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아픈 사랑은 사랑이 아니였음을
Day-8 : 모순된 선물



김여주
“윤기씨가 기억을 찾아 다행이에요.”


김여주
“해줄 수 있는 얘기는.. 이제 딱 하나뿐이에요.”


민윤기
“..아쉽네요.”


민윤기
“여주씨랑 이야기 하는 거 재밌는데..”


김여주
“..기억.. 찾으면서..”


김여주
“가족들은.. 안떠올랐나요..?”


김여주
“가족들이 병원 한 번 안오는 거.. 안물어봤잖아요..”


민윤기
“안..오는 데에는..”


민윤기
“다 이유가 있지 않을까요..?”


김여주
“..기억은..”


민윤기
“..(도리도리-)”


김여주
“후우.. 오늘 말씀드릴 건..”


김여주
“윤기씨의 과거 이야기에요.”


김여주
“울어도 좋으니까.. 제발.. 참지 마세요..”


민윤기
“..(끄덕-)”

드르륵-

탁-



김남준
“어? 여주씨. 얘기 다 끝나셨어요?”


김여주
“..윤기씨 잘 달래주세요..”


김여주
“윤기씨 과거.. 가족.. 많이 슬플거에요..”


김남준
“..네..”


김남준
“..오늘.. 주치의 분이 그러셨는데..”


김남준
“이제 형이 퇴원해도.. 된다고..”


김여주
“..(싱긋-) 다행이네요..”


김남준
“여주씨는.. 이제 어떡하실거에요..?”


김여주
“저요..?”


김여주
“이번에 저 지방으로 발령 났어요. 부산으로ㅎ”


김여주
“그동안 감사했어요.”


김여주
“남준씨도 고생 많으셨어요.”


김남준
“..여주씨가 너무 힘들어하지 않으셨으면 해요..”


김남준
“윤기형도.. 고마워할테니까..”


김여주
“..인연이 닿는다면..나중에 밥 한번 사주세요 (싱긋-)”


김남준
“네. 약속할게요.”


민윤기
“…”


김남준
“..형..”


민윤기
“..남준아..”


눈시울이 붉어진 윤기

아무래도 얘기를 들으며 눈물을 흘린 모양이다



김남준
“..형..지금도.. 얘기하기 어려워요..?”


김남준
“..형..과거..”


민윤기
“…”


김남준
“형이 부담스러우면 안해도 괜찮아요..!”


김남준
“그냥.. 형이랑 더 가까우면..”


김남준
“싫으면.. 안해도..”


민윤기
“..남,준아..”


민윤기
“실망,끅하면.. 안,돼..”


김여주
“..하아..”


내가 알고있는 모든 것을 전했다

그 사람의 직업

즐거웠던 추억

여러 사람들과의 관계

그리고

그 사람의 과거


한 사람의 인생 속 하나의 존재를 깔끔히 지우고

나를 기억 못하도록

나를 기억하면 아플테니


김여주
“..이제 지친다..”


민윤기
“여주야. 장난치지 말고.. 응..?”


김여주
“장난..”


김여주
“장난이라고 생각해?”


절대 잊을 수 없어

그 말을 듣고서 천천히 굳어진 당신의 표정을

모든 것을 잃은 듯한 당신을



민윤기
“…”


민윤기
“잘못..했어..”


민윤기
“내가..내가..”


김여주
“..아니..”


김여주
“당신은.. 그 잘못을 뉘우칠 수 없어..”


김여주
“오빠의 과거들이 끔찍하게도 우릴 갈라놓은거야.”


김여주
“이해했어.. 이해하려 노력했어..!!”


김여주
“오빠는 힘들테니까.. 힘들어서 나보다 더 괴로울테니까!!”


민윤기
“..여주야..”


김여주
“이정도 기다리면.. 이만큼 이해하면.. 오빠도 날 이해해줄 수 있는 거 아니야..?”


김여주
“이기적이야.”


김여주
“이제 나도 지쳐.. 이기적인 오빠 옆에, 남아있기 힘들어.”


민윤기
“내가, 내가 이해할게. 이해하도록 노력할게..!”


민윤기
“미안해.. 내가.. 내가 이기적인 사람이라..”


김여주
“..아니.. 늦었어.”


내 손을 잡아오던

그날따라 참 따듯하던

당신의 손을 뿌리치고서

가슴에 비수를 꽂았어



김여주
“그만.. 그만하자..”

잠시 생각에 잠겼다



김여주
‘..당신도 아팠을텐데..’


그래도 당신에게 마지막을 남겼어

내 선물이자

흔적이야


김남준
“형.. 끅,흐으..”


김남준
“이,래서.. 말 못했어요..? 네..?”


민윤기
“..응..”


민윤기
“다른 사람은 몰라도.. 너는 알고있으면 한대..”


김남준
“누가요..?”


민윤기
“..여주씨가.”


민윤기
“너만은.. 꼭 알았으면 했대..”


김남준
“…”


민윤기
“..이거.. 내 사진이지..?”


탁자 위 사진 한 장을 건네는 윤기




민윤기
“여주씨가 주고 갔어..”


민윤기
“나머지 기억에 도움이 되길 바란다고.”


폴라로이드 사진 한 장

그 속엔 웃음이 스며든 윤기가 있었다

행복이 얼굴에 가득 묻은

그런 윤기가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