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 함께 영원히

37_늘 함께 영원히 [完]

37

따뜻했던 봄이 가고 여름이 찾아온다.

사람들 옷도 짧아지고 더운 기운이 느껴지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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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운

“이제 여름인가보다. 지금 몇시인데 아직도 해가 떠있고.”

여주

“에어컨의 계절이네요. 또 전기비 많이 나가겠ㄴ…”

여주

“ 아 맞다 이제 여기 우리집 아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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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운

“아직도 남아있어? 우리 같이 산지 몇개월이 지났는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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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운

“인간한테 몇개월은 큰 거 아니야?”

여주

“그러게요, 돈이 워낙 중요해서 말이지..”

여주

“ 근데 아저씨는 여기 어떻게 시원하게 해요? 에어컨도 없던데.”

여주

“ 숨겨져있나? 아님 딱 불러내서 딱 키는 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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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운

“바보야 우리가 그런 기계에 의존하겠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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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운

“인간이 워낙 똑똑해서 우리가 인간의 것을 쓰는 것도 있기는 하지만 그런 기계 쯤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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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운

“ 우리 초능력으로 충분히 구현할 수 있지.”

여주

“아 그냥 초능력으로 온도 내리고 막 그래요?”

여주

“ 진짜 나 정령 해야겠다.. 부러워서 어떻게 살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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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운

“지금이라도 실컷 봐. 이런거 아무나 보여주는 거 아니다?”

여주

“보여줄 상대가 없어서 안 보여준거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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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운

“여주야 너 나를 너무 과소평가하는 거 같은데 아니다? 나 이래뵈도 친구 많아!”

여주

“뭐래 하나도 안 믿어요 아저씨. 아저씨는 친구해봤자 그 아저씨 밖에 없잖아요 아저씨.”

여주

“ 안 그래요 아저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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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운

“걔는 왜 아저씨라고 불러.”

여주

“왜요? 또 질.투. 하는거에요?”

여주

“ 아저씨는 특별하게 부르는 줄 알았는데 정령이라고 아저씨라고 불러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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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운

“ㅇ..아니 헷갈리잖아. 나도 아저씨고 걔도 아저씨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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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운

“ 그리고 나 도깨비인줄 알고 불렀잖아. 걔도 도깨비인줄 알았어?”

여주

“아니요. 그냥 정령이라길래 나이 비슷해 보여서요.”

여주

“ 불만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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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운

“있어.”

여주

“그럼 뭐라 불러요? 또 그거에요 오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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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운

“아니 그럴것까진 없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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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운

“나 이름 불러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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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운

“내가 여주라고 부르는 것처럼.”

여주

“이름 없잖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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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운

“지으면 되지. 너가 지어줘.”

여주

“이름이 후딱 나오는 줄 알아요?”

여주

“ 인간들은, 아니 적어도 한국인은 태어난 날짜 시간 다 계산하고 한자 뜻까지 생각해가면서 후보를 일일이 정하고”

여주

“ 그중에서도 엄선해서 정하는게 이름인데?”

여주

“게다가 나는 아저씨한테 어떤 이름이 좋은지도 모르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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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운

“시간 좀 걸려도 지어줘. 나도 여주처럼 이름으로 불리고 싶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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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운

“내 소원이야.”

여주

“그걸 지금 쓴다고요? 이거 때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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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운

“이거 때문이라니. 나는 정말 그만큼 많이 바라던거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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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운

“ 여우라는 별명 말고. 너가 이름으로 불러줬으면 좋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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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운

“ 네가 지어준 이름으로.”

여주

“...그럼 생각 좀 해볼게요. 대신 재촉하지말고.”

_

그렇게 시간이 지나 가을이 되었다.

산과 나무들이 온통 노란빛과 빨간빛으로 물들었다.

하늘은 구름 한 점 없이 파랗고 높았다.

그렇게 단풍으로 아름답던 어느날, 나는 아저씨의 이름을 정했다.

여주

“아저씨! 저 이름 정했어요.”

그 말에 기다렸는지 눈을 동그랗게 뜨고 나를 정확히 바로보며 집중하는 아저씨.

괜히 너무 뚫어져라 찾아봐서 부담스러울 지경이다.

여주

“아저씨는 이제부터...”

여주

“ 하성운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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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운

“하.. 성운?”

여주

“네. 아저씨한테 성은 쓸모가 없겠지만.. 그래도 한번 넣어서 해봤어요. 글자수는 맞추고 싶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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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운

“무슨 뜻인데?”

여주

“물 하, 이룰 성, 구름 운. 물이 구름이 된다는 뜻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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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운

“물? 구름? 그게 나랑 무슨 상관이야.”

