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부행세

8. 왜 이제 와요?

"점심 안 드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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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여주

아. 먹어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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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수빈

짜장면 시켰어요, 곧 올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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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여주

네..~

하아..

이제야 한숨 좀 돌리네

오늘 유난히 아침부터 바빴단 말이지..

등장인물

할머니| 에잉..-

등장인물

할머니| 어제부터 영 소화가 안되는게..

등장인물

할머니| 못 참겠어서 왔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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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여주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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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여주

할머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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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여주

어제밤에 야식드시고 잠드셨죠~?

등장인물

할머니| 으메, 그걸 어째알았다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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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여주

딱 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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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여주

옆집 할머니랑 막걸리까지 한잔 해부렸네~

등장인물

할머니| 으메.

등장인물

할머니| 가만보면 의사 선생이 아니고 귀신이여 귀신,, 어째 알았스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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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여주

저는 다 알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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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여주

제가 누누이 말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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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여주

할머니 야식 줄여야 된다구요

등장인물

할머니|..에잉, 그게 말처럼 쉬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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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여주

나이도 있으셔서 소화력이 예전같지 않으실텐데?

등장인물

할머니|.. 그렇긴 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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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여주

아무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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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여주

오늘은 소화 잘 되는 약 처방해드릴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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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여주

밥은 잘 드시구! 야식은 금물 하시죠?

등장인물

할머니| 암암.. 선상님이 말씀해주시는데 들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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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여주

네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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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여주

이제 밖에서 처방전 받으시면 됩니다~

아무래도 시골 병원인지라

보통 조용한 날이 많은데

오늘은 아침부터 환자가 틈틈이 끊이질 않았다.

똑똑똑.

철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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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수빈

선생님, 방금 초등학교에서 연락이 왔는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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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수빈

체육대회를 하다가 아이가 크게 다쳤나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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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수빈

선생님을 급하게 찾으시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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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여주

아, 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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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여주

바로 갈게요

환자가 없을 때는

병원에서 뿐만 아니라 여기저기 종종 필요에 의해 이동하는 게 흔한 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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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여주

하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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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수빈

피곤하시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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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여주

오늘은 좀 바쁘네요..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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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수빈

그러게요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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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수빈

바쁘니까 시간이 빨리 가는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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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수빈

벌써 퇴근 시간 다 돼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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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여주

그러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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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수빈

선생님 시간나면 수액 놔드릴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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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수빈

오늘 좀 피곤해보이셨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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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여주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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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여주

수빈씨 은근슬쩍 절 실험체로 쓰려고..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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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수빈

에이, 그럴리가요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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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여주

...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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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여주

수빈씨 열정은 알아줘야 한다니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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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수빈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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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여주

슬슬 퇴근 준비나 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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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수빈

네, 알겠습니다

우당탕탕.-

쾅쾅쾅.!!

???

선생님!! 잠시만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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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여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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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수빈

밖에 누가 왔나 본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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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여주

환자인가..??

퇴근시간에 불쑥 찾아온 것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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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범규

잠시만여!!! 여기 환자 있어요!!!!

병원 문 앞을 두들긴 것은

고등학교 교복을 입은 남학생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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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여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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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여주

무슨 일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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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범규

얘가 다쳤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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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태현

...안녕하세요

절뚝거리던 태현을 끌고 온 범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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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여주

어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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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여주

어디 다쳤니? 봐봐

스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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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태현

그냥 담 넘다가.. 넘어져서..

태현의 교복 바지를 들춰보니 담 철창에 긁혔는지 다리에 상처가 가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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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여주

...아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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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여주

그러게 멀쩡한 교문 놔두고.. 담을 넘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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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범규

금요일이라 학교 문 일찍 닫았다구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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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여주

그래서 담을 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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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범규

...헤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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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여주

...헤헷은 뭔 헤헷이야

이 아이들은 병원에 자주 오는 학생들이다.

저렇게 장난치다가 꼭 한번씩은 다쳐서 오고

가끔 학교 봉사한다고 병원에 오기도 하고

시골 동네 병원이다 보니 이곳 학생들 얼굴은 외울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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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여주

일단 소독 좀 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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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태현

네..

...

..

.

그렇게 칼퇴는 물건너 갔지만

여기저기서 불러주는 사람 덕분에 보람란 하루였달까

"선생님 들어가시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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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여주

네, 수빈씨도 조심히 들어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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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수빈

늦었는데 데려다 드릴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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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여주

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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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수빈

아무래도 여자 혼자서 다니기에 위험하잖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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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수빈

시골이라 전등도 드문드문인데다.. 가끔은 불도 안 들어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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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여주

괜찮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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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여주

뭐 이 밤길이 한두번인가요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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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수빈

그럼 슈퍼 앞까지만 같이 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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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수빈

요 앞에 전등이 다 나갔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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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여주

그래요? 요즘 전등이 많이 고장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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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수빈

그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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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수빈

수리 기사님도 귀찮으신지 잘 안 오시더라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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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여주

밤길은 좀 위함하겠네요

...뭐, 그래봤자

집에 가면 더 무서운 것도 있는데..

...하하

집에 갈 생각 하니, 긴장의 연속이다.

최연준, 그 남자의 기억이 돌아올까 매번 두려움의 연속이고

집에서 잘 있을란가 모르겠네

또 어디 사라져있는 건 아닐지

걱정이다.

