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 : 운명의 수레바퀴 [ 시험 끝나면 재연재 ]
#4 회상


넘실거리는 파도, 시원한 바닷바람.

짧은 단발머리가 바람에 휘날렸다.

나쁘지 않은 느낌.

눈을 감고 가만히 바람을 느꼈다.

파도가 철썩 거리는 소리. 시원한 바람 소리.

모든 것들에는 아름다운 선율이 있다.

악기뿐만 아니라,

고요한 새벽의 선율.

봄 바다의 선율.

윤기만의 선율.

나만의 선율.

시원한 바닷 바람과 파도와 이 시간이 만들어 낸 선율은

절대 살 수도 팔 수도 없을 정도로

아름다웠다.


명 연
" 시원한 냄새... "

이런 걸 느낄 수 있는 날도 얼마 안 남았을 것 같아서 눈물이 나네.

.

..

...

..

.


명 연
" 윤기야 "


민윤기
" 응? "


명 연
" 만약 우리가 어쩔 수 없이 헤어져야 할 상황이 오면 어떻게 할래? "


민윤기
" 어떻게 하긴, 어쩔 수 없잖아. 난 니 선택을 존중할게 "


민윤기
" 사람은 사람을 이해한 순간에 그 사람을 온전히 아는 기분이래 "


민윤기
" 그러니까 난 이해할래 "


민윤기
" 하지만 많이 힘든 일이라면 "


민윤기
" 말 없이 안아줄게 "

'그럼 지금 안아줘'라는 말은 삼켰다.

너무 미안해서,

너는 날 이렇게나 이해하는데

난 그러지 못해서

어쩐지 내가 작게 보이고

부끄러웠다.

.

..

...

..

.


명 연
" 야옹아, 거기서 뭐 해 "

고양이
" 가여운 인간, 참으로 불행한 운명이구나 "

갑자기 멍해졌다.


명 연
" 고양이가 말을..? "

고양이는 말 못 하는데...

고양이
" 내가 그냥 단순한 고양이 같더냐 "


명 연
" 아 꿈이구나 "

누워서 눈 감으면 일어날 수 있을까 싶었다.

고양이가 말을 한다는 게 이상했으니까.

고양이
" 꿈 아니다 "

고양이
" 너를 너무 딱하게 여긴 신이 내려왔다고 해두지 "


명 연
" 아니 무슨... 딱하면 살려주던가. 아니면 수술할 돈 주세요 "

고양이
" 그런 걸 도와주려 온 것이 아니다 "

고양이
" 너는 이미 네 자신의 운명을 잘 개쳑하고 있지 않느냐 "


명 연
" 뭔 고양이가 멍멍 거리는 소리야... "

고양이
" 조그만 선물을 주려 왔다 "

말을 마친 고양이는 앞 발로 내 이마를 꾹 눌렀다.


명 연
" 아 뭐하는..! "


명 연
" 뭐야 없잖아..? "

참 이상한 일이네...

.

..

...

..

.

할 일이 없어 멍하니 누워있었다.


명 연
" 내가 하려던 일은 생각보다 빨리 끝났고 "

뭐를 해야 보람차게 보낼 수 있을까...

시간이 얼마나 남았을까.

얼마 남지 않았다면,

그 시간들은

윤기를 위해 쓰는 걸로 할까.

침대위에 누워서 이런 저런 생각을 하다 잠들었다.

.

..

...

..

.

난 누구의 편도 들어준 적 없다.

넌 그냥 작은 변수였다.

무슨 일에도 오차 범위는 있는 법이니,

넌 오차범위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누군가를 편애한다면 그자가 신이라고 할 수 있겠는가.

이 점은 잘 알아두면 좋겠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