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랑 나 사이의 365일

[Episode7] 어디서부터..어떻게..

못 믿겠다는 진심을 뒤로하고

박지민 니가 나에게 억지로 밀어붙인

핑계아닌 핑계는..

내가.. 싫어졌다는 거였지.

왜?..내가 너랑 너무 달라서?

내가..니 말처럼 우등생이고

넌 아니라서?

그래서..내가 말했었잖아..우등생이라 부르지 말라고...

그 말 한마디에 지금 생각하면 후회하고 또 후회할 기억들을 남긴 내 모습만 남았잖아..

(정국Ver.)

반애들

야! 정국아!!! 어떤 쌤이 너 부르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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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정국

나? 왜?

반애들

그걸 우리가 어떻게 아냐?

여주담임

너가..정국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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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정국

네. 그런데요.

여주담임

난 너네 누나 담임쌤이야. 3학년 담임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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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정국

아...네. 근데..무슨일로..

여주담임

이야기 좀 길어질 것 같은데..그리고 여기서 할 얘기도 아닌 것 같고 교무실에 앉아서 얘기하자.

누나한테 무슨일이 있는 건지 처음보는 여주누나의 담임쌤이 날 찾아왔다

여주담임

혹시..정국아 집안에 무슨일 있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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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정국

네?..아니요. 아무일도 없는데.

여주담임

음..그래?..다른 건 아니고..

여주담임

요즘 여주가 좀..이상해 진것 같아서..

그 쌤은 나에게 출석부를 내밀었다

여주담임

우리반 출결현황이야

모든 번호의 학생들의 칸은 깨끗했다

몇개월 전까지만 해도..

최근 날짜들을 훑어보기만 해도 더러운 칸들이 눈에 띄었고 누나의 번호..였다

여주담임

너도..알다시피 여주..이럴 애 아니야..

여주담임

무슨일이 있는게 분명한데..아무리 물어봐도 입만 꾹 다물고 도통 털어놓지도 않고.. 그래서 혹시 동생은 알까해서 이렇게 물어보는거야.

순간적으로 멍한 기분이 들었다

무단 결석.무단 지각. 이유모를 조퇴들과 결과

무슨..일이 있는게 아니라..

이미 크게 잘못된 것 같아보였다

여주담임

게다가..요즘 여주 치마도 많이 짧아진 것 같고.. 살도 심하게 빠진데다 화장도 하기 시작한 것 같구나..

여주담임

며칠 전에 자퇴 신청서..작성한다는 것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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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정국

네!?!?!?!?!? ㅈ..자퇴요?

여주담임

그래..자퇴. 늘 1등 이였던 여주 입에서 절대로 나올 말이 아닌데..그래서 난 부모님 동의서를 받아오거나 직접 모셔오라고 했는데..

부모님..우리에겐 학교에 모셔올 부모님 따위는 없었기에..난 한숨만 나왔다

엄마가..있었더라면..누날 말려줬을까..내가 과연 이렇게 심하게 변해버린 누나를 다시 바로 잡을 수 있을까...

여주담임

더 걱정되는 건..

아직도..남은게 더 있다는게 이미 힘이 빠져버린 내 고개를 푹 숙이게 만들었다

여주담임

보통 이렇게 변해버리면 공부부터 놓기 시작하는데..여주는 그 마저도 아니더구나..

더러운 출석부 옆에 놓여진 노란종이는 이번 기말고사 성적표였다

누난..언제나 그랬다는 듯 전과목 1등급.

전교1등에 전국모의고사 석차 3등

가장 우수한 우등생중에서도 우등생 자리에 있었다

여주담임

여주라면 충분히 ☆☆대는 가고도 남겠지만...하...정국아 알잖니..

여주담임

뭔가가 틀림없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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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정국

잘못되었다는거요...

여주담임

(끄덕) 누나..언제나 예쁘고 밝고 좋은 애라는 거 누구보다 잘 아는 너니까..이렇게 부탁하는거야..

난 뭔가가 잘못되었다는 이야기를 끝으로 그 뒤에 흘러나오는 말들을..들을 수 없었다.

아니..들리지가 않았다

누나의 성적표가 이미 큰 충격이었기 때문이었다

마음 한쪽이 쓰라렸다

차라리..진짜 차라리 성적이 떨어졌으면 덜 아팠을 것만 같았다

짧아진 치마. 심하게 말라가는 몸. 화장한 얼굴.

