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미래]_천사가 인간을 사랑했다
마지막 화. 알 수 없는 어떤 미래가 수없이 많지만


우지가 한이가 없는 그곳을 돌아다닌 후, 천계로 돌아왔다

그게 벌써 몇백 년 전 이야기다

그리고 많은 것이 바뀌었다

특히, 신은..

정한이 뒤를 잇게 됐으며, 신이 감정을 느낄 수 있게 됐고 세상을 조이던 조약들은 윤리적으로 바뀌었다

신이 바뀌자 모두가 만족하는 세상이 왔고, 우지는

대천사가 되어 정한의 뒤를 잇고 있다


이곳에서는 행복했다

하지만, 마음이 빈 느낌이 떠나지 않았다

이젠 기억도 나지 않는 아주 오래된 기억이 빠진 느낌이다

.


우지
" 심심하네.. "

그는 의자를 뒤로 젖히고 누워 쉬고 있었다

그때, 어떤 기억이 뇌리를 스쳤다

" 너에게 신호가 갈 거야, 그녀가 환생할 거라는 신호가, 그럼 그걸 놓치지 말고 너도 꼭 인간으로 환생해 "

이 한 마디가 갑자기 떠올랐다


우지
" 환생... "

우지는 무언가 중요한 것이 기억난 사람같이 멍하니 중얼거렸다


우지
" 그래, 인간이 되서.. 기억이 안 나는 무언가를... "

우지는 달려서 신이 있는 방으로 갔다



우지
" 정한 님! "


윤정한
" 응? 무슨 일이야 "


우지
" ..저... "

우지는 자신이 큰일을 맡고 있었기에 무책임하게 환생한다는 말이 쉽게 나오지 않았다


윤정한
" 음.. "


윤정한
" 환생하려고? "


우지
" ...네 "


윤정한
" 아아, 맞구나 "


우지
" 생각보다 별말이 없으시네요 "


윤정한
" 사실, 호시 님이 소멸하던 날. 나에게 말씀하셨거든 "


우지
" 아.. 그랬군요 "


윤정한
" 응, 그동안 고마웠고, 종종 보러 갈게 "

우지는 그를 끌어안았다


우지
" 감사합니다 "


윤정한
" 나도, 내 곁에서 오랫동안 있어줘서 고마워 "

짧은 포옹을 마치고, 정한이는 그에게 평범하지만 신비한 기류가 흐르는 문을 열어줬다


윤정한
" 그 애와 만나길 바라 "




나는 평범한 가정집에서 평범하지만 행복하게 자랐다

그리고 1년 전에는 수능도 봤으며 친구들도 많이 있다

특히 그중에는 15년 지기 친구도 있다

걔는 나랑 생일도 같아서 매년 생일이면 당연히 함께 보냈고, 내일도 그럴 것이다

그래서 생일은 내일이지만 오늘부터 1박 2일 여행을 가기로 했다


선한
#야야


이지훈
#왜?


선한
#너 짐 다 쌌어?


이지훈
#응응


선한
#내가 차 타고 데리러 갈게


이지훈
#너 면허 딴지 얼마 안 돼서 불안한데..


선한
#나 믿어라ㅋㅋ, 갈게

뚝,


이지훈
" 아... 얘 진짜 불안한데 "


잠시 후, 지훈이의 집 앞에 작은 차 한 대가 도착했다


이지훈
" 오, 어디 안 박고 잘 왔네 "


선한
" 그럼~, 누나 멋지지? "


이지훈
" 아뇨ㅋㅋ "

지훈이는 트렁크에 짐을 싣고 조수석에 탔다


이지훈
" 아, 이번 생일도 결국 너랑 보내는구나 "


선한
" 싫으면 내려 "


이지훈
" 어우, 왜 그러세요 "


선한
" 그것보다 최대한 말 시키지 마, 잘못하면 황천길이야 "


이지훈
" ..?"


선한
" 하하, 사랑해 지훈아 "


이지훈
" 그 사랑 안 받아 미친놈아... "

둘은 목적지로 가는 동안 계속 긴장하면서 가야만 했다

하지만 긴장했다 해도 이야기꽃을 져버리지는 않았다


한이가 워낙 조심하며 운전을 한 덕에 해가 떨어진 후 목적지에 도착했다

그리고 비록 엄청나게 좋은 곳은 아니었지만 여행을 온 것만으로도 그들은 기분이 들떴다


선한
" 나 여기 방 쓴다 "


이지훈
" 오키 "

차로 오는 동안 너무 피곤했기 때문에 숙소에서 잠시 휴식을 취한 후,

11시 반이 넘어가자 그들은 가방을 하나 챙겨 바닷가로 나갔다



이지훈
" 곧 있으면 12시네 "


선한
" 그니까 "

둘은 파도가 철썩 거리는 소리를 들으며, 별을 올려다보며 해변에 앉아있다


선한
" 지금 몇 시? "


이지훈
" 11시 57분 "


선한
" 3분 남았네 "


이지훈
" 지금 꺼낼까? "


선한
" 응 "

지훈이는 가방에서 술을 꺼냈다


선한
" 너 이거 어떻게 구했다고 했지? "


이지훈
" 생일 빠른 친구한테서 얻어옴 "


선한
" 아하 "


이지훈
" 아까도 말했는데 또 까먹었냐, 바보야 "


선한
" 너보단 똑똑해 "


이지훈
" 겁나 유치하네 "


