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 그 위에서,

00 - 바다 그 위에서,

난 첫째로 태어난 아이였다.

사실상 쌍둥이지만

같은 날 같은 밤, 자고 깨고 먹고

같이 살다가 따로 나온 것이다.

난 2분 먼저 태어났던 것 뿐이고

동생은 2분 늦게 태어난 것 뿐이였다.

하지만 커가면서 우린 달라졌다.

밝고 해같은 에너지 동생과 달리 난

어두운 밤 보랏빛을 내는 시들시들한

꽃에 불과했다.

하지만 맞았다.

난 친구도 없고 공부도 그렇게 잘못한다.

그래서 나는.. 무시당하는

장녀였다.

오직 장녀라는 이유로

날 바라봐주지도 않는 사람들에게

기대에 부응해야하는 그런 아이였다.

하지만 난 오늘부로 20살

성인이 되버렸다.

부모님

우리 세주 20살 된거 축하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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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세주 / 20

응 엄마 고마워! ㅎㅎ

부모님

여주야 너도 동생 축하해줘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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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여주 / 20

.. 아 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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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여주 / 20

세주야 20살 된거 축.. 하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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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세주 / 20

응 언니도.

차갑다.

나를 바라보는 눈빛은 서늘했고

경멸하며 무시하는 느낌을 받은 느낌이다.

이젠 나도 아예 가족도 아니라는건가?

나도 20살인데.. 성인인데..

왜 동생만 축하받는거지?

부모님

근데 여주야 너도 이제 독립해야되지 않겠니?

부모님

이제 성인인데,

부모님

얼른 짐싸서 빠른 시일 내에 집 찾아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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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여주 / 20

어..? 독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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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여주 / 20

해야지, 독립

그런 나에게 한 줄기 빛은 독립이였다.

이 징글징글한 집에서 나갈 수있는 기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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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세주 / 20

엄마! 나도 독립하고싶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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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세주 / 20

응? 나두 나두

부모님

안돼 우리 세주 이뻐서 누가 데려가면 어떡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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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세주 / 20

에이 엄마도 ㅋㅋ

부모님

너무 갔니? ㅎㅎ

정말 너무하기 따름이네,

나보곤 나가라며 매정하게 버렸으면서

김세주는 이뻐서 안된다고?

내가 나가면 그 방을 김세주를 위한

이쁘고 반짝거리는 곳으로 바꿀거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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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여주 / 20

엄마, 나 편의점 좀 다녀올게

부모님

아.. 응 다녀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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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세주 / 20

언니 나 딸기 우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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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여주 / 20

돈 없다.

쾅 -

부모님

에휴.. 저 기집앤 동생한테 못하는 말이 없어

부모님

딸기 우유가 얼마라고.. 쯧..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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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여주 / 20

.. 정말 짜증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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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여주 / 20

김세주는 용돈도 받으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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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여주 / 20

왜 나보고 사오라는거야?

딸랑 -

인물

안녕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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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여주 / 20

얼른 커피 우유나 사가야지,

탁 -

인물

1500원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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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여주 / 20

여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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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여주 / 20

안녕히계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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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여주 / 20

아, 집 들어가기 싫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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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여주 / 20

근처 놀이터에나 있을까?

그러면 안됐었다.

바로 집에 들어가야만 했고

그래야 편하게 살 수있었다.

이 뒤죽박죽한 남자들에게서

벗어날 수없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