여주

“처음엔 여우 쪽으로 갈까 싶었는데 그러기엔 이름도 여우인게 싫어서 다른쪽으로 온거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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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운

“아니 그러니깐 왜 하필이면 물이냐고.”

여주

“물이 중요하기 보다는 그 안에 뜻을 봐야죠.”

여주

“물이 구름이 된다.”

여주

“물이 구름이 되려면 저 높이 있는 하늘로 올라가야 하잖아요?”

여주

“그것처럼 아저씨도 높이높이 올라가라고.”

여주

“그리고 사실 전에 성운이라는 되게 좋은 사람이 있었는데”

여주

“그 사람처럼 아저씨도 좋은 사람되라는 그런 의미도 있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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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운

“인간들이면 몰라도 나는 높이높이 올라갈 필요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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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운

“ 아니 올라갈 수가 없지만 인간한테는 중요한 거니까 좋은 뜻으로 받아들일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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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운

“여주가 지은거라면 의미있는 거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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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운

“그리고 무엇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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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운

“마음에 들어.”

여주

“진짜요? 다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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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운

“안 좋아도 여주가 지은거니까 좋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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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운

“그거 하나만으로도 의미가 있는건데.”

여주

“그럼 이제는 뭐라불러요? 성운 아저씨! 라고 하면 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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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운

"편하게 불러도 돼, 이름만 불러준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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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운

" 이름을 갖는다는 건 이런 기분이구나… 하고 느낄 수 있게.”

여주

“우리는 이름이 태어날 때부터 갖는 당연한거여서 그런건 잘 안 느끼는데…”

여주

“역시 없을때 중요성이 실감난다니까. 안 그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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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운

“맞아. 너 없으니까 너의 필요성이 실감나더라.”

여주

“그걸 왜 또 나한테 적용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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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운

“맞는말인데, 뭘. 너만큼 나한테 필요한 게 뭐가 있겠어?”

아저씨는 나 일부러 부끄럽게 하려고라도 하는건지...

정말 부끄러운 말들만 쏙쏙 골라서 한다.

_

추위가 찾아오고 나무들이 잎을 떨어뜨렸다.

어느덧 겨울이다.

벌써 아저씨와의 인연이 시작된지 거의 1년이 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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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운

“여주야!”

출근하려는 나를 붙잡은 아저씨가 말했다.

여주

“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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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운

“오늘.. 아주 좋은 일이 벌어질거야.”

여주

“그게 뭔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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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운

“그건 비밀. 곧 알게될거야.”

정말정말 궁금한 나였지만 다 이유가 있겠지 싶어서 오늘만큼은 참아보기로 했다.

내가 스스로 깨닫게 되는 것도 한편으로는 재미있을 것 같았다.

그런데 이게 무슨일인지, 밤이 되어서까지도 딱히 좋은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

좀 이상했다.

아저씨가 괜히 이런 장난을 칠 리는 없을테고.

내가 인지하지 못해서 였던걸까?

어찌되었든 나는 퇴근을 하고 아래로 내려왔다.

매일같이 나를 데리러 오는 아저씨는 오늘도 그랬다.

여주

“성운 아저씨!”

왜였을까. 오늘따라 그냥 아저씨한테 안기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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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운

“뭐야, 왜이래..”

여주

“그냥.. 왠지 하고 싶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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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운

“내가 그렇게 보고 싶었어?”

여주

“매일 그렇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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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운

“그래?”

여주

“아, 근데요 아저씨. 오늘 좋은 일 일어날 거라는 거 뭐예요?”

여주

“딱히 없었던 거 같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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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운

“그거? 그야 아직 안 일어났으니까.”

여주

“그럼 뭔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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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운

“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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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운

“지금!”

아저씨가 ‘지금’이라고 외친 그 순간에, 마치 마법처럼 하늘에서 하얀 눈이 내리기 시작했다.

여주

“설마.. 첫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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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운

“오늘 눈 내릴거라고 하더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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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운

“ 인간의 예상도 꽤 정확하지만 더 정확한 건 내리는 측 아니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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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운

“ 그리고 너, 내 말 덕분에 하루종일 설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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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운

“무슨 일일까 되게 좋을 거 같아서.”

여주

“그런걸 김칫국이라고 하죠.”

여주

“오늘 좀 다른 건, 그게 현실이 되었다는거?”

여주

“근데 사실은 더 좋은 거 기대하기도 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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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운

“그래도 좋지?”

여주

“당연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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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운

“아, 그리고 하나 더 보여줄 게 있어.”

여주

“뭔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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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운

“잠깐만 기다려봐. 이 주변에 다른 것보다 좀 더 큰 눈송이를 내릴거라 했거든.”

