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부행세

3. 어떻게 좀 해봐

"어딜간거야..."

온 동네를 뛰어다녔다.

사라진 그를 찾기 위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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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여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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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여주

역시 경찰에 신고를 해야 되나...

근데 뭐라고?

어떤 미친 살인마가 동네를 돌아다닌다고?

믿지도 않을 게 분명하다.

아니, 장난 전화냐고 또 한 소리 들을 게 뻔하다...

골목길, 병원, 마을회관까지 샅샅이 찾아보았지만 그는 어딘가에도 없었다.

마지막으로 그때 그를 마주했던 터널

그곳에 다시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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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여주

...!!

그리고 그곳엔 그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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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연준

...

나는 연준에게 다가갔다.

손에 잔뜩 피를 묻히고 앉아 있는 최연준의 앞에 핏덩이 하나가 눈에 보였다.

자제히 보니 웬 새끼 고양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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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여주

뭐하는 거예요!!

나는 연준에 앞에 쓰러진 고양이를 가로막고 연준을 등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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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연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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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여주

어쩜.. 피가...

나는 피를 흘리고 있는 고양이의 복부를 지혈하고 품안에 안아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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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연준

...

연준은 그런 나를 멀뚱히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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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여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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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여주

...당신이 그런 거예요?

나는 벌벌 떨리는 목소리로 그에게 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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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연준

...

하지만 그는 아무말도 하지 않았다.

표정이 싹 굳어진 게 당장이라도 날 죽일 것 같은 눈빛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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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여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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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여주

...비켜요,

나는 없던 용기를 바쳐 연준의 어깨를 지나쳐 뛰었다.

그런데

덥석.

그에게 손목이 붙잡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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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여주

..놔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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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연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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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연준

...왜지?

연준은 뭐가 이해 안된다는 듯 나를 바라보았다.

살기어린 눈빛이 오싹하게 나의 등골을 타고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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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여주

...

입술이 파르르 떨려왔다. 그의 얼굴을 보고 있으니 짐승 앞에 놓인 토끼가 된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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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연준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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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연준

날, 무서워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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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여주

...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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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연준

지금도 나만보면 몸을 덜덜 떨잖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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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여주

...(꿀꺽)

마른 침을 삼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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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연준

...나 그쪽 남편이라며, 아니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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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여주

...맞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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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여주

...맞아요

거짓말에 목이 턱 메여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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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연준

근데, 지금 그 눈이 사랑하는 남편을 보는 눈이 아닌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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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여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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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연준

왜, 대답을 안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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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연준

아까는 잘도 떠들었잖아, 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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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연준

그 입 찢어버리고 싶으니까, 내 말 좀 들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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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여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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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여주

...연, 연준씨가 많이 아파서 그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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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여주

지금 안정을 취하셔야 하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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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연준

...안정, 그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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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연준

그 안정 좀 느끼게 해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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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연준

난 지금 기억 나는 게 당신 얼굴 밖에 없어서 몹시 짜증나거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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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연준

아내라는 사람의 얼굴을 보는데 죽여야 된다는 생각밖에 안 드는 내가 혼란스러우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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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연준

...어떻게 좀 해봐

연준은 나의 어깨에 풀썩 머리를 얹으며 말했다.

혼란스럽고 위태로운 이 남자의 모습을 보니 왜인지 측은한 생각이 들었다.

결국 나는 이 남자를 데리고 다시 집으로 돌아왔다.

오자마자 다친 고양이를 치료했다. 복부에 흉기에 찔린 게 분명 범인은 사람이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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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여주

...그래도 늦지 않아서 다행이다

애오옹..-

기운을 차렸는지 울음 소리가 활기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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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여주

...

어쩌다 이렇게 다친 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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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여주

설마..

안 좋은 생각이 났다.

다친 고양이랑 같이 있던 남자의 피묻은 손

설마 하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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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연준

...살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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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여주

(섬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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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여주

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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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연준

그 고양이 살았냐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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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여주

아.., 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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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여주

다행이.. 건강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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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연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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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연준

...다행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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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여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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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여주

...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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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연준

길에 쓰러져 있길래, 죽은 줄 알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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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연준

살아서 다행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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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여주

...어, 네에.. 그쵸

...순간 오해한 내가 부끄럽다.

그래도 무자비한 싸이코패스는 아니었던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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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연준

얘 주인인 없나..

애오옹..-

연준은 고양이의 발바닥을 콕콕 건들이며 물었다.

고양이도 연준의 피하지 않고 꾹꾹이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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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여주

...그러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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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여주

목줄도 없어서, 아마 길 고양이일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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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연준

...그렇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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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여주

한동안 우리가 보살펴야 될 것 같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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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여주

이름이라도 붙여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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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연준

...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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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연준

누룽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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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여주

..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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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연준

생긴 게 솥에 눌러 붙은 누룽지처럼 생겼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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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룽지

...애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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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여주

좋아요, 누룽지..!

작명센스가 조금 웃기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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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여주

...

이대로 기억이 안 돌아왔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언제 또 살인마의 기억이 되돌아 올까봐 하루가 불안하다.

정말 이 남자를 우리 집에 들인 게 맞는 선택이었을까..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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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화에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