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전 99패 1승
100전 99패 1승_마지막화




100전 99패 1승_마지막화



첫사랑이자, 잊을 수 없는 추억을 보낸 윤기와의 인연에 마침표를 찍고, 가벼워진 마음으로 태형과 함께 회사에 출근한 여주.

자리에 앉은 여주에게 다가온 유현이 그녀의 책상에 빵 하나를 내려놓고 자리로 돌아간다.

빵 위에는 '그동안 미안했어'라고 쓰여져 있었고, 우리 착한 여주는 진심으로 유현이가 자신에게 사과를 하는 줄 알고 빵을 뜯어서 먹...

먹지 않고, 먼저 빵의 원재료명을 확인했다. 그랬더니, 역시나 유현은 여주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다.

남을 골탕 먹이고 싶다면 머리라도 좋아야지. 멍청한 건 시간이 지나도 어쩔 수 없구나.

원재료명에 떡하니 땅콩이라고 쓰여 있는데, 더 이상 날 이기지 못하니까, 땅콩이라도 먹여서 고생시키려고 했나 보지.

그런데 어쩌나 난 이제 너한테 당할 정도로 바보였던 그 호구 오여주가 아닌데.

너의 이 사과가 진심이길 바랐다면 난 그래도 널 마지막까지 친구라고 생각한 거겠지. 그런 내 마음을 처참하게 짓밟아줘서 고맙다 유현아. 이제야 알겠네. 오여주 인생에는 친구란 없었다는 거.

마음을 굳게 먹은 여주는 빵을 들고 유현이에게 가까이 다가간다. 부드러운 것 같지만 살벌한 눈빛으로.



오여주
"그동안 미안했어...라, ㅎ. 그렇게 미안한 사람이 내가 땅콩 알러지가 있는 걸 알면서 땅콩이 들어간 빵을 주나?"


홍유현
".......!"


내 폭로에 부서의 모든 사람의 이목이 우리에게 집중되었고, 당황한 유현은 어버버거렸지.



홍유현
"팀장님, 지금 그게 무슨 말씀이신지..."


오여주
"이해가 안 돼? 이해가게 해줄까?"


오여주
"네가 고등학교 때, 내 짝남을을. 대학교 때, 내가 정말로 사랑했던 남친을 뺏고, 이제 정말 나에게 남은 하나뿐인 사람을 뺏으려고 했어도 내가 한마디도 안 한 이유가 뭔 줄 알아?"


오여주
"난 널 친구라고 생각해서였어. 너무 슬프고 분해도 친구여서 이해하고 싶었다고"


홍유현
"............"


오여주
"그런데, 넌 정말로 단 한 순간도 내가 친구였던 적이 없구나. 그렇게 부정했는데, 받아들이니까 내가 너무 비참해지네"


두 눈에서 흘러내리는 눈물은 참을 수가 없었다. 내 말의 뒤로 유현이는 바로 밖으로 뛰쳐나갔다. 아무런 말도 없이.

진심이 담긴 사과는 듣지 못했지만, 마음이 한결 편해졌다. 그동안 날 속으로 짓누르고 있던 게 사라진 기분이었다.

그날 이후로 유현이를 다시는 보지 못했다. 사장님인 석진 오빠에게 사직서를 내고서는 부서 사람들에게 작별 인사 하나 없이 사라져 버렸다.




김태형
"내가 준 목걸이는 매일 차고 다니네"


오여주
"당연하지. 누가 준 목걸이인데~"


김태형
"다음에는 네 네 번째 손가락에 끼워줄게"


오여주
"응...?"



김태형
"내 색시가 되어줄 거지?"


오여주
눈물을 머금은 채로 끄덕거린다))



비록 모든 걸 뺏겼지만, 가장 소중한 이 남자를 지켰으니까.

100전 99패 1승이라고 해도 되겠지?


100전 99패 1승_완


우당탕탕 마무리를 지은 것 같아서 너무 아쉬워요ㅠㅠ 다음 편은 후기로 뵐게요! 그때까지 조금만 기다려주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