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시골의 청량한 여름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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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범규

“그, 그게 무슨 소리가!”

강여주

“부끄러워하긴, 나 이제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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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범규

“벌써?”

강여주

“공부 열심히 해!”

일주일이 지나고, 범규는 서울말에 꽤 능숙해졌다.

강여주

“최밤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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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범규

“밤규가 뭐냐.”

강여주

“애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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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범규

“야, 근데 나 이제 말 잘 하지 않냐?”

강여주

“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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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범규

“역시 밥도 안 먹고, 잠도 안 자고 공부한 보람이 있네.”

강여주

“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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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범규

“내가 얼마나 힘들었는지 알아?“

강여주

“그럼 왜 나랑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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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범규

“왜?”

강여주

“밥을 먼저 먹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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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범규

“아, 아니…”

강여주

“잠 먼저 잘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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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범규

“그런 게…”

강여주

“밥 먹으면 잠이 더 잘 오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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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범규

“아, 그게 아니라고!”

강여주

“그럼 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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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범규

“그만큼 열심히 했다고…”

강여주

“처음부터 그렇게 말했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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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범규

“네가 내 말 안 들었잖아!”

범규와 여주는 서로 놀다 보니 다음 날이 개학식인 것도 까먹고 있었다.

강여주

“근데 개학식이 언제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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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범규

“8월 20일… 에?”

강여주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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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범규

“내일이잖아?!”

강여주

“내일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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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범규

“강여주!”

강여주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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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범규

“너 몇 반이야?”

강여주

“2반, 너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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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범규

“에… 나는 4반인데…”

강여주

“최밤규가 귀찮게 할 일 없겠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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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범규

“허, 맨날 반으로 놀러 갈 거다.”

강여주

“뭐…?”

학생

“최범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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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범규

“잘 가라, 떨지 말고!”

선생님

“자, 다들 들었다시피 우리 반에 전학생이 왔다.”

학생

“와~!”

선생님

“소개할 수 있겠어?”

사투리를 쓸 줄 모르는 여주는 고개를 저을 수밖에 없었다.

선생님

“그래, 선생님이 해 줄게.”

선생님

“이름은 강여주, 서울에서 여기로 이사 왔고…”

쉬는 시간이 찾아옴과 동시에 반 아이들, 학교 아이들은 다 여주를 보려고 찾아왔다.

학생

“니 서울 어데서 왔나?”

학생

“내도 강씬데 니는 본관이 어데나?”

학생

“니 핵교 끝나고 뭐하나?”

학생

“내랑 친구하자.”

학생

“니 진짜 예쁘다!”

강여주

“…”

학생

“와 답이 없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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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범규

“얘는 서울말만 아는 춘핑이가.”

강여주

“뭐, 바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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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범규

“서울 어데서 왔는지는 모르고, 본관도 모르고, 핵교 끝나고는 내랑 놀 거고, 예쁜 건… 좀 인정.”

강여주

“누가 너랑 논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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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범규

“그리고 얘 내 친구니까 꼬시지 마라.”

강여주

“내가 대신 사과할게, 미안타…”

학생

“사투리도 잘 쓰네!”

강여주

“방학동안 거의 맨날 얘랑 놀아서…”

학생

“니네 둘이 잘 어울린다.”

강여주

“얘랑 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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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범규

“너 나한테 그랬잖아.”

강여주

“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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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범규

“한 번 만나면 인연, 두 번 만나면 운명.”

학생

“꺅~~”

강여주

“난 그런 적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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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범규

“참나, 내가 다 들었다!”

강여주

“… 빨리 니 교실이나 가라!”

강여주

“혹시 최밤규 많이 유명하가?”

학생

“인싸다, 인싸.”

강여주

“오…”

학생

“여주 니도 딱 보니 인싸다.”

강여주

“에? 내는 인싸 전혀 아니다.”

학생

“범규, 니는 여주 만난지 얼마나 됐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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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범규

“2주밖에 안 됐다.”

학생

“근데 그렇게 친해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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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범규

“내랑 여주는 운명이다…”

학생

“그게 무슨 소리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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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범규

“내랑 여주, 예전에 잠깐 만난 적 있다.”

학생

“그걸 니만 알고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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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범규

“그런 것 같다.”

같은 시각, 여주는 범규를 찾고 있었다.

학생

“니 2반 전학생 맞나?”

강여주

“맞다, 니는 몇 반이가?”

학생

“내는 4반.”

강여주

“최밤규랑 같은 반이가?”

학생

“그렇다.”

강여주

“그럼 지금 최밤규 어디있는지 아나?”

학생

“아마… 왼쪽으로 쭉 가서 내려가는 계단에 있을 거다.”

강여주

“고맙다, 우리 친구 묵자.”

학생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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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범규

“여주한테 말하지 말랬다…”

학생

“태현이 형이?”

강여주

“우리 오빠가 나한테 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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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범규

“어, 아… 강여주 왔나!”

강여주

“우리 오빠가 뭐 숨기는 거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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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범규

“아무것도 없다.”

강여주

“그럼 지금 하는 말은 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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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범규

“별 거 아니다…”

강여주

“별 거 아니어도 알려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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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범규

“그… 태현이 형이 니 과자 먹었다는 말이다…”

강여주

“뭐… 강태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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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범규

“진정해, 진정!”

강여주

“강태현… 내가 가만 안 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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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범규

“잠깐, 잠깐!”

강여주

“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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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범규

“지금 어디 가는데!”

강여주

“강태현한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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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범규

“에헤이, 그러지 말고… 차라리 날 때려!”

강여주

“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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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범규

“태현이 형한테는 다음 쉬는 시간에 가고… 나를 때려…”

강여주

“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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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범규

“진짜 때리… 려고?”

강여주

“그럼 가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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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범규

“아니, 아니… 때려!!”

그 계단에서는 범규의 비명소리밖에 들리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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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범규

“형… 진짜 미안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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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태현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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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범규

“여주가 형이 얘기하지 말라고 했던 거 궁금해해서 내가 형이 여주 과자 묵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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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태현

“그거 외에는 말하지 않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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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범규

“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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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태현

“그럼 됐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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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범규

“근데 여주가 좀 이따 형 때리러 올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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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태현

“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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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범규

“그니까 조심해라…”

강여주

“선배님들, 혹시 여기 강태현 선배님 있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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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수빈

“어, 여주 안녕.”

강여주

“수빈 선배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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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수빈

“응, 태현이는 왜 찾아?”

강여주

“강태현이 제 과자 먹어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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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수빈

“태현이가 그럴 애는 아닌데…?”

강여주

“어… 생각해 보니 그렇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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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수빈

“네가 잘못 본 거 아니야?”

강여주

“사실 정확히는 모르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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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수빈

“근데 태현이는 왜…”

강여주

“최밤규가 알려줬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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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수빈

“범규가?”

강여주

“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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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수빈

“혹시 모르니까 믿지 마.”

강여주

“네, 저 그럼 가보겠습니다!”

여주가 뒤돌아서 자 교실에 있던 태현이가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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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태현

“여주 갔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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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수빈

“응, 대충 보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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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태현

“다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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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수빈

“근데 그건 언제 알려주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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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태현

“아빠가 알려주라고 하면, 그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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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수빈

“너도, 여주도, 아버지도 참 고생이 많으시다.”

그때 여주가 다시 뒤돌아 수빈이와 태현이에게 왔다.

강여주

“뭘 알려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