누나의 모든게 변해가고 있었지만

그럼에도 누나는 공부만은..성적만은 끝까지 지키려 애를 쓰고 있었다

돈 때문에..

나 때문에..

매일 웃으면서 친구들이랑 놀러가면서 맛있는 거 먹으라고 이미 다 늙어버린 사람처럼 돈을 쥐어줬던 누나.

내 대학등록금 같은 건 걱정도 하지말라는 누나...

☆☆대를 가는게 어떤 꿈이 있어서가 아니라 좋은 직장에 취업해서 돈 잘 벌기 위해서인 여주 누난..

정작 자신은 삐뚤어지는 것도 마음대로 삐뚤어지지 못하고 있었다.

마음 아프게...

교무실을 나온 나는 힘이 다 빠져버린채로 멍하니 걸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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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정국

진짜..바보도 아니고...

그러다 문득 여주누나가 떠올라 반으로 찾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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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정국

여주누ㄴ..!!!!!!

누난 당연하다는 것처럼 자리에 없었다

윤서우

혹시..여주 동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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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정국

아..넵. 혹시 누나 못보셨어요?

윤서우

아...여주...좀 전에 가방도 납두고 그냥 나가버렸는데...

윤서우

연락..안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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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정국

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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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정국

도대체 어디로 간거야...아파서 조퇴하는 것도 머리 싸매면서 걱정할땐 언제고..

왠지 아직 학교 어딘가에 있을 것 만 같아서 나는 이러저리 헤매고 다녔다

'끼이익'

마지막으로 혹시나 하는 마음에 열은 옥상 문 너머에 누나의 뒷모습이 얼핏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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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정국

아..진짜...(중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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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정국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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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정국

전여주!!!!!!!! 뭐하는 거야!!!!

전여주

ㅈ..정ㄱ....아...

내가 잘못 본걸까 누나의 손에는 담배가 들려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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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정국

뭐하는 거야...뭐하는 거냐고!!!!!!!!!!!!!

너무 놀라 나도 모르게 그 자리에서 그대로 누나에게 고래고래 소리를 질러댔다

그리고...여태껏 한번도 본 적 없는 누나의 모습에 한번더 놀라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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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정국

(도대체...왜..왜 그러는거야...)....하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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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정국

누나가..양아치도 아니고 뭐하는 짓이야!!!!!!!

전여주

....양아치...ㅋ..우등생..보단 낫네..(중얼중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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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정국

빨리 수업들어가.

더 이상 말해봤자 서로 감정만 상할 것 같아서 나는 그냥 이쯤하기로 마음먹었다

전여주

ㅅ..수업..!?...

그때 누나의 표정이 굳어져가는 것이 보였다

전여주

야. 전정국. 너 지금 수업시간이잖아.(정색)

전여주

여기서 뭐하는 거야. 빨리 안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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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정국

ㄴ...누나야 말로 여기서 뭐하는 건데!!!!..

전여주

신경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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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정국

어떻게 신경을 끄라는 거야!!!!....이미 누나 변한거..다 봤는데...어떻게...

전여주

넌 그냥 공부나 하라고!!!!!!!!!!!

전여주

내가..뭘..하던 신경끄라고..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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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정국

...아니. 누나 지금 전여주 아니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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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정국

전여주 돌아올때 까지 신경?..아니 간섭할꺼야!!!!!!!!!

전여주

하아....니가 안 꺼지겠다면 내가 꺼질께. 씨발.

씨발이라니..하지 않던 욕까지..도대체 어디서부터 어떻게 잘못된 건지 상상조차 가지 않았다

'쾅!!!!'

날카로운 옥상 철문이 닫히는 소리와 함께 누나는 밖으로 나가버렸다

늘 웃어보이기만 했던 누나가 이렇게 차가운 사람일 줄은 몰랐다

조금..아니 생각보다 많이..아파왔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두려웠다

원래의 모습으로 돌아오지 않을 누나보다

어설픈 화장 뒤에 비치는 피멍자국들과 반에서 봤던 책상위의 더러운 낙서들이 내 머릿속에 스치는 생각과 같을까봐..

그게 난 미친듯이 두려웠고 그 두려움이 내 심장을 자꾸만 조여오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