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 : 운명의 수레바퀴 [ 시험 끝나면 재연재 ]

#5 혼수상태

선선한 날씨.

오늘은 이불 밖으로 나가고 싶지 않다.

몸 상태도,

그리 좋은 것은 아니다.

포근한 이불 속에 푹 파묻혀서 고개를 비볐다.

명 연 image

명 연

" 따뜻해... "

기분 좋다.

.

..

...

..

.

똑똑똑-

민윤기 image

민윤기

" 연아 나 들어간다 "

명 연 image

명 연

" 어어 응 들어와! "

머리를 급하게 정리하고 마른 세수를 한 번 하니 문이 열리는 소리가 들렸다.

.

..

...

..

.

민윤기 image

민윤기

" 방금 일어났어? "

명 연 image

명 연

" 나름 정리했는데 티 나..? "

민윤기 image

민윤기

" 응 엄청 "

윤기는 바람 빠지는 소리로 웃으며 내 머리를 헝클어트렸다.

명 연 image

명 연

" 아 무슨... "

민윤기 image

민윤기

" 괜찮아 예뻐 "

어떻게 이길 수가 없어...

명 연 image

명 연

" 아 윤기야 "

민윤기 image

민윤기

" 왜 연아 "

명 연 image

명 연

" 우리 숲으로 놀러... "

갑자기 몸이 기울었고 곧 바닥에 몸이 닿았다.

민윤기 image

민윤기

" 연아!!! "

놀란 듯한 눈으로 손을 뻗는 윤기.

그게 내가 본 마지막 윤기의 모습이었다.

의사

" 혼수상태입니다 "

의사

" 그리고 심장 악성 종양이 진행이 많이 되어있던데 여자친구 분이 아무 말씀도 안 하셨나요? "

민윤기 image

민윤기

" 네 하나도... "

윤기는 눈물을 툭툭 떨궜다.

의사

" 저대로 사망하실 확률이 큽니다 "

의사

" 아니면 어떻게 수술 진행 하시겠어요? "

내 몸을 빤히 쳐다보는 윤기의 눈빛이 너무 무거워 금방이라도 눈물이 툭 떨어질 것 같았다.

민윤기 image

민윤기

" 아니요. 아마 저한테 피해 끼치기 싫어서 말 안 했을 거예요 "

민윤기 image

민윤기

" 만약 그렇게 살아나도 "

민윤기 image

민윤기

" 저한테 너무 미안해 할 것 같아서 "

민윤기 image

민윤기

" 그런 모습은 절대 못 봐요 "

의사

" 기적이 일어나길 빌어보세요 "

의사

" 의사인 제가 할 말은 아니지만 "

의사

" 어느 신이 듣고 있을지도 모르니까요 "

그 말을 끝으로 의사는 나갔다.

명 연

' 윤기야 잘 선택했어 '

민윤기 image

민윤기

" ... "

명 연

' 너한테 타격이 클 거야 '

명 연

' 만약 수술 한다고 했다면 '

명 연

' 나는 니 얼굴 못 봤을 거야 '

말을 마치자 윤기가 바로 내 침대 옆에 무릎을 꿇었다.

두 손을 모으고 눈을 감은채 기도하는 모습.

네가 한 것처럼 네 어깨를 끌어안고 능청스럽게 농담을 하고 싶었지만

명 연

' 너에게 닿을 수가 없어 '

유체이탈...을 한 것 같은데

이대로 내가 얼마나 살 수 있을까.

2주?

1주?

얼마나 되던

제발 윤기가 너무 충격 받지 말아줬으면 좋겠다.

명 연

' 윤기랑 오려고 했는데... '

숲에 오는 건 오랜만이네.

숲에서도 피아노 친 적이 있었는데,

꽃잎이 흩날려서

참 아름다웠어.

명 연

' 그래서 윤기한테도 꼭 들려주고 싶었는데 '

명 연

' 너무 약한 거 아니냐고 내 몸 '

어쩐지 내가 타인으로 느껴져 비릿한 조소를 띄우면서도 눈은 참 쓸쓸했다.

.

..

...

..

.

점점 어두워지기 시작해서 절벽 근처로 왔다.

수평선 너머로 사라지는 태양.

태양이 저 너머로 완벽히 숨으면 달이 뜨겠지.

이런 광경은 원래 윤기랑 가족들 다 데려와서 신년에 봐야하는데,

명 연

' 이것도 욕심인가 '

눈물이 볼을 타고 흘렸다.

손등으로 눈물을 벅벅 닦고 절대 울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내가 윤기를 위해 할 수 있는 건 다 했어.

명 연

' 울지 말자 '

운다고 해결 되는 일은 아니잖아.

명 연

' 제대로 되길 빌어야지 '

.

..

...

..

.

태양이 숨었다.

어둡다.

완벽히 죽으면 나도 어둠 속에 갇히나?

갑자기 바람이 불어왔다.

흩날리는 머리카락에 웃음을 흘렸다.

명 연

' 유령도 머리카락이 흩날리나? '

나쁜 느낌은 아니네.

고양이가 준 선물이 이런 건가.

어둠 속에 갇히지 않고,

자유로이 세상을 떠돌 수 있는

그런 선물.

고양이

네 생각도 참 모르겠어

???

뭐가?

고양이

저번에는 안 된다고 그렇게 막더니

???

그냥 작은 변수였어.

고양이

얼씨구? 어쨌든 다행이네.

???

그래 이정도면 만족하지?

고양이

응 저 아이가 행복했으면 좋겠다.

???

반드시 그럴 거야.

고양이

그렇지?

???

강한 아이니까 행복할 거야.

고양이

인간은 누구나 죽지만

고양이

저 아이는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네.

???

참 신기한 아이야.

고양이

곧 만나면 선물이라도 더 줘.

???

내가 왜?

고양이

저 아이 아끼는 거 다 알아

???

알았다고,

???

넌 어떨 것 같아.

???

죽는다면 태연할 수 있겠어?

???

물론 불가능하겠지만,

???

그래도 너무 두려워 마.

???

선한 사람은 그만큼의 대우를 받으니까.

고양이

악인도 악인만큼의 대우를 받겠지.

???

죄가 있다면 지금이라도 뉘우치고 속죄하면서 살아.

???

혹시 모르잖아 신이 너무 관대할 수도?

???

저런 이제 가야할 시간이네.

???

잘 생각해.

???

죄의 무게가 중요한 것이 아니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