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전 99패 1승
일찍 왔어야지_70화




일찍 왔어야지_70화



"여주야... 오여주..."


많이 듣고 싶었고, 다시는 듣기 싫었던 그 목소리.

그 익숙한 목소리를 듣자마자 나도 모르게 눈물이 뺨을 타고 흘러내렸다.

미련이 있는 것처럼 보이기 싫어 순간적으로 눈물을 소매로 닦았다.


달칵-]


내가 문을 연 건 내 마음속 깊은 곳에 남은 윤기랑의 추억 때문이었다.




문을 열고 나오니, 문 옆에 주저앉아 고개를 숙인 윤기가 보였다.


".........."


날 버리고 잘 사는 줄 알았는데, 이게 뭐야... 진짜...



오여주
"민윤기"


내 목소리에 윤기는 고개를 들고 눈물로 범벅된 얼굴로 나를 바라보았다.


"여주야... 내가 미,안해"


술을 마셨는지, 술 냄새가 진동을 했다.

다시 윤기를 만나게 된다면 물어보고 싶은게 정말로 많았는데, 윤기의 미안하다는 말 한마디에 아무것도 생각나지가 않았다.



오여주
"이제 와서...?"


오여주
"정말로 나한테 미안했으면 조금 더 일찍 왔어야지...!"


울지 않으려고 했지만 울컥했다. 아마도 윤기가 나한테 소중한 사람이었다는 증거겠지.

내가 울컥하자 윤기는 덜덜 떨면서도 내 앞에 무릎을 꿇고 앉았다.


"내가... 너한테 하면 안 되는 짓을 했어..."

"쓰레기 같은 나 용서하지 마, 여주야..."


넌 왜 나를 이렇게 비참하게 만드는 건데...!

네가 이러면 정말로 내가 비련의 여주인공 같잖아...


지금 이 순간 윤기의 멱살을 잡고 욕을 퍼붓고 때리고 싶었지만,

아무리 그래도 한때 나 자신보다 더 사랑했던 사람이니까 그럴 수가 없었다.



오여주
"민윤기. 일어나"

"............"


오여주
"일어나라고"


그렇게 미웠는데, 이렇게 울면서 미안하다고 하는 윤기를 보니 마음이 약해졌다.

결국에는 윤기를 일으켜서 집으로 들어왔다.




윤기를 집에 들인 건 태형 오빠한테 정말로 미안하지만, 지금으로써는 이게 최선이었다.

윤기에게 꿀물을 타서 줬다.


옛날에 윤기가 취하면 이렇게 꿀물 타주고는 했었는데...



오여주
"취했으니까, 오늘만 자고 가"


남주의 방에서 이불과 베개를 꺼내와서 소파에 올려주었다.


터업-]


"여주야... 내가 미안해..."


오여주
"알았으니까, 자"

"네가 날 용서 안 해도 상관없어"

"그래도 내 얘기라도 들어주면 안 돼...?"


오여주
".... 꼭 들어야 해?"


사실은 미치도록 듣고 싶었다.


그날 왜 유현이랑 같이 모텔에서 나온 건지.

하필이면 왜 유현이랑 바람을 피운 건지.

모든게 다 궁금했다.



"들어줬으면 좋겠는데..., 내가 너무 이기적인 걸까...?"


오여주
"하아... 그래, 어디 한번 해 봐. 변명이라고 생각하고 들어줄게"


그렇게 나는 3개월 전 윤기의 이야기를 듣게 되었다.



다음편_ 윤기의 이야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