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랑 나 사이의 365일

[Episode6] 시작과 끝=벚꽃

어떤 기억을 떠올려볼까..

박지민이 없었던 1년 중 어느 날을 꼽아볼까..

윤석현

야 저기 걸레 지나간다!!! 씨발 존나 더러워..으..

아니.. 생각해보니 굳이 그럴필요도 없을 것 같다..

365일 매일 똑같이 반복되기만 했으니까..

문수아

우리 하얀 걸레~^^ 뭐하고 있었엉? 나 기다린거야?!

그래 딱 이 목소리에

전여주

......

문수아

왜 말을 안해 씨발년아!!! 아가리가 막혔어!?

'찰싹!!'

이 느낌.

내가 아래고 자기가 위라는 듯한 당당하고도 날카로운 목소리와 함께

그날도 그애들은 어김없이 날 괴롭혔다

전여주

윽..!...하아...

날 때리는 소리와 내가 맞아서 내는 소리가 마치 노래의 한 구절처럼 악마의 리듬을 만들고 있었다

문수아

대답하라고 대답!!!! 엄마 아빠 둘 다 없어서 배운게 없어서 그래??

전여주

ㅁ...뭐!?

윤석현

니네 엄마 아빠 다 죽었다며~?

문수아

ㅋㅋㅋ 이 년 더러운 짓 하는 거 보고 자살한 거 아니야?ㅋㅋㅋ

전여주

(중얼)..닥쳐...

윤석현

뭐라고?

전여주

닥치라고!!!!!!!!!!!

울컥했다. 잘못된 소문에 결국..그 소문에 묻혀 이 세상을 떠난 우리 엄마를 이딴 식으로 입에 담는 내앞의 거지 같은 인간들을 할 수 만 있다면 죽여버리고 싶었다

문수아

이게 어따대고!!!!!!!

윤석현

역시 걸레는 밟아줘야 제맛이지!!

'퍽!!!퍽!!!'

내 배를 향해서 날라오는 발길질에 깡통처럼 난 채이기만 했지만 주먹을 꽉 쥐고도 아무것도 할 수 없던 게 더 아파왔다

전여주

으윽...

입에서 비릿한 피맛이 느껴졌고 정신이 점점 아득해져 갈때쯤 주변이 소란스러워 지는게 느껴졌다

문수아

뭐야?...어? 박지민 선배다!!!!!!

윤석현

뭐?

분명히 박지민이라는 소리가 내 귀를 스쳐지나갔다

그날 이후로 한번도 나타나지 않았던 박지민은 20살. 성인이 되어서야 나타났던 것이었다

윤석현

뭐야 ㅋㅋ 이년 박지민이란 얘기에 반응하는데?

나도 모르게 움찔했고 아차싶었다

문수아

ㅋㅋㅋ 너 따위게 지민선배 좋다고 그러는거임?

문수아

지랄하네

윤석현

야야 ㅋㅋ 그러지 말고 심심한데 재밌는거나 하자

윤석현의 말을 끝내기도 전에 내 뒷덜미를 잡아 낚아채 질질 끌고 박지민이 나타난 그곳으로 데려갔다

전여주

이거..놔!!!!!!...놓으라고!!!!!!!

이 모습 이 꼴로 박지민 앞에 나타나는 건 죽기보다도 더 싫었다

윤석현

가만히 있어!!! 개새끼야!!!ㅋㅋ 내가 니 주인이야 주인님 한번 해봐!

전여주

꺼져.

윤석현

이렇게 나오시겠다~ 어디 한번 쪽팔려 뒤져봐라 차라리 내 강아지 하는게 더 나을껄?

문수아

야 그러다가 선배한테 들키면 어쩌려고!!

윤석현

짜피 저 선배 이제 우리학교 학생도 아닌데 뭐가~

결국 윤석현과 문수아는 날 질질끌어 박지민이 있는 곳으로 데려다 던져놓고야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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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민

.....!!!!!!!!

문수아

선배 안녕하세요?ㅎㅎ

박지민 image

박지민

아...어...