"그럼 조심히 들어가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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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여주

네, 수빈씨도요~

그렇게 수빈은 여주의 집 앞까지 데려다주고 나서야 돌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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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여주

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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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여주

그래도 둘이라고 안심이드는 건 뭐람..~

수빈씨가 데려다주는 길 내내 낯선 발소리도 듣지 못했고

그렇게 나를 집요하게 따라다니던 스토커 새끼도 나타나지 않았으니

마음 편히 집으로 들어 갈 수 있었다

고 생각했는데...

"왜 이제 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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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여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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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여주

..어, 왜 나와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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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연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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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연준

여주씨 기다렸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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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여주

...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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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연준

7시쯤 온다고 한 사람이 8시가 넘어서도 들어올 기미가 안 보이길래요.

밤길 전등 하나 깜빡거리는 희미한 어둠속에서 연준의 표정은 어두웠다.

왜인지 심기가 불편해 보이는 게

나 때문인 것 같은 예감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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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여주

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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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여주

마안해요, 진료가 길어지는 바람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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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연준

...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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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연준

그랬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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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여주

진짜 미안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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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여주

저녁은 먹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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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연준

...아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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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연준

여주씨가 안 와서 그냥 기다렸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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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여주

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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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여주

아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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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여주

그냥 먼저 먹고 있지..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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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연준

같이 먹기로 했잖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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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여주

...미안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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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여주

많이 기다렸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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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연준

...됐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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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연준

오늘 피곤했을텐데 길에 서 있지말고 들어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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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여주

...네에,,

"애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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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여주

누룽지야~, 잘 있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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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룽지

애~옹

집에 들어서자 누룽지가 먼저 와서 반겼다.

다리에 몸을 부비고 꼬리를 살랑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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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여주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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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여주

아주 개냥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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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여주

누룽지 밥은 먹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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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연준

캔 하나 싹싹 비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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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여주

아, 그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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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룽지

애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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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여주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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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여주

오구, 장하네~

나는 누룽지의 엉덩이를 툭툭 토닥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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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룽지

그르릉...~

누릉지는 좋아라 배를 까뒤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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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연준

저녁 안 먹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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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여주

아, 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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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연준

조금만 기달려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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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연준

차려줄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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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여주

앗, 안 그래도 되는데..

달그락다그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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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여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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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연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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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여주

으음, 맛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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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연준

어제 남은 카레 끓인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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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여주

아..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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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연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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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여주

...

여주는 연준의 눈치를 살폈다.

어쩐지 아까부터 말이 없는 게

지금 퍽 기분이 좋지 않아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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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여주

...

내가 늦어서 그런가..

질문 많던 그가 입을 꾹 다문 이유가 마치 자신때문인 것 같아 안절부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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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여주

오늘 하루 종일 뭐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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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여주

집에만 있어서 심심했을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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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연준

빨래하고 청소하다가 누룽지 밥 챙겨주다보면 금방 시간 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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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연준

근데 저녁 먹기는 힘든가 봐요

연준은 무언의 눈치를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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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여주

...아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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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여주

미안해요, 오늘 급한 환자가 있어서 그랬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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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여주

다음부터는 제가 늦으면 저녁 먼저 먹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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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연준

...아침도, 점심도 혼자 먹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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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연준

저녁도 혼자 먹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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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여주

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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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연준

무슨 남편 얼굴 한번 보기 힘들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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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여주

그..그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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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연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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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연준

전에 나랑 어떻게 살았는진 모르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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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연준

저녁은 같이 먹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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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여주

..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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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연준

대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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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여주

아, 넵!

이거 왠지...

주도권이 뺏긴 것 같은데..

...

..

.

"씻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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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여주

네, 연준씨는 아직도 안 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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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연준

아내가 침대에 없는데 어떻게 자요

연준은 침대에 누워 자신이 비워둔 옆 자리를 툭툭 건들며 이쪽으로 오라는 듯 고개를 까닥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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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여주

...

이제 자연스럽게 누워있네..

털썩.-

여주는 침대 앞으로 다가가 연준이 걷어놓읃 이불 안으로 들어갔다.

포옥.

연준은 여주의 위로 이불을 덮어주며 지그시 바라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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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여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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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여주

...왜 그렇게 빤히 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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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여주

...얼굴 뚫리겠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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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연준

내가 아내 얼굴 잊어버릴까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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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여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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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연준

오늘 아침밖에 못 봤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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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연준

그 마저도 현관 앞 뒷모습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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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여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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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여주

...눈치 주는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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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연준

제 아내는 눈치가 빠른가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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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여주

...허어,,

세상 쿨하게 생겨서 뒷끝 장난 아니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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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여주

암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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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여주

잘자요

여주는 그렇게 말하고는 연준을 등지고 돌아누웠다.

저 부담스러운 시선을 견디면서 잠들 자신이 없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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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연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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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연준

이정도면 일부러 그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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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여주

뭐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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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연준

내가 얼굴 좀 보겠다잖아요.

연준의 목소리가 서늘해졌음을 직감적으로 느껴졌다.

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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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여주

아하하..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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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여주

마음 껏 보세요~* 하하~*

여주는 다시 연준을 향에 몸을 돌렸다.

금방이라도 내가 처음 알던 또라이 살인마 기색이 보였던 것 같은게..

사람 천성 바뀌지 않는 걸까

이 정도면 거의 의처증 아니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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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연준

'피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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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연준

그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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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연준

저 두번 말하게 하는 거 싫어해요

연준은 그제야 만족했다는 듯이 싱긋 웃었다.

그 미소가 너무 다정해서 섬뜩할 지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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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여주

하하.

하하..

진짜 저거 기억 돌아 오면 좆된다...

제발 돌아오지마...

...

..

.

-

-

다음화에 계속>>>>

써 놓고 안 올렸음다

하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