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의 강 넘어

111.유나와 예원(3)

(유나시점)

나는 화장실에서 한참 동안 울고 교실로 들어왔다

드륵

내가 교실 문을 열었을 때,

친구들은 날 보며 비웃고 있었다

친구1

ㅋㅋㅋ 야 돼지 왔다

친구2

야 돼지가 뭐냐? 맷돼지지...

내가 뭘 잘못한 걸까?

그냥...살 찐거..?

그거 하나 잘못한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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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나

......

나도 안다

내가 뚱뚱하고 못 생긴거...

하지만 그동안

난 친구들과 함께 잘 지내왔고

그 행복은 영원할 줄 알았는데...

이런 모함에...

한 순간에....

친구가 없는 '찐따'로 전락해 버렸다

적어도....

적어도 나랑 같이 다니던 친구들만큼은...

날 믿어주리라 생각했지만

아니었다

오히려 날 믿어준 사람은

평소에 나랑 친하지도 않던

'김예원' 뿐이였다

초등학교 1학년에

난...

너무나 큰 상실감을 느꼈다

친구들은 날 하나의 인격체가 아닌

'돼지'취급을 하였다

나도...

나도 살 빼고 싶은데..

엄마가...

살 뺀다고 하면 화 내셔서....

하아....

내가 뭘 어떻게 해야 할까...

♩딩동댕동♪

내가 정신을 차렸을 땐 어느새 학교가 끝나 있었고

난 하교할 준비를 했다

그때,

친구1

야 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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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나

....

무시하려 했다

내가 대답하거나 반응을 보이는 순간부터

난 내가 돼지인 것을 인정해 버리는 것이 되니까....

친구2

야!! 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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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나

......

또 다시 무시했다

친구2

야!! 최유냐!! 너 왜 우리 무시하냐??

난 그제서야 뒤를 돌아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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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나

.....

친구1

니 왜 계속 우리 무시하냐고

친구1

어쨌든 됐고

친구1

너 우리 따라와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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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나

.....싫어

친구1

유나야,우리가 할 말이 있어서 그래

'돼지'나 '최유나'가 아닌 '유나야'라는

부드러운 그 한 마디에

난 무언가에 홀린 사람처럼

그들을 따라갔다

하지만,

그때 난....

그 애들을 따라가지 말았어야 했다...

****

그 애들은 날 학교 뒤쪽 골목으로 데려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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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나

할 말이 뭔데?

친구1

ㅋ...우리가 진짜 할 마리 이써서 불러따고 생가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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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나

뭐?

친구2

우리가 할 말이 있긴 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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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나

먼데?

친구2

예원아 이건 니가 말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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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원

....싫어

그 한마디 이후로,

예원이는 입술을 꾹 다문 채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친구1

그래...?그럼 우리가 말 해줄게

친구2

유나야

친구2

너 좀 맞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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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나

?!?!?!??!?!

내가 무슨 말을 할 틈도 없이,

그 아이의 발이 내 복부를 강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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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나

아!!

너무 심한 고통에

난 외마디 비명을 지르며 바닥에 주저앉았다

친구2

모야?너 뱃살도 많아서 아프지도 안차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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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나

!!!

오늘...정말...

여러 번 충격먹는다

하지만...

난 울지 않았다

아니.. 솔직히 말하면

너무 큰 충격을 받아

울지 '못'했다가 더 올바른 표현인 것 같다

나도 모르게 내 눈에 눈물이 맺히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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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나

ㅎ...흐아앙...

친구1

야..ㅋ 벌써 울면 어떡하냐?

친구1

아직 시작도 안 했는데 힛

나는 고개를 올려 위를 올려다 보았다

예원이가....보였다

예원이는 무표정으로 가만히 서 있었다

솔직히...조금

아니...많이 서운했다

날 지켜주던 예원이마저....

이제 더 이상 날 지켜주지 않는구나...

아니,애초부터

조금 잘 해준 것 가지고

나 혼자 착각한 걸 수도...

ㅎ...진짜 최유나

진짜 외로웠나 보구나

혼자...김예원이 날 지켜주는 거라는 상상이나 하고....

진짜...

쪽팔려....

친구2

뭘 보냐? 돼지야?

친구2

한 대 더 맞고 싶나 봐?

퍽 퍼억

나는 그 뒤로도 대 여섯대는 더 맞았고

그 아이들이 때리는 한 대 한 대가

나에게 신체적 상처 뿐만 아니라

정신적 상처까지 주었다

정말..고작 초등학교 1학년이

이런 끔찍한 짓을 하는 게 믿기지 않았다

난 나를 때린 아이들로부터 씻을 수 없는 마음의 상처를 받았다

예원이는...

내가 맞을 때 아무 짓도 하지 않았다

아무 짓도 하지 않았지만...

그래도 나에게는 상처가 되었다

물론 직접적인 폭력을 행사한 애들 만큼은 아니지만....

그리고,

이 상황은...

무려 넉 달동안 지속되었다....

111.유나와 예원(3)

언제쯤...알려줄 수 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