠세요. 신경 끄세요 "





ㅈㅎ용히 토끼네 집 앞에서 내려 비밀번호를 치는 토끼를 가만히 보다가 문이 열리자마자 토끼 방으로 올라왔다. 사실 발목 아파 죽겠는데 꾹꾹 참으면서 아픈 티 안 내려 했는데 어떻게 알았는지 토끼가 비상약이 들어있는 통을 가져오더니 발목에 붕대를 감아준다. 새끼 아닌 척 하면서 나 걱정됐나 보네. 이럴 땐 참 애가 예뻐. 조금은 설레기도 하고, 아 이건 비밀이야. 이럴 때만! 이럴 때만이라고! 절대 평소에도 설렌다거나 그런 건 아니야! 진짜 우린 친구라고!!




" 와 잠만 이거 진짜 미쳤는데? "


" 뭐가 "


" 어떻게 구함? 전정국 최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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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럴 때만? "


" 에이 그럴 리가! 너 최고, 짱짱맨! "


" 다 봤으면 밥 먹고 집에 가라. "


" 왜 나 집에 보냄? 뭐하게? "


" 그걸 네가 알아서 뭐하게 시끄럽고 나가. "


" 아 밥 준다며! 먹고 나갈게!! "





전정국 똥개 멍청이 바보 해삼 말미잘. 잘해주자가 꼭 마지막에 사람 기분 상하게 하고... 툴툴대고 미워죽겠다니까. 고개를 숙이고 손을 만지작거리면서 기다리다가 피곤했던 하루에 눈이 솔솔 감기기 시작했고 이내,





" 야 밥 먹어, 김여주! 밥 먹으라고 !!! "





아 김여주 얘는 들리지도 않나. 왜 안 내려와? ... 얼씨구? 방으로 들어오니 침대 위에 쓰려져 꿀잠 자고 있는 김여주가 보인다. 얘 뭐야; 왜 내 침대에서 자냐. 난감하게, 많이 피곤했나? 그 와중에 잘 자네. 난 남자로 보이지도 않는다 이건가. 웃기면서도 가소로운 느낌에 김여주의 이마에 딱밤을 때렸더니 자면서도 아픈지 끙끙거리며 이마를 감싼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얘 봐라? 귀엽네? 뭐? 귀여워? 얘가? 사내새끼 같고, 야동 좋아하고, 항상 약 올리고 괴롭히는 애가 뭐가 귀엽다는 거야 전정국... 정신차려!! 때 마침 추운지 몸을 움츠리는 게 보여 이불을 덮어주고는 1층으로 내려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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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여주 때문에 잠은 다 잤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