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덜 터덜.
집으로 돌아가는 정국의 모습이었다.

"오늘은 왜이렇게 일이 안풀리냐...."
이미 주변은 깜해져있었고, 사람도 별로 다니지 않았다.
르르르르르-
"여보세요?"
전화를 받자 아무소리도 들리지 않았다.

뭐야, 이건 공중전화 번혼데....
잘못걸었나 생각하며 끊으려는 찰나,
수화기 너머로 살짝쉰 낮은 남자 목소리가 들렸다.
"전정국."
"여보세요..? 누구세요?"
"너냐....ㅋ 그 3년동안 지긋지긋하게
나를 찾는다는 놈이."
".......!?!!!헉...."
나도모르게 헉 소리가 나왔다.
아니 그냥 헉 소리만 나왔다.
무슨일이 일어난건지 생각할 틈도 없이
일단 심호흡을 하고 다시 전화들 받아들었다.
"....ㄴ...너....ㄴ.."
목소리가 떨렸다.
"Y...너냐.....?"
그는 그 특유의 변조된것같은 쉰소리로
빠르고 간결하게, 제 할말을 해댔다.
"그래, 일단 너 번호추적같은거 하기만해봐..
이런 짧은 연락조차도 끊어버릴거야.
뭐, 나와의 연락이 끊기면 너만 손해지, 소중한 기회를
잃는거니까"
"ㅁ...뭐? 기회? 허.."
"그건 나중에 알게될테고, 내얘기좀하자"
그는 내말을 단숨에 잘라버리곤
다시 자기 할말을 하기시작했다.
"그래, 번호추적 해봤자 난 이미 떠난뒤일텐데
왜 그런짓을 하겠니 너같은애가"
그와중에 칭찬인것같아 슬쩍 미소짓는내가 한심했다.
"그래도, 넌 보기보다 멍청할지 모르니 빨리말할게.
아, 어디 갈 생각말고 거기서 꼼짝않고들어. 난 니가보이거든."
그말에 급히 주위를 둘러봤다.
그러나 보이는건 그냥 컴컴한 암흑속 빛나는
가로등과 간판들 뿐이었다.
"두리번거리지마, 어차피 안보여."
순간 소름이 쫙 돋았다.
"야 너, 지겹지도않냐?"
"뭐?"
"너 전정국, 나 3년동안 지겹도록 쫓는거. 안지겹냐고"

"ㅋ....그건 내가 할 소리지.."
"이제 나이도 좀 들었을텐데, 안힘들어?ㅎ
그게 벌써.. 10년전 일이야. 네 첫 살인으로부터 10년째라고"
"와... 니가 기억하는게 첫살인이었는지는 몰라도
나는 니 동생이 누군지 기억못해"
"내동생..그걸..어떻게....."
"그런건 몰라도 되잖아ㅎ 내가 한 살인이 얼만데,
십년전 애를 기억해. 그니까 지금와서 책임묻지마라"
....
"시간지나면 책임이 없는거냐?!!!!"
너무 화가나서 버럭 소리를 질렀다.
주변에 있던 몇몇 사람들이 흘끗 쳐다보고 갔다.
"어이, 진정하고.. 아까 십년전이랬지, 그래 기억나네..
왜냐하면 내가 제일 힘들때였거든. 열여덟."
Y는 18살이 제일 힘든 시기였고 그때
첫 타깃으로 내 여동생을 살해했다고 했다.
가장 짜증나는건, 그의 목소리와 말투에는
조금의 죄책감도 느껴지지 않았다는 것이었다.
Y는 이 말을 남기고 전화를 끊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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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심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