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랑 나 사이의 365일
[Episode3] 365일의 기억-(1)


너와 나의 첫만남은 다시 생각해봐도 지구 상엔 다시는 없을 일 인 것 같다

"2학년 3반 전여주 학생은 지금 바로 제1 교무실로 오기 바랍니다!!"

윤서우
여주야!!! 방송실에서 너 오라고 부르는데!?

전여주
어?..나??...

윤서우
응 너 뭐 사고쳤냐??ㅋㅋㅋ

전여주
뭐래..암튼 나 갔다온다

윤서우
그러셔~ 난 매점간다아!!

전여주
그러시던지 맨날 다이어트 한다면서 ㅋㅋ

전여주
근데 왜 부르는거지..난 사고친것도 없는 데 괜히 불안하네..

전여주
선생님..저 부르신거 맞아요??

여주담임
어..그래 여주야..왔구나..

날 바라보는 담임쌤의 표정이 그렇게 어두운 건 아마 이때부터 였을 것이다

여주담임
저..여주야...놀라지 말고 들으렴.

쌤은 마치 나에게 평생 용서받지 못할 죄라도 저지른 마냥 우물쭈물거리며 말을 잇지 못하셨다

전여주
무슨..일인데..그러세요..(불안해..)

쌤은 내가 묻는 말엔 뭐라 답을 하지 않고 조용히 무언가를 책상위에 꺼내 내쪽으로 밀었다

전여주
ㅇ...이...이게..왜....아니.....

내가 집어든 건 이번 중간고사 국어과목의 내 OMR카드였다..

여주담임
..이름..을..쓰지 않았더구나...

전여주
그게 무슨..!!!!!...전 분명히 이름 썼던 것 같은데!!!!!!...아니 감독 선생님께서도 확인 하셨...하...다 필요 없고 이름없어도 반하고 번호는 썼을텐데 그 번호는 저 밖에 없는 거 잖아요!!!!!!!!!!!!!!!!

인정할 수 가 없었다..한두번 보는 시험도 아니고..내가 이름을 쓰지 않았다는 걸 부정하고 싶었다

여주담임
나도 처음부터 그럴 생각 이였지만..문제가 하나 더 생겼어..

(드르륵)


박지민
쌤!..왜 부른건데요..

여주담임
마침 잘 왔구나..이쪽으로 좀 와보렴..

전여주
.....(뭐야...우리 학년은 아닌 것 같은데..)

여주담임
너희 모두 이걸 보렴..

쌤이 내민 것은 두개의 OMR카드였다..이름이 없고..반 번호가 모두 같은...

여주담임
이제..어떻게..된 건지 알겠니??

전여주
ㅁ..말도 안돼....


박지민
뭐..별것도 아닌 거 가지고 난리야...(중얼)

전여주
ㅇ...아니 안돼..안된다고요!!!!!!..

전여주
그쪽이 잘 못한 거 잖아요!!!!!!!!

난 그날 처음보는 박지민에게 이런 참담한 결과를 만들어낸 책임을 묻듯이 소리를 질러버렸다

여주담임
ㅇ...여주야...진정하렴..

전여주
진정하라고요??..어떻게요..어떻게 진정하라는 거냐고요!!!..이대로 라면....중간고사 국어는 0점인거 잖아요!!!!!!!!

전여주
내가 중2에요??..괜찮아..다음에 잘 하면 괜찮을 거야..이렇게 끝날 수 있는 중2냐고요!!!!...나 고2에요..대학을 가야하는 고2한테..지금..무슨..!!!!!!!!!

여주담임
.....미안하구나..그렇지만..너희 둘에게 책임이 아예없다고는 할 수 없잖니??..여주 너는 이름을 쓰지 않았고..지민이 너는 3학년인데 2학년이라고 잘못 표기 했으니...

여주담임
누가 누구것인지..서술형 시험지도 아니라서...구분할 수 가 없어..물론 너희 둘은 너희것이 무엇인지 알겠지만..입증할 방법이 없어서 학교측에서 내린 결론이야..

나는 담임쌤의 청천벽력같은 소리에 하루아침에 몇년을 공들인 탑에 금이 가고 있다는 걸..아니 무너져간다는 게 느껴졌었다


박지민
전 상관없어요...


박지민
저 가봐도 되죠??...

여주담임
ㅇ..어어...그래 가보렴.

전여주
.....

