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민이 부들거리며 주먹을 꽉 쥐었다. 그리고 이내 힘을 풀었다. 창밖의 푸르고 또 영롱한 하늘을 보고 눈물을 삼켰다. 그 어두운 방에서 힘들텐데, 내가 할 수 있는 것도 없고.

"강미래.. "

"지민 님, 손님이 있습니다. 다시 보낼까요?"
"... 들어오게 하거라."

"안녕?"
"뭐야. 이지은."
"니 황후 자리 관심 없어. 도와주려고."
"아버지가 황후도 뽑았어?"
"그것도 너로?"
"응, 나도 관심 없어서 그런데 그 마녀 꺼낼 수 있게 해주면 되는 거야?"
"근데 조건도 없이...?"
"대신,"

"뒷산에 할망구 좀 내쫒아봐."
"뭐야, 그게 끝이야?"
"그건 너가 해도 되잖아."
"친할머니 아니야?"
"맞으니까 그러지. 내려와서 같이 살게."
"집도 줄 수 있어, 도와주기만 하면..."
"먼저 집 얻으면 먹튀 같으니까 도와주고 얻을게."
"역시 이지은, 진짜 도와주는 거지?"
"당연하지. 너도 나 다시 여기로 돌아올 수 있게 해줬잖아. 10년이 넘어서 은혜를 갚네."

"아무튼 내일 이 시간에 다시 온다."
"응, 조심히 가고."
지은이 포스트잇에 내일 5시 40분. 이라는 문구를 적고 책상에 붙이고 나갔다. 헛웃음을 내뱉고는 뒷산으로 걸음을 옮겼다.

"... 나 쫓겨나는 거 아니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