수치심에 고개를 숙이고 있었지만 난 느낄 수 있었다

인사를 받아주고는 있지만 그것보단 나를 의식하고 있다는 걸.

문수아

아이씨. 어딜 튈려고 이게 확 그냥!!!

난 몰래 도망치려했으나 문수아의 팔에 이끌려 바닥에 힘없이 주저앉았고 박지민의 시선을 피하려 애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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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민

.....

문수아

(속삭이며)야 어디한번 선배앞에서 지랄해봐

멍하니 있던 그때 문수아의 소름끼치는 목소리가 내 귀에 들려왔다

윤석현

우리 멍멍이 손..이 아니라 앞발 한번 내놔봐.

문수아

ㅋㅋㅋ야 너 집에서 개 안키우냐? 그게 아니지 야!! 굴러!

문수아는 더 이상 나를 사람으로 보지 않았다

난 박지민에게 제발..제발 나 좀 구해달라고 거기서서 멀뚱히 뭘 하냐고 속으로 수없이 외쳐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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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민

.....

하지만 박지민의 얼굴엔 걱정은 커녕 나에 대한 사소한 동정의 표정도 담겨있지 않았고 그게 개처럼 구르지 않아서 맞는 것 보다 더 쓰렸다

전여주

으윽...큽...쿨럭쿨럭...

맞은데를 반복해서 맞다보니 몸 안 어딘가가 터졌는지 입안 가득 피가 올라왔다

내 피에 내가 구역질 날 정도로 어지러웠다

윤석현

ㅋㅋㅋㅋㅋㅋ 아..씨발 알바만 아니였어도 더 데리고 노는건데 존나 아쉽네..

문수아

병신아 낼도 학교오거든ㅋㅋ

윤석현

ㅋㅋㅋ 그른가 암튼 낼 보자 우리 멍멍이~^^?

문수아 무리가 자리를 떠나고 주저앉은 나와 박지민만 남겨져있었다

전여주

켈록켈록...으윽...하아...

난 끊임없이 기침을 했지만 박지민은 아무말도 없이 서있었다

제발 아무말이라도 해줬으면 하는 찰나에 박지민이 나에게 다가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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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민

병원...가.

박지민은 자신의 겉옷을 벗어주고 병원가라는 감정없는 말과 함께 뒤를 돌아섰다

이대로 갈리가 없는데....뒤돌리가 없는데..

전여주

그게..다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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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민

뭐?

난 이대로면 영영 못보겠다는 두려움에 용기내어 말을 꺼내 박지민을 멈추게 만들었다

전여주

그게..다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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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민

하아...

내말에 박지민은 마른세수만 하다가 입을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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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민

우리...그냥..헤...

전여주

헤어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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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민

ㅁ..뭐?

전여주

왜. 하려던 말..이거 아니였어?

전여주

내가 듣기 싫어서 먼저 말했...켈록...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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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민

괜ㅊ....하아...

괴로워하는 나에게 팔을 뻗다가 마는 박지민에게 내가 말했다

전여주

그냥 가는거야? 이렇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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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민

그냥..못믿는걸로 ...그냥 이걸로..끝내자

전여주

뭐?...싫다면.

전여주

그거 말고 차라리..다른 핑계를 대라고...

전여주

흑...흡...끄흑..이거 아니잖아? 어??..

참았던 내 눈물은 결국 수많은 방울이 되어 떨어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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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민

그게 싫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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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민

그냥..니가 싫어진걸로 할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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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민

아니..그냥 그렇게 하자.

전여주

으흑..흑...흑.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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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민

싫어도 받아들여.

결국 박지민은 내게 등을 보이고 그렇게..떠나갔다

또 다시 벚꽃이 떨어지고 있었고 우리가 시작된 곳에서 우린 끝을 맺고 있었다

전여주

으흑....흑...끕..흐윽..

전여주

켈록...흐윽...흑. .

너무 맞아서 머리가 이상해진 탓이였을까

박지민의 말에서 입안 가득히 피맛이 느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