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는 내 카페인

2화. 벽에 부딪혔습니다, 그게 사람 얼굴이었고요

“10시 출근이랬지…?”

 

 

김여주는 9시 56분에 도착해 문 앞에서 기를 모으고 있었다.

이상하게 손에 땀이 났다. 아니 땀이 문제가 아니고, 이 앞치마.

 

 

 

 

“왜 M 사이즈라고 했지…? 그걸 맞췄다고?”

 

 

왠지 모르게 사장 얼굴보다 앞치마가 더 무서웠다.

조심스럽게 문을 밀고 들어가자, 어김없이 딩동 소리.

 

태산은 이미 커피를 내리고 있었다. 오늘도 감정 없는 얼굴, 오늘도 검은 티셔츠.

 

 

 

 

“왔어요?”

 

 

“…네, 사장님.”

 

 

“앞치마 입고, 손 씻고, 청소부터 해요. 바닥부터요.”

 

 

…아니, 무슨 인턴도 아니고 첫날부터 바닥이야?

김여주는 속으로 울면서도 고개를 끄덕였다.

 

 

“네…! 청소 완전 잘하죠, 저!”

 

 

30분 후—

 

 

“사장님. 저… 청소 다 했는데요.”

 

 

태산은 무심하게 바닥을 한번 쓱 훑어봤다.

“…어디를요?”

 

 

“바닥 전체요.”

 

 

“그건 먼지 전체고요.”

 

 

“…?”

 

 

 

 

“걸레에 먼지를 퍼담은 수준인데요. 닦은 게 아니라 밀었네요.”

 

 

김여주는 자기 청소 자존심에 스크래치가 간 걸 느꼈다.

“아니 제가 처음이라… 아직 익숙치가 않—”

 

 

“그럼 익숙해지면 되죠.”

 

 

“……”

 

 

“그 전에 고객 응대부터 익숙해져야 할 것 같은데요.”

 

 

그리고 정확히 그 순간.

문이 열리며 손님이 들어왔다.

 

처음 보는 사람인데, 노트북에 이어폰에… 왠지 무서운 인상.

여주는 허둥지둥 뛰어나가 인사했다.

 

 

“안녕하세요! 온도에 오신 걸 환영합—”

 

 

“콜드브루요. 빨리.”

 

 

…네?

 

 

여주는 손님을 향해 어색하게 웃었다.

“네! 지금 바로… 네. 그게… 어디에… 아 저기 있네요!!”

 

그녀는 냉장고를 열었고,

유유히 나오는 유리병을 그대로 바닥에 떨어뜨렸다.

 

 

-쨍그랑!-

 

 

카페 안이 얼어붙었다.

유리 조각, 튄 콜드브루, 얼음알갱이,

그리고 여주.

 

 

“……죄, 죄송합니다!! 제가 바로…!”

 

 

손님은 짜증이 난 얼굴로 말했다.

“아 진짜… 뭐 하는 거예요? 여기 커피집 맞아요?”

 

여주는 말문이 막혔고, 그 순간—

태산이 조용히 다가왔다.

 

“죄송합니다. 제가 다시 내려드릴게요.”

 

 

“아니 뭐, 이렇게 늦고 실수까지 하고… 진짜.”

 

 

“커피는 금방 나올 거예요.”

 

 

손님이 자리에 돌아간 뒤,

여주는 고개를 푹 숙였다.

 

 

“저… 진짜 죄송해요. 제가… 진짜 열심히 하려는데, 자꾸…”

 

 

 

 

태산은 잠시 여주를 쳐다보다 말했다.

“다친 데는요?”

 

 

“네?”

 

 

“유리병 튀었을 수도 있으니까. 손.”

 

 

여주는 고개를 들었고, 태산은 그녀의 손등을 잡았다.

진심 2초, 그 손이 닿은 찰나—

 

여주의 심장이 뛴 건…

스트레스성 빈맥이라고 생각하기로 했다.

 

 

“괜찮네요. 다행이에요.”

태산은 담담하게 말하고, 다시 바를 정리하러 갔다.

 

 

여주는 그 뒷모습을 보며, 괜히 중얼거렸다.

 

 

 

 

“…진짜 감정이 없구나.

그래서 더 신경 쓰이네. 뭐야, 저 사람.”

 

 

 

 

 

 

✅ 에필로그 (김여주’s 메모)

 

[첫 출근 후기]

청소 지적당함

커피병 박살냄

손님한테 혼남

사장한테도 혼남

사장이 손 잡아줌 ← ???

심장이 이상함 ← 병원 가야 하나?

결론: 내 인생 첫 알바, 난이도 지옥.

하지만… 사장은 좀… 잘생김. 젠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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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화의 계속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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