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억짜리 자존심
#02. " 을은 갑에게 최소한의 예의를 갖춘다. "


...



백희재
계약은 간단하게, 말씀드리겠습니다.


최연준
...(*긴장)


백희재
당신은 음악일을 계속하면 됩니다.


백희재
나는 당신이 성공할 때 그 대가를 받고요.


최연준
..정확히, 그 성공 후 대가라는 건 뭐지.


백희재
내가 당신께 투자한 만큼 성공 후 그 몇배로 불어난 당신이 벌어오는 수입금이죠.


최연준
수입금은 전부 당신한테 줘야한다고?


백희재
아뇨, 전부는 말고


백희재
일부만.


최연준
근데 내 빚은 왜 갚아주는거지?


최연준
돈이 목적이었으면, 빚 없는 놈이 더 이득이지 않나?


최연준
왜 당신의 지출이 더 큰 쪽을 택하느냔 말이야.


최연준
나라면 빚이 없는 애를 데려다 쓰겠어.


백희재
...'피식'


백희재
네, 그렇게 한다면야 제 지출이 크지 않고 돈을 벌어오겠죠


백희재
하지만, 연준씨···


백희재
그거 알아요?


백희재
사람은 말이죠...~


백희재
자신이 약점이 있을때, 비로소 기는 법이랍니다?


백희재
약점도 없는 그런 사람을 데려다 내가 뭘 믿고 투자해요?


백희재
그 돈 먹고, 언제 튈지 모르는데?


백희재
하지만,


백희재
당신 같은 사람은 빚이 즉 담보니까.


백희재
나한테서 도망갈 수 가 없죠.


백희재
그러니 나는 내가 쥐락벼락 할 수 있는 당신이, 내 투자가치로 딱 인거고^^


최연준
...

맞는 말이지만, 왠지 모르게 기분이 나쁘다.

방금 이 여자의 말은 즉슨,

내가 당신의 약점을 쥐였으니, 다루기 쉽다는 식의 오만하기 짝이 없는 태도.

난, 이런 부류를 제일 잘 안다.

사람의 약점을 구슬려 자신의 발밑 아래 두고 지 마음대로 약자를 이용하먹고도 남는 사람들


최연준
...

그리고 난 이런 부류들을 제일 경멸한다.


백희재
ㅎㅎ


백희재
그렇게 기분 나빠하지 말아요


백희재
난 당신의 약점을 쥐였으니, 마음 편하게 당신께 거액의 돈을 투자할 수 있는겁니다?


백희재
그러니,


백희재
나는 당신의 스폰서로서, 연준씨가 좋아하는 그 음악으로 성공하는 것에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겁니다.


백희재
작사가가 필요하면, 연준씨가 원하는 작사가를 데려올 것이고.


백희재
작곡가가 필요하면, 연준씨가 원하는 작곡가를 데려올 겁니다.


백희재
사람이 필요로 할때는 얼마든지 말해요


백희재
내가 다 데려와줄테니까.

아무런 표정도 없이 말하는 이 여자의 태도는 진짜로 그럴 것 만 같았다.

내가 원하면 무엇이든 내어주겠다는 마인드.


최연준
...


백희재
그리고, 음악활동에 필요한 자금은 직접 다 준비해두도록 하죠.


백희재
음악활동을 위해서는 전문적인 훈련 된 선생의 레슨과 작업실이 필요할테니


백희재
일단 소속사부터 넣어줄게요.


백희재
그러한 자본은 전부 그 소속사로 투자하도록 할테니까.


백희재
이 정도 조건이면 너무 괜찮은 제안이죠?


최연준
...


최연준
그럼, 난 뭘 하면 되는데?


백희재
평상시에는 일정에 따라 음악활동을 하시고,


백희재
하나의 조건이 더 있는데


최연준
조건?


백희재
가끔 제가 당신을 부를 겁니다.


백희재
그때, 협조해주면 돼요.


최연준
...이상한 일을 시키는 건 아니겠지?


백희재
후흐,


백희재
이상한.. 일이라면 어떤걸..~?

희재는 한 쪽 입꼬리를 씨익 올리곤, 말끝을 흐리며 물었다.


최연준
...


최연준
...몸으로 때우는 일이라던지··· (중얼)

연준은 작게 중얼거렸다.



백희재
아~, 그런거?


최연준
...


백희재
왜요, 그런거 원해요?


최연준
원할리가··!


최연준
난 당신들 같은 추잡한 욕구에 몸을 팔고 싶지 않을 뿐이야. (정색)


백희재
나 같은 사람?


최연준
...그래.


백희재
당신 머릿속에 나는 어떤 사람이길래, 그란 말을?

희재는 심기가 불편한 듯 한 쪽 눈썹을 치켜세웠다.



최연준
어릴때부터 재벌로 태어나, 돈도 많은···아니, 남아서 넘쳐나는 당신들 같은 사람들에겐.


최연준
나는 그저 당신들의 한날 욕구에 굴려질 노리개로 취급될 게 분명한데.


백희재
...


백희재
...(툭툭..-)

희재는 그렇게 말하는 연준을 흥미로운 얼굴로 바라보며 앉은 사무실 탁자를 손가락으로 툭툭 건드렸다.



