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억짜리 자존심
#01. " 13억짜리 거래 "


늦은 밤

번화가 골목




북적이는 번화가에 조금 떨어진 이곳은

한적하기 그지없다.

하지만,

하지만, 그곳을 메우는

이 잔잔한 멜로디가 한적한 골목에 작은 변화를 가져올지도 모른다.

...


최연준
우리가 맞잡은 이 손을 놓치지 않고선


최연준
계속 가까웠던 이유를


최연준
넌 알고 있지만 애써 모르는 척


최연준
멀리서 바라보고 있는 그대

...


백희재
...

관객이라곤 여자 한명과 방금 전 지나가던 연인들

이곳은

이곳은 나의 작은 무대이다.

...


최연준
난 네 눈을 보고,


최연준
넌 내 눈이 돼줘


최연준
하얗게 피어난 넌 내게···

...

그렇게 마지막 곡의 한 소절이 끝이 났다.



최연준
들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인사가 끝나자 드문드문 작게나마 박수 소리가 들려온다.


백희재
...(박수)



최연준
...(싱긋)

그 작은 박수마저 나는 행복했다.

길거리 버스킹조차 흔치 않은 공연의 기회인 내게 1~3명의 관객의 박수는 내게 많은 힘을 주었다.



최연준
정말,, 감사합니다

등장인물
행인 | 앵콜! 앵콜!


최연준
네?


최연준
앵콜이요..? (*수줍)

나는 앵콜이라는 한마디에 수줍게 미소를 지었다.

내 노래를,

내 노래를, 내 목소리를

한 번더 들고 싶다고 말해주는 사람이 있다는게 내겐 큰 기쁨이었다.



최연준
하하,, 그럼 한 곡만 더···

하려는 찰나

등장인물
" 단속반입니다 "

등장인물
" 허가 되지 않은 공공장소에서 무단으로 공연 하시면 안됩··· "

단속하러 온 경찰 2명이 달려왔다.

...


최연준
...하씨,

다다닷.-

나는 급하게 스피커와 마이크를 챙겨 단속을 피해 달아났다.

...

..

.




...

...


최연준
하하...하..-


최연준
저번주에는 단속 안하더만, 왜 오늘은..;


최연준
하...-

연준은 가뿐 숨을 내쉬었다.


탁.-


최연준
오늘 재수 드럽게 없네.

연준은 애꿎은 빈 깡통만 걷어찼다.



최연준
됐다, 빈 깡통 찬다고 뭐가 달라지나..


최연준
오늘은 이만 들어가봐야지..


최연준
내일 알바도 있고..

연준은 터벅거리는 발걸음으로 집으로 향했다.

...


집으로 향하던 발걸음 뒤로

점차 등 뒤로 누군가의 인기척이 느껴졌다.

...


최연준
...?

뭐지, 누가 따라오는 것 같은···

..." 안녕하세요 "


최수빈
최연준씨 맞으시죠?


최연준
! 아씨 깜짝이야···


최수빈
죄송합니다, 놀라게 하려고 한건 아니였는데···


최연준
...누구세요?


최수빈
아,


최수빈
아, 저는 이런 사람입니다.

남자는 연준에게 명함을 건넸다.


최연준
..?

연준은 그 명함을 받아들고 천천히 읽어내려갔다.

...


최연준
백화그룹..백희재 대표,,


최연준
...!?

연준은 명험을 보자 기겁하며 놀란다.


최연준
ㅂ..백화 그룹이요?


최연준
그,, 저 백타운이랑, 서울 지역 곳곳에 백화점을 세운 그 건설회사요??


최수빈
네


최연준
그쪽이 대표세요?


최수빈
아뇨, 이건 저희 대표님 명함이고 저는 담당 비서 최수빈입니다.


최연준
...아,


최수빈
저희 대표님이 연준씨를 만나 뵙고 싶으셔서 이렇게 실례를 무릅쓰고 찾아왔네요.


최연준
근데..그런 사람이 저를 왜;


최수빈
그건 직접 여쭤보시는게 좋을 것 같네요


최수빈
차량을 준비해 뒀는데, 지금 가시겠습니까?


최연준
...아니, 잠깐만요;


최연준
내가 당신 누군 줄 알고 따라갑니까..


최수빈
아, 그럼..


최연준
내일.


최수빈
네?


최연준
명함에 적힌 주소로 갈게요, 내일.


최수빈
아, 그러시겠습니까


최연준
...네.

인신매매나, 이상한 사람일지도 몰라..

무턱대고 따라갈 수는 없지.

...



최수빈
그럼, 내일 뵙겠습니다 (싱긋)


최연준
...아, 예

그렇게 남자는 사라졌다.



최연준
...


최연준
...어떻게 내 이름을 알았을까


최연준
...아무래도 수상해,

...

..

.




다음날


타닥탁탁.-

등장인물
" 최연준씨 이십니까? "


최연준
...네.

와씨, 어제 그 남자가 한 말이 진짜였어..?


최연준
(* 꿀꺽)

연준은 긴장한 탓에 마른 침을 삼켰다.


타닥탁탁.-

등장인물
" 네, 대표님 방금 회의 끝나셨으니 들어가시면 됩니다 "


최연준
..저, 저기로요?

연준은 앞에 큰 문을 가르키며 말했다.

