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아픈 사랑은 사랑이 아니였음을
Day-7: 소중한 사람


오후 2:10

전정국
“형은 자요?”


김남준
“응. 요즘따라 잠이 많네..”


박지민
“우리 형 원래 잠 많았잖아요.”


정호석
“여주씨는.. 언제까지 계시는거래?”


김석진
“윤기가 기억이 돌아오면.. 윤기 성격에 붙잡지 않을까..”


김남준
“여주씨는.. 여주씨가 알려줄 수 있는 얘기를 끝내면.. 그만둔다고 했어..”


정호석
“거의 다 하지 않았나..”


김석진
“윤기 과거.”


김석진
“그거만 얘기 안했대.”


김남준
“나도 잘 모르는 얘기라..”


박지민
“형이 여주씨한테 그냥 의지한 것도 아니고..”


박지민
“엄청 기댔잖아요..”


정호석
“형은.. 이유는 모르지만 항상 기댔고..”


정호석
“여주씨는 기대고 싶었고..”


전정국
“아무래도 그게 헤어진 이유같죠..?”


김남준
“여주씨도 이해하는 거 처럼 보였는데.. 아니였나봐.”


김석진
“분명 여주씨도 그걸 힘들어했을거야..”


김석진
“칼날이 날카롭지 않아도 칼은 칼인 법이니까..”


박지민
“하아..”


김석진
“윤기 상태는 좀 어떻대?”


김남준
“좋대요. 기억이 돌아오지 않는 것만 빼고..”



민윤기
“우음.. (부스스-)”


민윤기
“다들.. 여기서 뭐해..?”


김남준
“형..?”


민윤기
“..(갸웃-) 뭐야.. 다들 왜 그런 표정인데..”


전정국
“형..”


정호석
“(와락-) 형 진짜..”


박지민
“ㄷ,돌아왔어요? 진짜 형이에요?!”


김남준
“진짜 형 진짜..”


병실은 울음소리로 가득했다




김남준
“어떻게 된거야..?”

(윤기시점)


최근에 자주 꿈을 꿨어

드문드문한 꿈이였지만

확실했어


그게 내 기억이라는 거



민윤기
“지민아. 거기서 조금만 더 올려보자.”


박지민
“형. 장난해요? 진심 너무 높은데..”


정호석
“야야 정신차리고!! 발끝에 힘 빡 주고!!”


전정국
“힣ㅎ 엄청 힘들어보이는데.”


민윤기
“다음 너야 인마.”


전정국
“아니 혀엉..”


웃으면서 작업했던 기억이 났어

아, 그게 너희구나

내가 소중한 사람들을 잊고 있었구나



민윤기
“하아.. 다시해보자.”


작업할때면 예민해지는 걸 알고 있지만..

너희한테 유독 차가웠어

그 이유는 아직 모르겠지만



김남준
“형 오늘 ..안가요?”


민윤기
“가야지. 오늘 6시에 보기로 했어.”


너희는 기억이 나는데

뭔가 중요한 건 기억이 안나는 거 같았어



민윤기
“예쁘다.”


민윤기
“그치?”


대답은 안들렸어

혼잣말을 하는걸까



민윤기
“우리 조금 걸을까.”


분명 우리인데

누군지 생각도 안나고

아무것도 들리지 않았어

그냥 내가 벚꽃을 좋아한걸까?


민윤기
“안추워? 이거 입어.”


한 겨울에 불꽃놀이도 보러갔었어

누구랑 갔는지는 잘 모르겠어

벚꽃을 같이 본 사람일까?



민윤기
“내가 많이 사랑해.”


연인이 있었던걸까?

그 사람에 대한 기억이 없어

우린 어떻게 된걸까?


민윤기
“..야..”


분명 이름을 부른 거 같았는데

그 이름이 뭔지는 알 수 없었어


드문드문 들린 목소리는

“그만..그만하자..”

그 목소리가 나에게 그렇게 말했어


엄청 울었던 거 같아

내 탓이라고 자책도 했고

술도 마시고

담배도 피워봤어

잠도 못자고



김남준
“형 제발..”


민윤기
“괜찮아. 너 먹고 와.”


네 간절함도 들었어 남준아

밥도 안먹고

내가 미안했다 남준아


민윤기
“한달동안 아무것도 생각 안났어.”