내 표정은 마구 일그러져갔고 머릿속이 점점 하얘지고 있었다

여주담임
ㅇ...여주야...상심이 크겠지ㅁ...

여주담임
ㅇ...여주야!!!!!!!

담임쌤은 그런 나를 잡으며 위로하려했지만 이미 내가 알고 있던 내 세상은 무너져갔기에 나는 먼저 간다는 박지민보다 더 먼저 교무실 밖으로 뛰쳐나가버렸다

억울하고 또 억울해서 마구 울고싶었지만 나는 주먹을 꽉 쥐며 꾸역꾸역 새어나오는 눈물을 막았다

전여주
끄윽...흑....흡....흐윽..

옥상에 올라온 나는 정말 하염없이 눈물만 쏟아냈다. 지금같아선 집으로 돌아갔겠지만 그때의 난 생기부에 조퇴라는 단어 하나가 새겨지는 것조차 두려워했기에 소리내어 울 장소는 옥상밖에 없었던 것이었다

전여주
흐윽....끄흑...흡...왜..나한테만...흑...흡..


박지민
으이그...뛰쳐나가더니 내가 그럴 줄 알았다.

고개를 숙이고 한참 울던 중 목소리가 들려왔고 목소리의 주인은 박지민이였다


박지민
음..휴지가아...

전여주
뭐야...왜 저ㄹ...!?

전여주
뭐야..이거..왜 주는건데요??


박지민
휴지대신

박지민은 나에게 자신의 교복 마의를 벗어서 던져주었다. 휴지대신이라면서..

전여주
....


박지민
....

그렇게 박지민과 나 사이엔 어색한 공기만 흘렀고 난 처음 만난 박지민과 만나게 된 이유가 마음에 들지 않았기에 뭐라 얘기하고 싶지도 않았다


박지민
..여주라고 그랬나?..미안.

전여주
미안하면..다에요?


박지민
하.....넌.. 공부가 좋냐?

박지민은 동문서답으로 답하더니 이내 두 팔로 팔베개를 하며 바닥에 누워버렸다

전여주
...좋은 인간이 어딨어요.


박지민
그치??..나만 그런거 아니지..ㅋㅋ....

나는 그러고보니 겉모습만봐도 공부와는 친분이 없어보였다는 생각을 했었다

전여주
....(일진인건가..)


박지민
흐아...교실가기 싫다...

전여주
그쪽은..왜...우리학교에 전학온거에요?


박지민
나...아...난...아니 잠만!!..너 나 전학온지 어떻게 알았어!?!?!

전여주
바본가...원래 뒷번호는 여자번혼데 그쪽도 뒷번호 인거 보니까 딱 봐도 전학이죠 뭐.


박지민
와아....너 똑똑하구나!!!!!!!!

박지민은 갑자기 벌떡 일어나 나에게 얼굴을 들이대며 신기해했다

전여주
.....왜...왜이래요....(.../////)


박지민
아.. 놀랐어? 미안미안


박지민
어?? 근데 어디 아파??? 너 얼굴 디게 빨개!!!

전여주
으엣..(/////)ㄱ..그건 아니고오...

나는 나도 모르게 달아오른 내 볼을 두손으로 감싸며 등을 돌렸다


박지민
와...귀여웤ㅋㅋㅋㅋ


박지민
그러고 보니까 너 예쁘게 생겼다!!(해맑

전여주
ㅁ...뭔소리에요!!!!!!..((퍽퍽!!!!

나는 당황하며 박지민의 팔을 내려쳐버렸다


박지민
억..아파...근데..귀여웤ㅋㅋㅋㅋㅋㅋ

전여주
미쳤어요?..아님 어디 아파??


박지민
씁.오빠한테 미쳤다니..서운하네..(지무룩)

전여주
우리가 언제 봤다고 오빠 동생이죠?(정색)


박지민
ㅇ..에이!! 앞으로 오빠 동생하면 되는거지!!!


박지민
잘 부탁해 동생!(쓰담쓰담하면서)

전여주
.....//////

모범생이던 내 치마 길이가 전보다 짧아지고 안경도 벗고... 림밤도 없던 내가 틴트를 바르게 된 건 아마 이 날 이후였을 것이다

앞으로 어떤일이 벌어질지도 모르고 너에게 설렜던 나 자신을 원망해야 하는지 내 앞에 나타났던 널 원망해야 하는지 조차 이제는 헷갈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