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메리카노 속 설탕 2

8화. 소원을 말해봐

번거롭게 어디 갈 것도 없이 이지은네 카페에 들어가서 그냥 이야기를 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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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은

지금은 영업하는 시간 아닌데 특별히 너니까 열어준다!!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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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정국

그래 고오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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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은

ㅋ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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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은

어? 이게 왜 안 열리지..

그 가는 팔을 쭉 뻗어 문 위쪽의 열쇠구멍에 열심히 열쇠를 가져다 대지만,

탁,탁 쇠가 부딪히는 소리만 날 뿐

문은 열리지 않았고,

팔을 한껏 치켜들고 폴짝이고 있는 이지은 때문에

그 뽀얗고 가는 팔이 거의 다 드러나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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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정국

에휴..이래서 그동안 어떻게 열었대?

'짤깍'

작은 손을 가볍게 감싸쥐고 열쇠를 돌리자,

문은 아주 부드럽고 손쉽게 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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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은

아..뭐야...ㅋㅋㅋ진짜ㅋ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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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은

들어와!! 우리 카페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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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정국

오..인테리어 예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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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은

그치?ㅎ 역시 우리 아빠 센스는 짱이얔ㅋㅋ

아까 정말 잠시 걸었을 뿐인데도 입이 말라왔고, 갈증이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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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정국

혹시 마실 거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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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은

음..마실거? 아! 있어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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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은

내가 또 아메리카노는 기가막히게 잘 만들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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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정국

아 설탕 넣어주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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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은

우와 너도 설탕 넣어마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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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정국

..어? 어..

사실 아메리카노는 쓰다고만 들었지 마셔본적이 없어서 설탕을 넣어달라고 했는데..

그러면 안되는 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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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은

사실 여주도 설탕 넣어마시거든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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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은

난 복숭아홍차가 좋더라ㅎ

갈색 카페 앞치마를 두르고, 작게 노래를 흥얼거리면서 커피를 내리는 뒷모습에

내 마음은 발화점에 도달해버렸나보다.

혹시 내 심장소리가, 커피 내리는 소리보다 크게 들리진 않을까 노심초사 해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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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은

쨘! 완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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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정국

오 좀 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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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은

ㅋㅋㅋ당연하지! 내가 경력이 얼만데에~?

난생 처음 마셔본 아메리카노,

혀끝에 닿자 은은하게 퍼져오는 쓴맛이 달갑지는 않았다.

그 은은한 쓴맛 사이, 간헐적으로 느껴지는 단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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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은

어때? 맛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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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정국

좋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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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정국

진짜 좋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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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은

아 진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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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은

헤헤 다행이다

매끄럽게 올라가는 입꼬리에 홀려

아무런 생각 없이 한마디를 내뱉어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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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정국

너 소원은 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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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은

어?? 나??? 어...음..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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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은

원래 좀 있다가 말하려고 했는데에..

앵두같은 두 입술이 벌어지면서 나온 다섯 글자는

내 모든 걸 뒤흔들어 놓기에 충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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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은

우리, 사귈래?

'우리'의 이야기는 그렇게 시작되었다.

얘니까. 얘라면..

아니, 아니야.

괜찮아.

괜찮지 않아.

어떻게 해야 하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