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의 강 넘어
118.영원히


BGM:유주-첫사랑

(태형시점)


태형
황은비ㅡ!!!!!!!!!!!

나는 거의 절규하다시피 그녀의 이름을 불렀다

하지만.....

그녀는 내 목소리를 듣지 못 하겠지.....


태형
....은비야.....


태형
..은비야아....

그녀의 이름을 부르면 부를수록...

내 눈가가...촉촉해져 갔다


태형
흡.....흐아...

난 내 입술을 깨물어가며 눈물을 보이지 않으려 애썼다

하지만 야속하게도,

내 눈물들이 방울져 떨어지기 시작했다

툭...투둑ㅡ

....황은비....

진짜 너무하다.....

나도..

나에게도....

이별을 준비할 시간 정도는 줬어야지...

이렇게 갑자기 이별로 찾아오면....

어떡하냐고....

난 어떡하라고.....황은비....

이렇게 괜히 그녀 탓을 해 본다..

이렇게라도 하지 않으면....

내가 정말 돌아버릴 것 같았다..


태형
보고..싶....흐으....어..


태형
보고 싶어...은비야....

보고있어도 또 보고싶은데....

이렇게 영영 내 곁을 떠나버리면....

도대체 난 어떻게 하루하루를 버텨야 하는 걸까..

매일매일 널 만날 생각에 설레었고,

너와 함께 있었기에 살아갔다

'쿨데라'라는 지루한 곳에 몇 년...

아니, 몇 십년을 쳐박혀 있었고

그렇게 지루하고 의미없던 내 일상에 들어온 너였다

그런데....

이제 내 일상의 거의 전부가 되어버린 네가....

사라졌다....

정말...아직도 믿기지가 않는다....

분명 5분 전....아니..

3분 전 까지만 해도

내 볼을 어루만지며 나에게 사랑한다 말하던 그녀가..

이젠...없다니....

만날 수 없고...

대화할 수도 없다니....

아니,

나랑 대화하지 않아도 좋고

만날 수 없어도 좋으니..

제발...그녀가 살아있기만 했으면 이라는 마음 뿐이다

그때,


예원
...야 김태형...


예원
이제...내려가자....


예원
아무리 유나가 죽었어도....


예원
여기서..이러고 있을 순 없잖아....


예원
빨리 쌤한테 말씀드리러 가자...


태형
......


예원
빨리 따라와

김예원은 날 억지로 반까지 데려갔다

*****

선생님
자 얘들아, 교과서 63쪽 펴

선생님
잠..깐만...?

선생님
왜..자리가 4자리나 비는 거지?

선생님
오늘 조퇴한 사람도 없을 텐ㄷ..

벌컥!!


예원
쌤....큰..일 났어요...흐으...

선생님
김예원? 김태형?

선생님
너희들은 무단 지각이야!!!


예원
쌤..지금 그게 문제가 아니라고요.....


예원
유나가...유나가아...흡..흐으...

선생님
.....어....알아....


예원
알고....계셨어요.....?

선생님
아까...구급차가 왔다 가길래....

선생님
무슨 일인가 해서 알아봤더니.....

선생님
그런....안타까운 소식이.....

선생님
그래도 예원아,

선생님
네 마음은 충분히 이해하지만

선생님
공과 사는 구분해야지

선생님
자 그럼 예원이랑 태형이 자리에 앉아


예원
네


태형
.....

선생님
...잠깐만...그럼 나머지 한 명은 누구지,...?

선생님
빈 자리가 유나자리 한 자리여야 하는데....?

선생님
태형아 네 앞에 누구야?


태형
...황..은비요...

선생님
황은비? 걔가 누군데?


태형
은비요...황은비....

선생님
너 선생님이랑 지금 장난하니?

선생님
황은비란 애는 우리 반에 없잖아!!


태형
......

선생님
그럼 빈 자리인 것 같으니까

선생님
쉬는시간에 태형이 네가 1층으로 책상 빼놔


태형
.....네

그렇다...

이 세상에서....

'황은비'라는 존재 자체가

사라져 버린 것 이다

애초에....

이 세상에 없는 사람처럼....

