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0 대 1

ep 1. 이러는 내가 밉지만, 일단 사랑에 빠졌다.

종이 울리고, 수업이 시작됐다.

한숨이 절로 나왔다. 수업을 듣긴 들어야 하는데 남녀공학 생각밖엔 나지 않았다.

멍-하니 칠판만 쳐다본 지 얼마나 지났을까.

드르륵! 하고 앞문이 열렸다.

???

저기요, 여기가 2학년 3반인가요?

확실히 남자 목소리긴 하면서도 남자라기엔 살짝 높은 목소리가 밖에서 들려왔다.

저 새끼가 박지민이라는 새끼인가?

왜 하필 우리 반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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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민

안녕.

평상복을 입은 키가 꽤 큰 남자애가 문으로 들어갔다. 얼굴은..

잠만?

잠만잠만잠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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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민

야, 내 이름은 박지민이고, 오늘부터 니네 반이다. 잘 부탁해.

ㅈ... 잘생겼어!

가슴이 미친 듯이 뛰기 시작했다.

아 잠만 한여주! 정신차려. 이러면 안돼. 이 중학교 이러지 않으려고 들어온 거잖아.

라 생각하면서도 난 박지민이 무슨 자리를 고를지 주의 깊게 보고 있었다.

담임쌤

지민인 어디에 앉고싶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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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민

흠..

속으로 나였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지만, 겉으론 애써 태연한 척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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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민

난... 쟤 옆에요.

시간이 좀 지나서야 박지민의 손끝이 날 가리키고 있다는 걸 깨달았다.

난 얼굴이 달아오르는 걸 느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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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민

야.

어느새 박지민은 내 옆자리에 서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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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여주

어.. 안녕?

박지민이 콧방귀를 뀌었다. 약간 쌀쌀맞았지만 가슴은 계속 두근거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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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민

... 잘 부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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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여주

아... 응! 동감이야!

사람을 보지도 않고 말하냐.

다른 남자애들이 그랬다면 예의가 없다고 겁나게 패줬을 것 같은데, 신기하게 팔다리에 힘이 빠졌다.

오히려 하염없이 잘생긴 그 얼굴만 넋놓고 보게 되었다.

이런 게 사랑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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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민

어딜 계속 쳐다봐. 보지 마.

박지민이 나한테 핀잔을 줬다. 아쉬웠지만 돌아보기로 했다.

그래. 이렇게 훔쳐보고 짝사랑할 바엔, 몇 시간 동안 쳐다봐도 이상할 게 없게 고백을 하는 거야!

잠시만. 그렇게 하면... 걔 때문에 성적 떨어지고 웹툰처럼 막 그렇게 되면 어떡하지?

그래도 결심했다. 성적보단 사랑이 중요하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