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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기의 이야기 2편_72화

윤기의 이야기 2편_72화

그렇게 윤기는 부모님이 자신에게 남긴 빚을 갚기 위해서 유현이가 원하는대로 몇번 만나주기로 했다. 여주에게 정말로 미안한 마음이 들었었지만, 빚을 빨리 갚고 여주한테 그동안 못 해줬던 걸 해줄 수 있다는 생각에 기분이 좋았다.

띠리링-]

울리는 전화기를 바지주머니에서 꺼낸 윤기, 발신자는 다름이 아니라 여주였다.

하필이면 유현이랑 같이 있어서 받을 수도, 그렇다고 안 받을 수도 없는 상황이었다.

윤기의 발신자를 여주인 걸 확인한 유현이는 윤기의 전화기를 뺏어가서 전원을 꺼버렸다.

민윤기 image

민윤기

"지금 이게 무슨 짓입니까"

홍유현 image

홍유현

"제가 말 못한 게 한가지가 있는데"

홍유현 image

홍유현

"저랑 만날 때는 여주랑 연락은 금지예요"

어처구니 없는 유현이의 말에 윤기는 화가 났다. 아무리 빚 때문에 지금 이렇게 만나고 있는 거라고 해도 여주까지 힘들게 하고 싶지는 않았다.

민윤기 image

민윤기

"그런 말은 없었잖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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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유현

"그래서 지금 말하잖아요. 안 된다고"

참을 인이 하늘까지 찌른 윤기는 자신의 팔짱을 끼고 있는 유현이의 팔을 빼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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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윤기

"그냥 그만하죠. 빚은 안 갚아주셔도 됩니다"

터업-]

홍유현 image

홍유현

"흐음... 그럼 어쩔 수 없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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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유현

"여주가 어떻게 되는 상관없다는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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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윤기

"여주 건드리면 내가 너 죽여버릴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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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유현

"푸흐... 그래, 어디 잘 죽여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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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유현

"윤기씨 손에 제가 죽기 전에"

쓰윽-]

홍유현 image

홍유현

"여주가 먼저 죽을 거예요" ((씨익

그때, 윤기에 가장 먼저 들은 생각은 '아, 나 잘못 걸렸구나' 였다.

귓속말로 도발하는 유현이에 윤기는 주먹을 꽈악 말아쥐었다.

민윤기 image

민윤기

"...내가 어떻게 하면 여주 안 건드릴 건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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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유현

"이주일 동안은 여주 만나지 말고 저랑만 만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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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유현

"물론 나랑 같이 있을 때는 여주랑 연락 금지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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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유현

"제가 하자는 건 무조건 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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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유현

"전 많은 걸 바라지 않아요" ((싱긋

그냥 너희가 깨지는 걸 바라는 것 뿐인 거지.

그날 밤_

유현이한테 끌려다닌 윤기는 집에 들어오자마자 침대에 털썩 눕는다.

그리고 유현이가 껐던 전화기를 다시 켠다.

부재중 전화 9통. 메세지 3개.

08:32 PM

- 자기야, 전화를 안 받으니까, 걱정 된다. 어디 아픈 건 아니지?

09:03 PM

- 만약에 일자리 찾느라 바쁜 거면 자꾸 연락해서 미안해.

10:13 PM

- 너무 걱정 되서 집에 갔더니 없길래. 다시 집으로 왔어. 내 문자 확인하면 꼭 전화줘. 무슨 일 있는 건 아니지?

여주의 문자를 확인한 윤기는 깊은 한숨을 쉬었다.

떨리는 손으로 여주의 연락처의 초록색 버튼을 꾸욱 눌렀다.

신호음이 얼마 가지 않아 윤기가 그토록 듣고 싶었던 목소리가 전화기 너머로 들려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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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여주

"자기야, 어디 아픈 건 아니지? 괜찮아?"

전화를 안 받은 거에 대해서 화내기는 커녕 조심스럽게 안부를 묻는 여주에 윤기는 왈칵 눈물이 차올랐다.

지금 시간 12시 31분. 이 시간까지 여주는 침대에 앉아 꾸벅거리면서 윤기의 연락을 기다렸다.

민윤기 image

민윤기

"........." ((또르르

오여주 image

오여주

"자기야, 많이 힘들지?"

취직을 하지 못하는 윤기는 항상 힘들어했었다. 그런 윤기를 그 누구보다 잘 아는 여주는 윤기가 취직 때문에 힘들어하는 건 줄 안다.

하지만 윤기는 부모님의 빚에 취직에, 빚을 갚으라고 매번 찾아오는 사채업자에 걱정이 되는 게 이만저만이 아니였다.

그럼에도 윤기는 여주를 만나고 챙겼던 것이었다. 비록 비싼 목걸이 하나도 목에 걸어주지 못하지만 말이다.

민윤기 image

민윤기

"ㅇ,여주야... 내,가 미안해... 미안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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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여주

"미안해 하지 마. 자기의 잘못이 아니야"

전화가 끊긴 뒤로도 윤기는 소리 없이 흐느껴 울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