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정쩡한 사랑
1. 도망가고 싶어


나의 인생은 병원, 병실 그리고 의료진들 그 외에는 나가지도 만나지도 못한 곳이다.

이제 나의 인생에서 변하는 것은 나의 손톱, 발톱 길이 그리고 밖에 있는 계절. 퇴원하는 사람들 뿐이다

퇴원하는 사람들, 입원하는 사람들이 곧 나의 눈에 들어왔다.

계절마다 찾는 사람들은 비율이 달랐다. 꽃잎이 흩날이는 봄에는 왜인지 모르게 어르신들이 많이 오신다.

겨울 내내 앓다가 지금 왔다고 혼나는 분들이 대다수다. 그리고 여름에는 대체로 나의 또래인 이들이 많이 온다.

그들은 가지각의 이유로 오는데, 대부분은 사고였다. 그리고 가을에는 사람들이 싸워서 자주온다.

특히 추석 때는 그렇게 시끄러울 수가 없다. 그때는 옆에서 기도까지 해주는 사람이 4명이나 온 적이 있다.

그 정도로 많이 다치고 싸우는 데 겨울에는 사람보단....

지율
다른게 많이 온다.


김석진
지율아

지율
....

유전으로 인한 자가면역질환으로 몸이 약해질 대로 약해졌는데 폐렴으로 입원을 5살 때부터 시작햇서 지금 21살까지 약한 몸둥아리는 죽을 고비를 수천 번 넘긴 듯하다.

다른 사람들은 굵고 짧게 간다고 저렇게 즐기는데, 나는 얼마나 긴 삶ㅇ르 살려고 이리도 몸을 소중히 여기는가?

다른 사람들이 보면 대단하다고 하지만, 사실은 미련할 것 뿐이라며 나의 삶을 부정한다.

지율
이제 가.

그렇게 살고 싶지도 않았고 그렇게 연명하여 얻고자한 것도 없었다. 그저 나는 또래처럼 바다에 들어가거나, 바다에 한번이라도 구경하고 싶다.

이렇게 있다고 의미가 없다고 못한다.

우리 부모님 그리고 나를 위해서 의가 된 석진 오빠에게 위로가 되겠지만, 내가 이 생활로 위로가 되지 않은다.

나의 삶은 누군가로 인해서 연명된 삶이기에 나를 위해서 살면 안된다.

그저 그 사람들을 위해서 나는 살아가고 있다. 후회도 미련도 하나도 없는 삶을 점점 완성해 가고 있었다.

완벽하게 만들진 못하겠지만...


김석진
회진 온거야

하루에 한 번, 많으면 4번씩 하는 회진과 계속 뽑아가는 피, 반복되는 하루였다.


김석진
이번에 수치가 더 안 좋아졌더라, 항생제 더 써보자

지율
...


김석진
언제까지.. 밀어낼거니?

어떤 마음을 준건지. 오빤 하나도 모를 거야.

지율
누군가에게 사랑을 받는 건 지금 상태로 힘든거 아닌가요? 의사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