등장인물
" 네~^^ "


최연준
...

...




" 똑똑똑 "

철컥.-

등장인물
" 대표님, 최연준씨입니다 "



백희재
아, 네


백희재
들어와요


최연준
...


최연준
...아, 안녕하세요.


백희재
...(싱긋)


백희재
최연준씨 맞죠?


최연준
네


최연준
그런데, 절 무슨 일로..


백희재
저에 대해서는 좀 알고 계신가요?


최연준
예, 뭐..


최연준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모를리가 없죠..


최연준
대형 건설회사 백화 그룹의 외동딸이자, 백화그룹 현 대표이사님이시잖아요


백희재
네, 그럼..-


백희재
단도직입적으로 말하죠.


최연준
?


백희재
" 제가 그쪽 스폰서 해드릴게요 "


최연준
...


최연준
...네?


백희재
음악하고 계시죠?


최연준
..네;


백희재
제가 성공시켜 드릴게요, 연준씨가 좋아하는 그 음악으로.


최연준
...?;;


최연준
그게, 무슨...


최연준
갑자기요?


백희재
뭐, 갑자기는 아니고···


백희재
예전부터 지켜봤어요.


최연준
저, 저를요?


백희재
네, 최연준씨를요.


최연준
...근데, 왜 저죠?


최연준
음악하는 사람은 저 말고도 많을텐데요.


최연준
그리고 스폰서는 보통 배우쪽을 많이 보지 않나..


백희재
물론-, 음악하는 사람은 많죠.


백희재
배우쪽 스폰서를 할 수 도 있고요.


백희재
그런데,


백희재
나는 미래 가치를 보고 투자하는 사람입니다.


백희재
그리고


백희재
최연준씨의 그 가치를 보고 투자하는 겁니다.


최연준
...절, 어떻게 알았죠?


최연준
저는 무명인데다가, 음반을 내본 적도 없는데요.


백희재
압니다.


백희재
사전에 다 조사를 했거든요.


최연준
네?


백희재
이름 최연준, 나이 26, 태어난 곳은 서울특별시 성북구.


백희재
외동이고, 어머니는 어릴적 집을 나가셨고, 아버지는 연준씨가 20살에 알콜중독으로 돌아가셨네요?


최연준
...


백희재
그리고..~


백희재
" 도박에 빠진 아버지의 빚만 13억원. "


백희재
아, 정확히는 13억 6,000만.


백희재
원래 14억인데 4,000만원은 갚으셨네요?


최연준
...


최연준
당신, 뭔데 그걸 알고 있어. (*정색)

연준은 싸늘하게 식은 얼굴로 희재를 바라보았다.



백희재
ㅎㅎ


백희재
말했잖아요, 나 조사 많이 해왔다고.


최연준
...


최연준
그쪽이 원하는게 뭐지


최연준
13억 빚으로 협박이라도 할텐가?


최연준
혹시 나 모르게 사채업자랑 손이라도 잡았어?


최연준
빚 갚으라고??

연준은 희재를 향해 점점 언성이 높아졌다.


백희재
진정해요, 그런 일방적인 협박은 아니니까.


최연준
...그럼, 무슨.


백희재
" 거래 "


백희재
" 거래 " 라고 하죠.


최연준
거래..?


백희재
내가 그 13억원 빚 갚아줄게요.


백희재
당신은 좋아하는 음악으로 성공하면 돼요.


백희재
그리고, 그 성공값.


백희재
그 값을 내게 주면 돼요.


최연준
...하?


최연준
내가.. 왜 그래야 하지?


백희재
음악,


백희재
음악, 하고 싶었던 거 아니에요?


백희재
그래서 그렇게 투잡까지 뛰면서, 길거리에서 무단 공연이나 하고···


최연준
시발,


최연준
시발, 네가 뭘 알아.


백희재
...


백희재
모르죠, 저는


백희재
하지만 이 거래가 당신께 꽤 도움이 될 거란 것쯤은 알죠 (싱긋)


최연준
..뭐?


백희재
당신은 13억 빚에서 해방되고, 내가 서포트해주는 빽으로 음악도 계속 할 수 있고..~


백희재
나는 그 성공값을 받고. (*피식)


백희재
아무리 생각해도 최연준씨가 손해보는 건 없는데요?


최연준
...


백희재
할래요?


백희재
" 계약 "


최연준
...

이 여자에 대해 의심적은 부분이야 많았지만.

훅 하는 마음으론 당장 이 여자의 손을 잡고 싶었다.

6년동안 지겹게 따라왔던 아버지의 빚에서 해방될 수 있는 기회, 그리고 음악을 할 수 있다는 희망에서

나는 그 제안을 보고 마다할 수가 없었다.

...

...젠장,


최연준
...

연준은 희재의 제안에 주춤대며 머뭇거렸다.



백희재
...


백희재
최연준씨.


백희재
" 내가 그 빚 갚아줄게. "


최연준
...


최연준
......


최연준
일단,


최연준
더 얘기해봐, 그 계약 조건.


백희재
그럼요ㅎ (싱긋)

...

..

.





...

하지만, 그때

나는 그녀의 손을 잡지 말았어야 했다.

열지 말았어야 할 상자가 풀어지는 줄도 모르고···

...


_


_




...

다음화에 계속>>>>

* 노래가사 : June - Waltz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