민윤기
“한 3주 전인가..”


민윤기
“그때부터 꿈에서 이렇게 보였고.”


전정국
“왜 얘기 안했어요..”


민윤기
“확실하지 않으니까.”


김석진
“저..”


민윤기
“…”


민윤기
“형.”


김석진
“..ㅇ,어..”


민윤기
“형은, 나한테 큰 실수한 거에요.”


민윤기
“형이 나한테 거짓을 전해준 그 순간.”


정호석
“형.”


민윤기
“나 버린거에요.”


김석진
“..미안..미안하다..”


민윤기
“형이 느낀 그 죄책감.”


민윤기
“나는 형의 그 말때문에.”


민윤기
“남준이랑 같이 한 모든 시간을 후회했어요.”


김석진
“..내가 할 말이 없다..”


민윤기
“..형은.. 죄송하지만..”


민윤기
“나가주세요.”


박지민
“형 아무리 그래ㄷ..!!”


김석진
“지민아.”


김석진
“미안해 윤기야.”


김석진
“몸 괜찮아지면.. 다시 보자..”


드르륵-

탁-



민윤기
“하아..”


민윤기
“..끅..흐끅..흐으..”

오후 9:24

김여주
“안녕하세요.”


민윤기
“퇴근하고 오시는 길인가봐요.”


김여주
“제가 항상 그렇죠.”


김여주
“회사원이 다를게 있나요..”


민윤기
“오늘 꿈에서 벚꽃을 봤어요.”


김여주
‘벚꽃..?’


윤기씨는 꽃가루 알레르기가 있다

벚꽃이 보인 이유는..



김여주
‘매년 나랑 갔던 벚꽃 축제 때문이겠지..’


민윤기
“제가 벚꽃을 좋아했나요?”


김여주
“벚꽃보다는 비랄까요?”


민윤기
“비..?”


김여주
“윤기씨는 비를 좋아했어요.”


김여주
“내리는 소리 덕분에 가사가 잘 써진다고..”


민윤기
“여주야 뭐해?”


김여주
“비.. 나는 비 싫어..”


민윤기
“왜? 비가 왜 싫어?”


김여주
“천둥도 치고 번개도 치고 난 싫어.”


민윤기
“무서워?”


김여주
“..응.. 무서워..”


이불을 꼭 뒤집어쓰고서

침대에 앉아있던 내가 귀엽다며

비 오는 날을 참 좋아했어

당신은


민윤기
“비.. 좋지..”


민윤기
“그치?”


민윤기
“여주야.”


뭘까

왜 내 이름을 그렇게 부르는거야

기억이

돌아온거야..?



김여주
“기억이.. 돌아온 거에요..?”


민윤기
“아닌가보네요..”


김여주
“네..?”


민윤기
“좋은 소식과 나쁜 소식이 있어요.”


민윤기
“좋은 소식은 사람들에 대한 기억을 찾았어요.”


심장이 내려앉았다

혹시 나에대한 기억도 찾은걸까

그러면 안되는데



민윤기
“남준이, 지민이,정국이.. 석진이형까지.. 다 찾았는데..”


민윤기
“나쁜 소식은.. 석진이형이 미워졌다는 거..”


민윤기
“난 그동안 형을 믿었는데..”


김여주
“…”


민윤기
“여주씨는.. 왜 안말렸어요..?”


슬픈 눈이다 아픈 마음의 눈



김여주
“..잘..지내길 바랐으니까..”


김여주
“..남준씨랑은 둘도 없는 사이니까.. 더 잘 지내길 바랬어요..”


김여주
“미안해요.. 미안..”


민윤기
“..또 하나.. 안좋은 소식은..”


민윤기
“한가지 목소리를 못찾았아요.”


민윤기
“그만하자던 그 목소리..”


민윤기
“분명 많이 들어본 목소리인데..”


민윤기
“모르겠어요..”


김여주
“…”


김여주
‘그만하자는 그 말..’


김여주
‘지금 와서 후회한다 하면.. 당신이 받아줄까요..’


민윤기
“찾고싶어요. 그 목소리.”


김여주
“네?”


민윤기
“내 기억에 남는 사람이라면.”

“분명 소중한 사람일테니까.”



민윤기
“그쵸? 분명 소중한 사람이겠죠?”


김여주
“..그럴거에요.”

“소중한 사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