*****

쉬는 시간이 되었고,

나는 은비의 책상을 옮겨야 했다


태형
.....옮기기 싫어

은비의 책상...옮기고 싶지 않았다

내가 그 책상을 밖으로 내놓는 것은...

내 손으로 은비의 존재를 지워버리는 걸 인정해 버리는 것 같아서......

나는 계속 은비의 책상 앞에서 머뭇거렸다

선생님
김태형!!! 빨리 저 빈 책상 빼!!

나는 선생님의 재촉에 못 이겨

은비의 책상을 내놓으려고 그 책상을 들었다

그때,

툭ㅡ

은비의 책상 서랍에서 무언가가 떨어졌다

하늘색 표지의 다이어리였다

나는 그 다이어리를 주워 주머니 속에 넣고,

책상을 들고 1층으로 내려갔다

*****

나는 1층에 책상을 내려놓았다

그리고, 주머니에 넣어둔 은비의 다이어리를 꺼냈다


태형
....봐도...되나....?


태형
그래도...은비 프라이버시 일텐데...


태형
아니지, 은비의 프라이버시 '였는데...'


태형
.....모르겠다..

나는 다이어리를 한 번 열어보기로 했다

내가 다이어리를 펼치려던 순간,

퍽

누군가가 내 어깨를 치고 갔다

?
아...죄송해요....

?
제가 앞을 잘 안 보고 다니는 바람에....


태형
네..뭐 그럴 수도 있죠

?
아..이거 노트 떨어트리셨는데....


태형
그쪽은 명찰 떨어트리셨..!!



태형
황...은비...?

내가 그토록 그리던 이름...

절대 잊을 수 없는 그 이름....

"황은비".......

은비
네..제 이름이 황은비 인데요?

나는 명찰과 황은비라는 그 사람의 얼굴을 번갈아 보았다

은비
.....?왜..그러세요...?

역시...내가 아는 황은비가 아니였다

은비
저기요...?제 명찰 좀...


태형
아..네..여기요...

은비
네 여기 노트 가져가세요


태형
아..감사합니다

도대체....

난 뭘 기대한건지....ㅎ

내가 아는 황은비는...

이미 이 세상을 떠나고 없는데.....ㅎ

나는 그녀를 추억하며 다이어리를 펼쳤다

그 안에는.....

쿨데라에 관한 내용,

친구들의 과거들이 빼곡히 적혀있었다

나는 가장 최근 부분인 어제 날짜를 펼쳐보았다

'20XX년 X월 X일'

'한 번 애들의 과거에 대해 정리해 봐야겠다'

'소정-엄마에게 버림받음'

'예린-친구들에게 왕따'

'은하-친구들의 괴롭힘, 아버지의 눈'

'...이제 곧 있으면 또 과거를 보러 가네...'

'제발...000이 누구던 상관 없으니까....'

'제발...살릴 수 있길.....'

'그리고...살리고 나면...'

'꼭 말해야지'

'김태형에게...'

'좋아한다고.....'

'그 애가 먼저 고백하길 바랐는데...'

'더 이상 못 기다리겠어...'


태형
!!!!!

머릿 속에 아무 생각도 들지 않았다

너무...

너무 미안했다...

내가 ...

내가 먼저 용기내어 고백했더라면......

그랬다면...은비는....

아니...우리는.....

하루..아니...

이틀이라도 행복할 수 있었을까..?

....은비야....

....황은비야......

비록...이 세상에는 수많은 '황은비'가 있겠지만..

나의 황은비는...

오직 너 하나 뿐이야....

나는 하늘에 손을 뻗으며 중얼거렸다


태형
은비야,


태형
넌...지금 어디에 있어...?


태형
하늘나라에 있어...?


태형
아니면..지옥에 있어...?


태형
.......


태형
그것도 아니면....


태형
어디에도...없는..거야..?

투욱..

나는 뻗었던 손에 힘을 뺐다

네가 어디에 있던....

난...상관없어...

나의 황은비는

내 머릿속에...

그리고 내 마음 속에...

항상 함께해 왔고,

앞으로도...

함께 할 거니까...

...영원히....

118.영원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