쉬고 싶은 S급 헌터
제 3 화 내 이름은 코난이 아닌데(3)


시스템
- 튜토리얼에 입장하셨습니다.


김 태형
"어차피 같이 하게 될 거 같이 오지."

YOU
"말 안 해줬잖아."

튜토리얼 최소 인원은 4명.

이 세계에는 파티라는 개념이 없었지만, 일단 연석의 소개로 통성명을 할 때 파티를 걸어두었다.

마력으로 서로의 상태를 연결해 보여주는 마법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이 세계에서는 아마 나 밖에 쓰지 못하는 마법.

함께 참여하는 것과 별개로 나는 빠르게 전진할 계획이었기에 따라오지 못하고 뒤쳐지다 무슨 일이 생기면 바로 알기 위해 조치를 취해 놓은 것이다.

튜토리얼의 안으로 들어온 우리의 앞에는 새하얀 문과 새까만 문이 두 개 나타났다.

새하얀 문은 세례탑의 튜토리얼 입구였고, 새까만 문은 바벨탑의 튜토리얼 입구였다.

YOU
“하얀 문으로 가면 되는 거지?”

시스템
- 어느 탑의 튜토리얼을 실행할 것인지 문을 선택해주세요.

당연하게 우리는 새하얀 문쪽으로 향했다. 그러나 가장 앞에서 입장하려는 순간 보이지 않는 벽에 튕겨 나오고 말았다.


오 세훈
“...뭐야?”

내가 튕겨져 나오자 다른 이들 역시 걸음을 멈췄다.

어떤 상황인지 이해하려고 하기도 전에 시스템의 목소리가 또 다시 들려왔다.

시스템
- 입장 조건이 충족되지 않았습니다. 입장이 불가합니다. [입장 조건 : 각성]

모니터로 상황을 지켜보던 연석과 승기는 아차 싶었다.

하랑에 입학 전 시행하는 각성 검사를 그녀는 받지 않았던 것이다.

그 누가 상상이나 했을까, A급 게이트를 단독으로 닫은 그녀가 비각성자일 거라고 말이다.

그들이 당황하는 사이 시스템은 멋대로 우리의 튜토리얼을 진행시켰다.

시스템
- 세례탑의 튜토리얼 진행이 불가능한 바, 바벨탑의 튜토리얼을 실행합니다.


오 세훈
“뭐?”


김 태형
“...미친 거 아니야?”


최 민호
“...무슨!”

그렇게 우린 강제적으로 바벨탑 튜토리얼 안으로 빨려들어갔다.

네 사람이 바벨탑의 튜토리얼로 강제 입장한 뒤 협회는 한바탕 난리가 났다.


이 승기
"비키라고!! 들어가야한다니까!!!"


유 연석
"진정해! 지금 네가 들어간다고 애들이랑 같이 튜토리얼을 진행할 수 있을 리 없다는 거 너도 잘 알잖아!


이 승기
"그럼 나더러 지금 구경만 하라는거야?! 저기선 죽으면 그대로 끝이야! 세례탑이랑 다르다고!"

세례탑의 튜토리얼은 가상현실 게임과 비슷했다.

그곳에서 클리어하지 못하고 죽어도, 현실로 살아돌아 올 수 있었다.

그러나 바벨탑은 아니었다.

그곳에서 죽으면 그대로 끝.

똑같은 튜토리얼인데 주어진 기회의 횟수가 다른 이유는 간단했다.

바벨탑은 이 세계의 멸망을, 세례탑은 이 세계의 생존을 위해 만들어진 탑이었으니 말이다.

"팀, 팀장님..."


유 연석
"나중에 얘기하세요. 일단 애들을 구해야하니까, 아직 바벨탑 튜토리얼을 도전하지 않은 현역 헌터를..."

"크, 클리어 할 거 같은데요..?"


유 연석
"...네?"


이 승기
"뭐?"

두 사람이 언쟁을 한 시간은 대략 10분.

그 짧은 시간에 비각성자와 아카데미 낙오생 세 사람이 튜토리얼을 클리어 했다?

세계 헌터 1순위인 노아 딜런이 포함된 팀이 클리어까지 일주일 이상 걸렸던 바벨탑의 튜토리얼이?

시스템
- 튜토리얼을 완료했습니다.

명쾌하게 울리는 시스템의 음성이 부하직원의 말이 사실이라는 것을 증명해주듯 울렸다.

시스템
- 바벨탑의 튜토리얼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퀘스트를 완료하여 던전을 클리어해주세요!

시스템
[퀘스트] 지옥의 파수꾼을 물리치고 이곳을 탈출하시오.

생각보다 어려운 내용의 퀘스트는 아니었다.

처음 들어갔던 게이트의 몬스터들보다 강해보였으나, 숫자는 훨씬 적은 편이었기에.

YOU
"귀찮으니까, 얼른 하고 나가자."

그렇게 말하며 자신의 뒤에 있는 세 명을 돌아보는데 그들은 잔뜩 굳은 체로 움직이지 못했다.

몬스터들의 살기를 견디며 움직일 수 없었기에 생긴 일이었다.

뒤늦게 그 사실을 깨닫고 별거 아니라는 듯 단아는 손가락을 튕겨 그들에게 방어 마법을 걸었다.

물리적, 심리적 공격으로부터 안전한 방어막을.


최 민호
"...몸이 움직인다..."

YOU
"몬스터들 살기때문에 못 움직인건데 쉴드 걸어놨으니까 이제 괜찮을거야. 뒤쳐지지 말고 잘 따라와."

그렇게 말하며 단아는 앞장서 걸어가기 시작했다.

단아가 스타트 지점을 벗어나는 순간부터 달려들기 시작한 몬스터들로 인해 세 사람의 시야에서 순간 그녀의 모습이 사라졌다.

그러나 그것도 잠시 보이지 않는 바람의 살벌한 소리와 함께 그녀에게 달려든 몬스터들이 그대로 산산조각나 땅으로 떨어졌다.

YOU
"뭐해? 안 가?"

그 순간 세 사람의 눈엔 단아의 작은 등이 이 세상 무엇보다도 크게 느껴졌다.

YOU
"아, 젠장. 교복에서 구린내 나. 이거 몬스터 피 냄새지?"


오 세훈
"어, 괜찮아. 우리도 다 나니까."

처음엔 바벨탑의 튜토리얼이라는 생각에 몸이 굳어있었나 단아가 함께 있다는 사실에 죽지 않을 거란 자신이 생겼다.

사실 세 사람이 감당하기엔 바벨탑 몬스터들의 레벨이 높았으나 싸우고 싶다는 세 사람의 말에 단아가 버프를 걸어준 덕분에 싸울 수 있었다.

아카데미 내의 낙오생이라 불리던 그들이 바벨탑의 몬스터를 죽였다.

아마 그 감각을 절대 잊을 수 없을 것이다.


유 연석
"도, 도대체 어떻게 된 일이죠? 비각성자인 단아양이 어떻게...!"


이 승기
"야, 버프 뭔데?!"

YOU
"둘 다 비켜요. 일단 씻어야 겠으니까."

교복 안에 입은 태민의 굿즈 티셔츠에 혹여나 냄새가 뱉을까, 단아의 신경은 날카로웠다.

살벌한 그녀의 표정을 보니 누구도 그녀를 붙잡을 수 없었다.