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 함께 영원히
35_께적거려도 괜찮아


35

여주
“아저씨! 나 또 뭐 만들어 줄게요!”

어느때와 다름없는 날, 나는 또 요리에 도전해보기로 했다.


성운
“하지 말라니깐! 여주 부엌만 가면 떨어져있으라 하고.”

여주
“다 이유가 있는거에요. 내가 아저씨 싫어하는 것도 아니고.”

여주
“그리고 아저씨 은근 내가 만든거 먹고싶은 거 알아요.”


성운
“ㅁ.. 뭐 그럼 만들어 보던가! 뭐 만들건데?”

여주
“그건 비밀이죠! 기대해보라구요!”

또 투덜대는 아저씨를 뒤로하고 재료를 준비했다.

여주
‘이번엔 뭘 만들어보지?’

그렇게 생각하다가 떠오르는 하나.

여주
‘아저씨가 좋아할지는 모르겠네.’



성운
“진짜 안 알려줄거야?”

자꾸 포기 안 하는 아저씨다. 저 멀리 방문 앞에서 계속 외쳐댄다.

여주
“안 알려줄거에요!”


성운
“진짜?”

여주
“네!”


성운
“진짜루?”

여주
“그렇다니까요! 얼른 들어가있어요 얼른!”

아저씨를 보내고 다시 재료 준비에 집중했다.

오늘 만들 것은 간장게장.

아저씨가 해산물도 먹을지는 모르겠지만 일단 만들어봐야지 싶었다. 일종의 서프라이즈라 할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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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지나지 않아 음식 냄새가 난 걸 알아차렸는지 또 아저씨가 밖으로 나왔다.


성운
“어? 뭐야, 간장게장 아니야?”

여주
“어떻게 알았어요?”


성운
“냄새가 딱 간장게장이지.”

여주
“좋아해요?”


성운
“그럼! 진짜 여주는 내가 좋아하는거만 딱딱 골라서 하는지… 정말 천재라니까.”

여주
“전 아저씨 안 좋아할까 걱정했는데 다행이네요. 어떻게 여우가 사람 입맛일 수가 있지?”


성운
“그러게나 말이야. 어떻게 정령이랑 인간이 한 지붕 아래서 살고.”

여주
“쨌든 아저씨 저기 좀 앉아있어요. 곧 들고 갈 테니깐.”


성운
“여기 있을건데.”

여주
“그럼 방해하지 말고 있어요.”

정말 다행히도 아저씨는 방해하지 않았고 나는 게장을 완성할 수 있었다.

여주
“완성! 아저씨 얼른 가서 앉아봐요.”



성운
“앉아있는데?”

분명 말할때만 해도 아저씨 바로 내 뒤에 있었는데…

여주
“아 진짜 그거 쓰지 말라니깐!”


성운
“빨리 여주 만든 게장 먹고 싶어서 그러는거지. 얼른 앉아, 내가 수저도 준비했으니까.”

정말 아저씨는 수저와 앞접시를 다 세팅해놓았었다. 얼마나 먹고 싶었으면…


성운
“와 냄새 완전 좋은데?”

그새 아저씨는 그릇에 코 박을 기세로 가까이 가져와서 냄새를 맡고 있었다.

여주
“그렇게 좋아요?”


성운
“그럼! 여주가 만들어준 건데.”

여주
“얼른 먹어봐요.”

그말에 아저씨는 바로 몸통과 다리를 분리해서 먹었다.


성운
“맛있는데? 우리 여주 게장도 잘 만들고 정말 못하는게 뭐야.”

여주
“별거 아닌데요, 뭘. 이번에 좀 잘 됐나 봐요.”


성운
“근데 넌 게장 안 먹어? 왜 그릇이 비었어.”

여주
“아.. 그 사실은 해산물을 별로 안 좋아해서…”


성운
“진짜? 그럼 이거 게장도 그냥 나 주려고 한 거야?”

여주
“사실은 그래요…”


성운
“나 생각하는 건 좋은데, 여주야. 너 생각도 해야지.”


성운
“나는 배고파도 너만 배부르면 나도 배부른건데.”


성운
“여주가 좋아야 내가 행복한걸?”

내 생각이 너무 짧았나보다.

나도 아저씨같은 마음으로 아저씨가 좋아할만한 음식을 만든 것이였다.

내가 아저씨 좋은걸 좋아하듯 아저씨도 마찬가지라는 걸 생각했어야 하는건데…


성운
“다음에는 너 먹고싶은거로 해. 난 너 좋은거면 나도 좋으니까.”

여주
“그럼 다음에는 홍어를 준비해봐야겠다.”


성운
“아니지아니지. 홍어는 못먹는거야, 여주야. 그거 먹고 토할뻔 했다니까?”

여주
“내가 좋으면 좋다고 했으면서?”


성운
“그래도 그건 아니지! 예외는 있는거야.”


성운
“어쨌든, 너 지금 먹고싶은거 있어?”

여주
“먹고 싶은 거요? 글쎄… 떡볶이?”


성운
“그럼 거기 손 잠깐만 치워봐봐.”

그러자 설마설마했던 일이 벌어졌다.

빈 접시가 떡볶이로 채워진 것이다.

내가 놀란 눈으로 쳐다보자 아저씨가 우쭐한듯한 표정을 지었다.


성운
“넌 께적거려도 괜찮아. 내가 다 바꿔줄테니까.”

정말 이럴때마다 정령의 위대함을 느끼는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