선한
" 지는 "


이지훈
" 아무튼 지금 1분 남았으니까 그냥 마시자 "


선한
" 콜 "

둘은 맥주를 한 캔씩 들고 건배를 했다

동시에 12시를 알리는 소리가 울려 퍼졌고,

성인이 되고서 처음 맞는 생일이 되자

전생의 기억이 살아났다


이지훈
" 흠.... "

지훈이는 생각하듯 한숨을 내쉬었다


이지훈
" 20살 생일이 되면 기억이 살아난다는 건 왜 말 안 해줬을까 "


선한
" 그러게 "

둘은 생각보다 당황하지 않고 점잖게 말을 이었다


이지훈
" 보고 싶었어, 진짜 많이 "


선한
" 나도야, 우리가 오랜 시간 함께 있었는데 왜 몰랐을까 "


이지훈
" 알 수 없는 미래가 수없이 많듯이 알 수 없는 현재가 수없이 많잖아 "


이지훈
" 그리고 현재도 과거에서 보면 미래고 "


선한
" 그건 그렇네 "

한이는 맥주를 들이켰고, 지훈이도 뒤따라서 마셨다


선한
" 지훈아, 부탁이 있어 "


이지훈
" 응, 뭔데? "


선한
" 알 수 없는 어떤 미래가 수없이 많지만, 계속 함께할래? "


이지훈
" 당연하지, 우린 하늘이 내린 인연이고, 얼마나 어렵게 만났는데 "

잠시 정적이 흘렀다

다들 갑자기 돌아온 기억에 머리가 복잡해서 각자의 생각을 정리했다

둘은 술만 들이켰고 파도만이 소리를 냈다


선한
" 저기.. "


이지훈
" 응 "

둘은 마주 보았다


선한
" 눈... 감아볼래? "

지훈이는 말없이 눈을 감았다

그리고 한이는 감은 눈 위에 자신의 손을 덮어 그가 눈을 떠도 아무것도 볼 수 없게 했다

쪽


이지훈
" 푸흐.. "

지훈이는 그녀의 행동이 귀여운지 피식 웃었다


이지훈
" 주위에 아무도 없지? "

한이는 그의 눈에서 손은 떼지 않은 채 주위를 둘러봤다


선한
" 응, 없어 "


이지훈
" 그래? "

그녀의 대답을 듣고, 지훈이는

얼굴을 가까이 가져갔다

서로 숨 쉬는 게 느껴질 만큼 가까운 거리였다


이지훈
" .. 키스해도 되나 "

한이는 목소리가 떨릴까 봐 고개를 끄덕였다


이지훈
" 그럼, "

지훈이는 그녀의 입을 덮쳤고 한이는 그의 목덜미를 잡아 끌어당겼다

.

..

...

잠시 후, 그들의 입이 떨어지고 한이와 지훈이는 부끄러워 서로를 쳐다보지 못했다


이지훈
" ...미안 "


선한
" 나도 미안해.. "

...

한이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선한
" 좀 걸을까? "


이지훈
" 좋아 "

.

둘은 나란히 서서 말없이 해변을 거닐었다

지훈이는 뒷짐을 지고 바닥을 쳐다보며 걸었고, 한이는 고개는 앞을 향했지만 시선은 바닥을 향한 채로 걸었다

...

한이는 그에게 점점 가까이 다가가더니 손을 잡았다


선한
" 우리.. "

지금까지 둘의 사랑은 평범하지 못했고, 억압됐었기에 꺼낼 수 없었던 말이지만 한없이 평범한 그 말을

오랜 시간이 지나고 겨우 꺼낼 수 있게 됐다


선한
" ..우리... "

목이 멨다

그들의 만남조차 평범하지 못해서 할 수 없었던 말을 하려니 목이 메어 '우리'라는 말만 반복했다


선한
" .... "


선한
" 사귈래? "


이지훈
" 당연하지 "


이지훈
" 사랑해, 한아 "

둘은 서로를 끌어안았다

만약 지훈이에게 한이를 미워했던 기억도 같이 돌아왔더라면 지금 이 상황은 불가능했을 것이다

그리고, 지금 둘은 서 있는 이곳이 아주 먼 과거에 둘이 슬픈 이별을 맞았던 곳이라는 사실도 모를 것이다


이지훈
" 이제는 절대 떨어지지 말자 "


선한
" 그래, 무슨 일이 있어도 떠나지 말자 "


이지훈
" 그리고 우리에게 과연 어떤 미래가 온다는 건지, 하늘이 답을 주지도 않고 우리도 알 수가 없을 거야 "


이지훈
" 하지만, 미래가 행복할 거라고 믿으며 살기로 할까? "


선한
" 좋아, 그리고 지금도 행복할 거라고 믿자 "


이지훈
" 응ㅎ "

둘은 서로를 바라보며 누구보다 행복해 보이는 미소를 지었다

그 미소는 어떤 미래가 오든 다 이길 수 있을 것 같은 웃음이었다

.

..

지금까지 '어떤 미래_ 천사가 인간을 사랑했다'를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아직 에피소드가 몇 개 더 남아있으니까 조금만 더 함께 가주세요

감사하고 사랑합니다


어떤미래_What kind of future (가사추측) 우리에게 과연 어떤 미래가 온다는 건지 하늘이 답을 주지 않아서 혹은 내가 참 멍청해서 도저히 알 수가 없더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