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혹적인 레드

Ep.03 • 핏빛의 눈동자

[본 내용은 사실이 아닌 허구의 픽션일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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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수님, 얼굴 빨가신데 괜찮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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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여주

"네.. 뭐, 살짝 알딸딸한 거 뿐이예요."

소정의 기일에 술이나 먹자고 회식자리에 앉은 제 현실을 외면하기 위해 한잔 두잔 넘기다가 어느세 주량을 가득 채운 여주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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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주씨는 안 나가서 노세요? 같이 나가요-"

다들 제 짝을 찾는다나 뭐라나 그렇게 하나 둘 나가 빈자리가 점점 늘어날때, 옆에 앉은 동료가 같이 나가자며 권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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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여주

"그래요, 바람도 쐴 겸.. 나가요"

그녀는 이미 이 자리에서, 이 날 술을 들이키는 순간 소정에게 얽매여있기는 글렀다고 생각했다.

오히려 나가 뱀파이어를 만나는 게 더욱 소정을 위한 일 일지도.라는 여주의 생각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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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여주

“......”

이러다 밟혀 죽겠네.

발 디딜 곳도 없을만큼 사람들로 가득 찬 도로였다.

혼자 놀기엔 뻘쭘해서 이리저리 돌아다니는 동료의 뒷꽁무늬만 좆았지만,

올라오는 술기운에 뒤처지는 속도와 하나같이 화려한 사람들 시야가 가려졌고 어느정도 시야가 확보됐을 땐 이미 사람들 사이로 사라져버린 동료의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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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여주

“... 어디야, 여기가...”

엄마 말을 들었어야 했어.

괜히 호프집으로 돌아가려고 이것저곳 돌아다니다가 사람 하나 없는 골목으로 들어와 버렸다.

엄마말대로 길 잃었을땐 제자리에 서있어야 했나봐.

술기운에 다리엔 힘도 안 들어가지, 괴한이라도 나올듯이 으스스한 골목엔 나 혼자지.

최악의 상황에 머리를 짚고 벽에 기대고 있을 때였을까.

“혼자서 뭐해요”

매혹적인 중저음이 제 앞에서 들려 고개를 들면 코끝이 닿을 거리에 의문의 남성의 얼굴이 대뜸 있었다.

홀릴 듯한 붉은 빛을 띄는 눈동자,

세계적인 예술가가 조각한 듯한 날렵한 코와 턱선, 

정신이 아늑해 질정도로 매력적인 입술.

아-, 위험하다. 머리에 적색불이 깜박였으나 의문의 그를 빤히 쳐다보기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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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여주

“...길을 잃어버려서요.”

“흐응-”

자신의 시선을 온전히 받으며 길을 잃었다는 그녀가 꽤 흥미로운 그다.

"잘 어울리네요, 의사 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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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여주

"고마워요, 그 쪽도 잘 어울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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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여주

“...뱀파이어 분장.”

뱀파이어의 모습에 한 쪽 눈썹이 움찔 했지만, 뱀파이어가 자신의 모습을 드러낼 일이 없다고 생각해 분장이구나 했다.

"이름이.. 우여주? 예쁘네요, 이름마저."

전형적인 작업 멘트였으나 풀린 눈과 살짝 올린 앵두같은 그의 입술.

무엇보다 그의 특유의 아우라로 그들을 감싼 분위기는 붉은 빛이 돌았다.

그 둘은 한동안 아무말도 없이 서로를 눈에 담을 뿐이였다.

그의 분위기에 취한 것인지, 그저 술기운 때문인지 모르겠지만 여주는 정신이 혼미해졌다.

살짝 풀린 눈으로 자신를 뚫어져라 처다보는 여주를 향해 픽- 웃은 후 서로의 코끝끼리 맞췄다.

“키스해도 됩니까.”

분명 의문문이였으나 그는 뒷꼬리를 올리지 않았다. 여주가 허락할 것을 확신했던 거였지.

그의 말대로 한 치의 오차도 없이 여주는 그에게 시선을 때지 않은 채로 고개를 천천히 끄덕였다.

그는 고개를 살짝 꺽어 그녀의 입술에 자신의 입술을  포게었다. 그래, 포겠다는 표현보단 입술을 삼켰다는 말이 맞을 듯 하다.

부끄러운 소리가 들려오는 골목엔 벽에 등이 붙혀진 여자와 그런 여자를 잡아 삼키는 듯 밀어붙히는 남자뿐이였다.

그녀의 입술을 탐하던 그의 입술이 그녀의 목쪽으로 내려갔다.

"하아-..."

그녀는 그의 숨결이 적날하게 느껴지자 어깨를 움추려 들었고 입술이 닿자 마자 그의 어깨를 밀쳐 거리를 뒀다.

동그랗게 커진 두 눈엔 당혹스러움이 담겨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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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여주

“......”

갑자기 뒤로 밀려간 그는 풀린 눈으로 여주를 쳐다봤고 알 수 없은 위압감에 그녀는 두 손으로 목을 가렸다.

목티를 입고있어 망정이지, 아니였음 이미 붉은 꽃이 목에 새겨져있었을 것이다.

"안 잡아 먹는데, 그 손 좀 치워 봐요"

색깔로 말하면 빨간색, 동물로 말하면 구미호.

오묘하면서도 빨려들어갈 듯 한 그에게 홀려 목을 순순히 내놓을 것 같아 눈을 질끈 감는 여주였다.

그리곤 되새기지-.

빨간색, 빨간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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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여주

"....빨간색"

흠칫 놀라며 눈을 번뜩 떴을 땐 그의 붉은 눈동자 속에 자신이 비춰져있었다.

붉게 빛났다. 시선을 피하지 못할 정도로 아름답게 빛났다.

태양을 박아 놓은 그런 붉은 빨강과는 거리가 먼, 검붉은 색의 핏빛이 맴도는 그런 빨강.

왜 진작 눈치 채지 못했을까,

그녀가 몇 년 간 찾던 게 보란듯이 뒤틀린 눈빛으로 자신을 처다보고 있는데.

댕댕댕-

자정을 알리는, 모트데이의 엔딩을 알리는 종소리가 길거리에 울려퍼졌다.

"...하,"

그리고 종소리와 동시 그녀의 눈앞에 있던 의문의 그는 짧은 탄식과 함께 사라졌다.

정확히는 순식간에 담장을 넘어 저 하늘로 날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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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여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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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여주

“...뭐야...”

꿈이 라도 꾼걸까. 말은 안되는데, 생생하기는 더럽게 생생하다.

두 다리에 힘이 풀려 그 자리에 주저 앉은 여주는 그가 서있던 자리를 응시했다.

아직도 그 붉은 눈이 어디선가 자신을 주시하는 기분이 온 몸을 휘어감았다.

그녀는 그 두눈을 잊지 못 할 것이다, 어떻게 잊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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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여주

“...뱀파이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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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일무이한 핏빛 눈동자의 소유자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