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미래]_천사가 인간을 사랑했다
과거: 한&호시(3)


시간이 흘러 우리가 같이 산지 2년이 지났다

한이는 순영의 설득 끝에 학교에만 집중하게 됐다

마음을 바꿨을 때 순영은 정말 고마워하며 기뻐했다

하지만, 그것은 실수였다

신인 그가 시간이 날 때만 천계로 가다 보니 크고 작은 혼란이 왔다

그로 인해 더 이상 인간계에 머무르기는 불가능해졌다

.

..

...


선 한
"나 다녀올게"


권순영
"응, 잘 갔다 와"

그는 앞치마를 맨 채 문 앞에 서서 그녀를 배웅해줬다

철컥

한이가 나가고, 순영은 말없이 집안일을 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머릿속에서는 갖가지 고민이 그를 괴롭혔다


권순영
'저 애를 이젠 떠나야 하는데..'


권순영
'내가 저 애한테 너무 기대게 해버려서 떠나기 힘드네'


권순영
'그리고 내가 떠나면 상처를 크게 받겠지..'


권순영
'하지만 그렇다고 이대로 있으면 나는 완전히 악마로 변해버릴 테고'


권순영
'늙지 않는다는 것에 의문을 가지겠지..'


권순영
'차라리 더 늦기 전에 떠나는 게 나을까..'

고민이 꼬리를 물며 길게 이어졌다

머리가 너무 복잡해지자 집안일을 도저히 할 수 없었던 그는 집안일을 멈추고 소파에 앉아 눈을 감았다

.

..

...


선 한
"권순영!"

자신의 이름을 부르는 소리에 그는 벌떡 일어났다


선 한
"어후 깜짝아, 뭘 그렇게 놀라"


권순영
"아.. 깜박 잠들었었거든"


선 한
"얼른 일어나, 밥 먹자"


권순영
"어 응.."


식탁에는 방금 만들었는지 김이 피어오르는 김치찌개가 놓여있었다


권순영
"밥하기 힘들었을 텐데 할 때 나 깨우지"


선 한
"안 힘들어, 맨날 집안일하는 네가 힘들지"


선 한
"앉아서 먹어"

한이는 자기는 상관없다는 듯이 앉아 그를 바라봤다

순영도 뒤이어 의자에 앉았다

그리고, 무언가를 말하기로 결심했다


권순영
"한아"


선 한
"응?"


권순영
"내일 데이트할래.?"




순영은 한의 대학 앞에 길가에 서서 그녀를 기다렸다

약속 시간은 좀 남아있었지만 일찍 와 있어야 마음이 편할 것 같았다

.

..

약속 시간이 되자 그녀가 끝에서 뛰어오는 것이 보였다


선 한
"순영아!"


권순영
"한이다ㅎ"

그녀는 뛰어와서 순영을 끌어안았다


선 한
"오래 기다렸어?"


권순영
"아니, 별로"


선 한
"다행이네, 일단 걸을까?"

둘은 손을 잡고 꽃이 예쁘게 피어난 나무들이 쭉 이어선 길을 따라 걸었다

바람이 불자 꽃잎이 날려 떨어지며 예쁜 장면을 보여줬다

머리 위로 날리는 꽃잎은 참으로 아름다웠다


선 한
"우아, 진짜 예쁘다"


권순영
"그러게, 진짜 예쁘다"

순영은 손가락을 휘저으며 바람을 조절했다

어쩌면 마지막이 될 추억을 예쁘게 기억하고 싶어서 그녀가 좋아할 만한 장면을 만들었다


선 한
"너랑 매일 이런 장면 보면 진짜 행복하겠다ㅎ"


권순영
'매일이라..'


권순영
"이런 장면 흔치 않으니까 오늘 많이 봐둬"


선 한
"응!"

천천히 걸으며 꽃을 감상하던 그들은

산책로를 빠져나와 순영이 이끄는 어딘가로 향했다


주차되어 있는 차가 많이 있고 높은 건물 사이에 있는 골목이었다

아침이지만 어두웠고 으스스했다


선 한
"이런 데는 왜 온 거야?"


권순영
"그냥 할 말이 좀 있어서"


선 한
"할 말이 뭔데"


권순영
"그낭.. 항상 너무 고맙고 사랑해"


권순영
"그리고., 미안해"

순영은 그녀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눈은 세상 무엇보다 슬퍼 보였다


선 한
"뭐야..뭔데 그래"


권순영
"너로 인해 감정이란 걸 배웠어..ㅎ"

투둑

감정을 느끼지 못하는 신이, 슬픔을 느끼고 눈물을 흘렸다

그는 처음으로 흐르는 눈물이 당황스러웠지만 침착하게 닦아냈다


선 한
"...어디 가는 거야?..... 나 두고 가지 마..."


선 한
"네가.. 나한테 얼마나 큰 존재인지 알잖아"


권순영
"너한테만 큰 존재가 아니기에 난 어쩔 수가 없어, 날 진정 사랑하는 건 너지만 말이야.."

한이는 그의 손을 꽉 잡았다

놓치면 죽기라도 하는 것처럼 말이다


선 한
"흐윽.. 가지 마.."


권순영
"..사랑했어, 내 처음이자 마지막 사랑아..;)"

그녀는 울상인 상태로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그는 마지막으로 깊은 입맞춤을 해주었다

달콤했지만 가슴이 찢어질 듯 아팠다

순영의 눈물이 투둑 띨어졌다

쾅

"흐아아아..!!!"

주차되어 있던 트럭이 갑자기 굴러오면서

그를 정통으로 받았다

한이는 울음 섞인 비명을 지르며 주저앉았다

그리고 순영은...


호시
"....."

껍질인 인간의 모습을 죽이고 신의 모습으로 완전히 돌아왔다


호시
"울지 마.."


선 한
"흐읍..끄으.."


호시
"이젠 악마가 되어가는 내가 입맞춤을 해서 미안해"


호시
"너를 나락으로 빠뜨릴 텐데.."

그는 고개를 푹 숙이고 쓰다듬어줄 수 없는 건녀를 바라보지 못했다

너무나 아프게 우는 그녀를 바라볼 수도 위로를 해줄 수도 없었다


호시
"너의 삶을 더 아프게 해서 미안해"


선 한
"흐읍..흐..끅.."


권순영
"나를 사랑하게 만들어서 미안해.."

시작에는 몰랐던 둘의 어떤 미래는

결국 아프게 끝나 버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