최연준
그리고


최연준
그리고 난 몸을 팔아서 성공하고 쉽진 않아.

연준은 단호하게 자신의 생각을 말했다.


백희재
...


백희재
그래요,


백희재
근데, 내가 제안한 일은 그런거랑 좀 별개의 제안이라···


백희재
연준씨가 걱정할 만한 그런일은 안 일어날 겁니다.


최연준
...?

연준은 의야한 눈빛으로 희재를 바라보았다.


백희재
(싱긋)

희재는 연준을 향해 싱긋 미소를 지었다.


최연준
...

그렇게 그 미소를 바라보며

저 여자를 어디까지 믿어야 되나 고민되는 연준이었다.



백희재
그럼, 다시


백희재
본론으로 들어와서..~


백희재
계약은 내가 만족하는 연준씨의 성공의 기준에 도달했을 때 이후로 2년까지.


백희재
난 계약기간 동안 전적으로 서포트해주겠습니다, 연준씨는 그에 따른 결과를 만드세요.


최연준
그치만,,


최연준
성공을 못하면..?


백희재
성공할때까지.


최연준
...?

그럼 저 여자에게 너무 손해보는 장사잖아···

날 뭘 믿고..



백희재
난, 확신해요.


백희재
그쪽이 반드시 이뤄낼 거라는 거.


최연준
...어째서··


백희재
내 눈엔 보여요


백희재
이게, 바로 투자자의 눈이랄까··?

희재는 뚜렷하면서도 약간의 장난스러운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최연준
...


최연준
주의사항은?


백희재
주의사항이라기보단···


백희재
나는 당신의 어떠한 사생활도 터치하지 않겠습니다, 불건전한 짓이든 사회에 피해를 가하는 짓이든 전부 하셔도 돼요.


백희재
하지만, 언론이나 그 어떤 사람에게도 들키지만 않는다면요.


최연준
...;

그냥 하지 말라는 것 같은데..;;


백희재
아무래도 연예인은 그건 게 곤란하잖아요?


백희재
나도 언론 막는건 귀찮은 일이고···


최연준
...알겠어,


최연준
다음 조항은?


백희재
당신도 내 사생활에 궁금해하지 마세요.


백희재
묻지도, 궁금증을 가지지도.


최연준
그래.

어차피 궁금하지도 않았어,

굳이 저런 사람의 사생활을 캐고 다녔다가, 무슨 일을 당할 줄 알고···



최연준
이제, 다음조항은 없나.


백희재
계약서에 있는 건 모두 말씀드렸어요


백희재
그런데.


최연준
?


백희재
하나 더 추가하려고요 ㅎ


최연준
..뭘?


백희재
" 을은 갑에게 최소한의 예의를 갖춘다. "


최연준
...하?


백희재
물론,


백희재
갑은 저, 을은 그쪽이고요ㅎ

희재는 친절해보이지만 어딘가 차가운 미소를 짓는다.



백희재
사실···


백희재
아까부터 반말이 조금 신경쓰였거든요


백희재
원래 연준씨는 고용인의 대한 예의가 없나?


최연준
...하,


최연준
알겠습니다, 존대로 해드리죠.

연준과 희재는 서로 눈에 보이지 않는 신경전을 벌였다.



최연준
그대신, 그쪽도 되려 존댓말을 사용해 줬으면 하는데요^^


백희재
그러죠^^


...


백희재
그럼, 계약을 하시겠습니까?


최연준
네, 하죠.


최연준
그 계약.

이정도면 딱히 내가 손해볼 일도 없고, 오히려 득이 되는 계약이지.

슥.-

연준은 거침없이 계약서에 자신의 이름을 적어내렸다.


백희재
(싱긋)

...

..

.




계약서를 다 작성한 뒤,


최연준
그럼, 이제 들어가봐도 돼죠?


백희재
네, 그럼요


백희재
아, 그리고 내일 이 시간 한번 더 오세요.


최연준
?


백희재
소속사는 있어야하지 않겠습니까?


최연준
..아


최연준
..아, 네.



백희재
그럼, 내일 봐요.


백희재
연준씨.


최연준
...네.

드륵.-

탁.-

그렇게 연준은 대표실을 떠났다.




슥.-


최수빈
저 사람, 믿어도 될까요?


백희재
믿고 뭐할게 있나.


백희재
자기가 발악한들,


백희재
자기가 발악한들, 다 내 손 안인걸.


백희재
ㅎㅎ


최수빈
...


최수빈
대표님,


최수빈
대표님 그러실 때마다 되게 사악하신 거 압니까..


백희재
내가?


백희재
그랬나?


최수빈
...


최수빈
...약간.


백희재
ㅋㅋㅋㅋㅋ


백희재
내가 이래서 수빈씨를 좋아해


최수빈
...네?; (당황)


백희재
상대가 누구든, 자기 할 말할 줄 아는 거.


최수빈
...


최수빈
...눈치 주시는 겁니까?


백희재
ㅎㅎ


백희재
하여간, 눈치는 빨라서는..~


최수빈
...하하;



백희재
아무튼,


백희재
한국 내 연예계 소속사들이나 뽑아 와.


백희재
되도록이면, 중소 위주로.


최수빈
네, 알겠습니다.

...

..

.




...

다음화에 계속>>>>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