여주

“그거 찾아서 뭐하게요? 어차피 다 녹아버릴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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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운

“안 녹아.”

여주

“아저씨는 정령이라 온도가 없어서 손에 닿아도 안 녹는다, 그런거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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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운

“그거말고.”

그때 옆에서 눈에 잘 띄는 큰 눈송이가 내려왔다.

여주

“어! 저거!”

아저씨가 얼른 달려가서 눈송이를 손으로 톡 하고 건드렸다.

그런데 눈송이를 건드린 아저씨의 손이 빛나고 있었다.

또 초능력이구나, 싶었다.

여주

“아저씨 그건 무슨 초능력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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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운

“자, 선물.”

아저씨가 그 눈송이를 나에게 건넸다.

무슨 이유인지 녹지를 않았다.

내가 받아서 손으로 집어도 그대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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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운

“영원히 녹지않는 눈송이. 예쁘지?”

눈이… 녹지 않는다고? 정말 믿기지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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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운

“잘 간직해 둬. 그거 쉽게 못 구해.”

“이렇게 들고 가서 작은 상자 같은 데 넣어놔야 겠어요.”

여주

“이거 진짜 너무 예쁘고 마음에 들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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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운

“그렇다고 너무 아끼지 만은 말구! 많이 볼 수 있도록 놔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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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운

“여주 예쁜 거 많이 봐야지.”

여주

“아저씨는요? 아저씨도 예쁜 거 봐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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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운

“나는 너 하나로도 좋은데?”

여주

“그렇게 치면 저도 아저씨 하나로 좋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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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운

“그냥 받아, 내 마음이라고 생각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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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운

“그래도 싫으면 너도 나중에 나한테 주면 되잖아.”

여주

“이미 많이 받았는데 이제 제가 줄 차례인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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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운

“그냥 받아. 확 그냥 최면 걸어버리기전에.”

여주

“아저씨 최면 걸 줄도 알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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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운

“지금 그거에 놀랄 때가 아니거든!”

여주

“알았어요. 근데 지금 다시 봐도 예쁘다.”

_

그렇게 겨울이 지나고 다시 봄.

우리가 이런 생활을 보낸지도 일 년이 훌쩍 넘었다.

지난 일 년을 돌아보니 지금 우리는 참 당연하면서도 당연하지 않은 시간을 보내는 것 같다.

어쩌면…

그 인연이라는 자의 실 때문이라 할지라도 우리는..

오래전부터 이렇게 만날 운명이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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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운

“여주야! 얼른 일로와봐!”

평범한 봄날, 아저씨가 나를 안방으로 불렀다.

여주

“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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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운

“이거. 꽃 봐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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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운

“ 잘 키우면 내년에도 꽃이 핀다던데. 진짜 폈어.”

아저씨의 하늘색 히아신스가 마치 작년처럼, 꽃을 피우고 있었다.

아직 만개하지는 않았지만 그때는 또 얼마나 예쁠까.

여주

“와.. 그러고보니 아저씨가 이거 선물해준지도 1년이네요. 시간 참 빨리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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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운

“그렇지? 너도 얼른 봐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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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운

“너것도 꽃이 필 준비를 하고 있을지는 모르잖아?”

여주

“제 건 아직이요. 꽃이 조금이라도 폈으면 제가 진작 말했죠.”

여주

“다시 피는지도 잘 모르는 사람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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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운

“그렇긴 하네… 그래도 너 건 꼭 필거야.”

여주

“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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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운

“우리가 지금도 이렇게 기쁘니까 기쁨의 꽃이 폈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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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운

“우리 지금 이렇게 행복하니까 행복의 꽃도 필거야.”

여주

“그러면 좋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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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운

“진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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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운

“진짜 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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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운

“늘 함께 영원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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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운

“..지금처럼 지냈으면 좋겠다.”

정말 나도 꼭 아저씨의 말처럼,

늘 함께이기를 바라고..

영원하기를 바란다.

물론 영원하지는 않을꺼다.

그리고 언젠간 떨어져야 하는 날이 오겠지.

하지만 그래도 나는 바란다.

늘 함께 영원하기를…

_

[늘 함께 영원히]

_

완결 기념 Q&A를 진행하도록 하겠습니다!

지금까지 세계관/설정에 대해서 댓글 달으셨던 질문들, 작가에 대해서나 작에 대해 궁금한 것들 모두 (복수 질문 됩니다!) 환영합니다❤(혹시 호옥시 질문 없으면 지금껏 댓글에 달으셨던 거만으로라도 진행하도록 할게요ㅠ)

답은 어느정도 질문들이 모이면 새 에피소드를 올려 후기&비하인드와 함께 답하도록 할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